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사역의 우선적 과제
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흥미로운 사실은 세 번의 치유 사건의 배후에 귀신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주님의 지상 사역 중 주요 과제 중 하나가 바로 귀신 추방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주님은 “내가 만일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눅 11:20)고 선언하셨던 것이다.
그렇다면 귀신 추방이 주님 사역의 우선적 과제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공생애 시작 전 맞닥뜨렸던 마귀와의 시험에서 잘 나타나 있다. 주님에게 절하기를 요청하면서, 마귀는 천하 만국의 모든 권세와 영광이 자신에게 넘겨진 것이므로 자신의 의향에 따라 양도할 수 있다고 호언한다.
그런 까닭에 사도 바울도 마귀를 가리켜, ‘공중 권세 잡은 자’(엡 2:2), 혹은 ‘이 세상의 신’(고후 4:4)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적극적으로 활동 중인 마귀와 귀신들에게서 하나님의 자녀들을 구원하는 것이 주님 사역의 우선적 과제로 설명된다는 사실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닌 것이다.
주님 및 제자들의 사역의 우선적 대상이 마귀와 귀신이었다고 한다면, 현대의 제자들인 우리들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경계해야 할 최우선적 대상 역시 마귀일 것이다. 말세가 가까울수록 마귀는 더욱 기승을 부려 우는 사자처럼 울부짖으며 삼킬 자를 찾아다니는 까닭에(벧전 5:8), 아니 오히려 그와 싸워 이기려면, 주님의 역사적 제자들처럼 우리들 자신의 힘과 능력이 아니라 주님의 능력과 권세로 무장하여 마귀를 대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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