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교단장 ‘교회일치 대장정’ 힘찬 첫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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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교단장 ‘교회일치 대장정’ 힘찬 첫 출발
  • 승인 2001.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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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 간 갈등, 교파간 분열로 아픈 상처를 간직한 한국교회가 이제는 하나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식력 있는 22개 교단이 참여함으로써 외견상으로 상당한 파워를 갖춘 교단장협은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두 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 ‘연합하라’라고 압력을 가하는 한편 명실상부한 하나의 연합기구를 태동시키기 위하여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창립된 교단장협이 한국교회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교회협과 한기총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교단장들이 거의 모두 참여하고 있다는 점과 더 이상 한국교회가 사회에 분열과 나쁜 이미지를 심어 주면 안된다는 지도자들의 위기의식 때문. 그리고 보수권과 진보권의 변화, 즉 보수교단의 사회선교에 대한 관심과 진보교단의 복음주의 운동에 대한 관심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객관적인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시말해서 열린 진보와 열린 보수가 만나 한국교회 갱신과 일치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교단장협에 참여한 22교단들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인정한 신학대학이나 신학대학원대학교, 총회산하 노회나 지방회가 있고, 총회의 고유한 헌법과 장정이 있으며, 독립된 총회 사무실이 갖고 있는 교단들이라는 점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전에도 교회일치와 연합을 위한 노력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9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23개 교단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기독교연합을위한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1년 4개월 이상 교회협과 한기총을 하나로 묶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각 교단 총회에 연합운동을 추진할 특별위원회를 조직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준비위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교단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주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한목협은 한국교회 일치를 위한 열린마당을 마련해 놓고 처음 12교단 교단장들과 총무들을 초청 한국교회일치를 위한 교단장협의회 발기인회를 만드는데 산파 역할을 해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하나의 연합기구를 태동하기 위한 교단장협이 구성된 것이다.

이런 산파역을 담당한 한목협은 2년 이상 교단장을 초청 열린대화마당을 수차례 개최했고, 한국교회 화합과 일치를 위한 1백만 성도 서명운동, 월례 정례기도회 등을 통해 꾸준히 한국교회 일치을 위한 목소리를 높여 왔었다.

이날 창립 총회에서 공동회장인 장광영감독, 예종탁목사와 최병두목사는 “한국교회가 하나로 나가는데 구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여 주었다. 장광영감독은 “교회협과 한기총의 특수한 일들을 간섭하거나, 상처를 입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들을 위한 ‘한 지붕’을 만들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여 주었다. 최병두목사도 “한 지붕 밑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어느 시기에 이르러 하나로 가면 좋겠다”고 언급, 교회협과 한기총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런 의지를 담은 교단장협은 현재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두 기구를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과 함께 내년 교단총회을 통해 명실상부한 연합기구인 ‘교단협의회’를 발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교단장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먼저 교단장협의회가 총회를 거쳐 교단으로부터 공식적인 허락을 받지 못하고 교단장만의 친목단체로 흐를 경우 교단 총무들로 구성된 ‘총무단회의’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란 추측이다. 과거 이런 사적 모임들은 연합보다는 자신들의 이익대변과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는 일들에 치중하여 오히려 일치의 걸림돌이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단장협이 한국교회의 명실상부한 연합기구로 발전하지 못한 채 제3의 기구로 전락할 경우 이전보다 혹독한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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