출범 첫 돌 맞은 한국교회봉사단 어떤 활동 펼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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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첫 돌 맞은 한국교회봉사단 어떤 활동 펼쳤나
  • 정재용
  • 승인 2008.12.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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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 연합해 새로운 선교역사 만들어내

검은 재앙으로 불리며 엄청난 기름이 서해 바다를 뒤덮었던 지난 해 12월 기름을 닦아내자며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 한국교회봉사단을 출범시킨지 1년이 흘렀다.

보수와 진보할 것 없이 교단과 단체들이 하나 됨을 보여주며 단일화된 조직체계로 힘을 모은 것은 130년 한국선교역사상 최초의 일로 평가받고 있다. 그 결과 3월 달까지 4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서해안을 찾아 방제작업에 참여한 교회와 기독단체는 8천여 개에 이르렀다. 70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참여 봉사자들의 소요경비만도 154억원에 달했다.

또 이런 규모만큼이나 방제작업 이외의 사역 방향도 다양하게 전개됐다. 쌀과 생필품을 지원하고 무료 진료와 무료 이미용, 농어촌 무료 봉사활동 등이 전개되면서 재난지역 주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가 위로하는 일에 힘썼다는 것에 한국교회봉사단은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5월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열렸던 ‘다시서는 서해안 만들기 주민 위로와 소망의 날’ 행사는 1만여 명의 성도들이 함께 참여해 방제활동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을 열고, 길거리 사진 전시회 등을 열어 다양한 문화공간도 제공했다. 또 태안사랑장터와 주민식사대접, 여름이불선물, 위로공연 등이 이어졌으며, 지난 9월 1일에는 의항아동지원센터가 개소돼 20여명의 어린이들이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등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사랑나눔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던 봉사활동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태안에서 아시아기독교교회협의회가 주최한 열린 국제환경신학포럼에서는 창조질서에 대한 한국교회의 환경에 대한 인식 전환이 요구되기도 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양재성목사는 “영국의 런던스모그와 일본의 미나마따병과 이따이이따이병 등 환경 재앙으로부터 벗어나 생태도시로 거듭난 사례들은 우리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희망을 전하고 “한국교회가 서해안 기름유출사고를 생태신학의 원년으로 삼고 지속적인 후속사업으로 우리사회가 창조질서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이정표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교회봉사단의 역할을 강조했다.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2차 지원사업인 에코프로젝트도 이미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착공한 150여평 규모의 생태사료관이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며, 또 충남 보령군 오천면 녹도리 소재의 녹도는 대안에너지 자립시설과 쉼터 등 생태 섬마을로 새롭게 조성될 계획이다.

끝으로 마을 공동체 회복은 한국교회봉사단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다. 회복중인 생태계를 지키고 있는 마을 공동체는 생계를 위한 합리적인 보상이 시급한 형편이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봉사단은 정부, 삼성, 현대 측에서 적극적인 보상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한편, 주민들 간에 틀어진 이해관계를 마을 지도자 워크샵과 마을 단위 단합대회 등으로 회복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200만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는 봉사자 수를 감안할 때 3월까지 한국교회가 이뤄낸 70만 성도 동참이라는 성과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들이 지난날의 사역을 자랑하기보다는 아직 아픔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도 돌아봤으면 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태안 소원교회 김관섭장로는 “방제작업을 위해 힘써주신 한국교회에 감사드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생업이 마비된 상황에 생계비지원이 부족한 현실에 ‘서해안 산물은 오염된 것’이라는 국민들의 인식전환이 없다면 검은 기름이 씻겨진들 큰 변화는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현지 상황실장인 의항교회 이광희목사도 “육안 상으로는 95%의 기름이 제거된 것으로 보여 지고 있지만 나머지 5%의 기름과 제거되지 않는 주민들의 아픔은 한국교회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며 아직 많은 도움이 절실한 상황임을 전했다.

지난 1년 한국교회봉사단은 서해안 살리기 뿐만 아니라 지진과 태풍으로 고통을 받았던 중국과 미얀마에서도 사랑나눔 운동을 전개해왔으며, 북한동포돕기 밀가루 지원, 논현동 고시원 참사 등 아픔이 있는 곳에는 한국교회가 항상 함께 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고취시키고 있다. 기독교사회복지협회 회장 손인웅목사는 “불행한 사고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특별한 경험을 한 한국교회는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 바로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은혜로운 역사, 새 창조의 역사 앞에 한국교회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주년을 맞아 상설기구로 새롭게 전환하는 한국교회봉사단. 그간 한국교회의 하나 된 모습의 봉사활동으로 성경적 사랑나눔 실천은 물론 사회적 신뢰가 떨어진 기독교의 자성의 계기와 회복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몇몇 다른 기독교봉사단체들과는 완전하게 연합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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