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공회 연간 예산 12억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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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공회 연간 예산 12억은 어디로?
  • 이현주
  • 승인 2007.03.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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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 참석하는 임원회에만 연간 4천만원, 18명 참석하는 총회에 7백만원 집행
 

찬송가공회가 세금탈루에 이어 방만한 예산운영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다.


공회는 그동안 수익단체로 분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매년 이월금 없이 예산을 운영해왔다. 예산이 남거나 이월될 경우, 비영리단체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회의 1년 예산은 평균 12억 원 남짓. 건물 임대 등 매년 고정 이월금 2~3억 원을 뺀 나머지 8~9억 원의 인세 수입은 모두 회기 중에 사용했다.

공회 사무실에는 격일 출근하는 총무 2명과 각 위원회측 여직원 2명으로 총 4명이다. 통상 임원회에는 공동회장과 공동 서기와 회계 등 6명이 참석한다. 공회원 전체를 통 털어 모두 16명. 불과 20여 명이 움직이는 조직이 매년 10억 가까운 예산을 운영한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찬송가 개발사업과 교단 배당금, 행사비, 선교비 등 다양한 항목으로 예산은 지출됐다. 하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회의비나 교통비로 지출된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찬송가공회 23회기(2004년4월부터 2005년 3월까지) 결산 자료를 살펴보자.

수입 항목은 인지대 9억2천4백만 원과 전기이월금 3억1천만 원, 기타 수입 59만원으로 기록되어 있다. 수입 총계는 12억3천6백여만 원.

인지대의 경우, 성서원이 3억2천여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독교서회가 2억1천만 원, 아가페가 1억6천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출항목을 살펴보면, 회의비가 6천6백만 원, 개발비가 2억4천만 원, 행사비가 5천8백만 원, 경상비가 1억1천만 원, 판공비가 7천2백만 원, 배당금 1억5천만 원이다. 인건비는 2명의 격일 출근하는 총무 급여가 7천만 원이고 상여금이 직원 포함 4천7백만 원 지출됐다. 4명의 인건비만 총 1억4천여만 원에 이른다.

공회는 ‘21세기찬송가’ 개발에 거의 모든 예산이 모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별히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도 없이 저작권으로 연간 7~9억 원의 수입을 올리면서 이 모든 수입을 남김없이 지출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공회는 대부분의 예산을 공회원들에게 지불하는 회의비와 교통비로 사용했다.


18명이 참석하는 총회 결산이 690만원, 매월 열리는 임원회가 4천1백여만원이다. 10번으로 어림잡아도 임원회 1회당 3~4백만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문제는, 작게는 2~3명에서 모두 참석해야 6명인 임원들에게 3~4백만원의 예산지출은 어딘가 부적절해 보인다. 총회 역시 별도의 프로그램없이 공회 사무실에서 진행됐고 회의참석자에 대한 교통비와 식대만 7백만원 가깝다.

개발비 2억4천만원은 작업비와 홍보비, 공청회, 연구개발비 등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이 또한 모두 회의 참석자들의 교통비와 식대다.


감사를 맡았던 한 공회원은 찬송가공회의 예산운영이 얼마나 방만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낱낱히 증언했다.

“통상 공동회장들에겐 회의 참석 때마다 50만원의 회의비가 지급됐고 나머지 공회원들이 20~30만원을 받았다. 21세기찬송가를 개발하면서 열린 회의들도 다양하다. 가사분과 편집분과 등 각 분과 회의가 열릴 때면 음악이나 신학자 등 전문가 교수위원들에게 30만원의 회의비를 지불했다. 사실 시간당 임금을 받는 전문 교수들에게는 상당히 작은 금액을 주며 헌신을 요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의마다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는 공회원이나 총무가 참석해 20만원씩의 회의비를 받아갔다. 공회에서 한번은 격일 출근하는 총무들이 자신들이 출근한 날 열린 회의에서도 회의비와 차량 기름값, 숙박비 등을 받아내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 같은 증언은 공회가 공교회 산물인 찬송가 저작권으로 얻은 수입을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했는지 암시하는 대목이며, 연합기관 파송위원들의 헌신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증언이다.

24회기 예산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회의비로 5천만원, 개발비로 1억7천여만원, 행사비가 1억원 가까이 집행됐고 인건비 1억5천여만원과 판공비 7천여만원, 경상비 1억3천여만원 등이 지출됐다.


공회 임원들은 각종 회의비 이외에 판공비를 연간 7천만원씩 사용하고 있었으며 해외 세미나를 연간 1~2회 진행하면서 1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지출했다.

한 일반출판사 관계자는 “해외 세미나 때마다 후원금을 제공했다. 이 돈도 해마다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고 밝힌 바 있다. 세미나 후원금은 저작권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제공했지만 수입 계정항목에는 잡혀 있지 않다.


공회가 공교회의 수입을 마치 ‘눈먼 돈’처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별도의 감시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공회의 모든 입출금은 총무들 선에서 이루어지며 회계조차 어느 만큼의 인세가 들고 나는 지 잘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 일반출판사의 21세기찬송가 인쇄가 들어간 시점에서 일반출판사들은 “선인세를 현찰로 각 사별 9천만원 가까이 지급했다”고 밝혔지만 회계장로는 “어디로 얼마가 입금됐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업자등록이 없었으니 세무당국의 관리감독도 받지 않았고 공회의 예결산은 각 교단 총회에 보고의 의무조차 없다. 각 교단들은 연간 배당금을 확인하고 사업보고만 형식적으로 받을 뿐이다.

교계 한 인사는 “찬송가공회는 공교회를 위해 움직여야 하고 복음의 전파와 찬양문화의 확산을 위해 일해야 할 연합단체다. 하지만 이렇게 방만하고 개인적으로 운영되는 줄 각 교단은 전혀 모르고 있다. 지금이라도 교회가 공회를 철저히 관리 감독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각 위원들을 소환해 사태 파악에 나서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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