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연합운동] “명분만 연합, 속내는 실속사업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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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연합운동] “명분만 연합, 속내는 실속사업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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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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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운동은 개별교단 혹은 개별 단체가 진행하는 일체의 선교적 활동에 ‘동시적 참여’를 증대시키는 수단이다. 다시 말해서 연합운동은, 그리스도의 명령인 ‘땅 끝까지 복음전파’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교파와 단체들이 연대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원인과 결과를 따지자면, 복음전파가 목적이고, 연합운동은 수단이며, 교파와 단체는 운동주체가 된다. 즉, 특정한 선교활동을 위해 연합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3년여 동안 주목을 받아온 한기총-교회협의 기구통합 문제는, 앞으로 전개될 선교사업에 따라 양 기관의 협력관계의 완급을 조절키로 한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졌다. 기구통합은 하지 않되 공동의 협력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얘기다. 올해 연합운동은 한기총과 교회협 양축을 중심으로 한 기구통합 논란에 휩싸여 이렇다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단지 미국의 이라크침공, 북핵, 북한인권, 사학법 개정반대 등과 같은 예민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보혁 나름대로의 연합만 있었을 뿐 국민갈등을 치유하며 통합방안을 제안하는데는 여전히 역부족을 보인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지난 50년 동안 정치파동과 함께 겪어온 기독교 내의 보혁갈등을 완전히 치유할 수 있다는 ‘이상적 신념’을 21세기에 들어와서 역시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기독교는 정치적인 맥락에서 혹은 안보적인 맥락에서 등등 내부갈등을 너무나 스스럼없이 드러냈었다. 사실 이 현상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미국이나 일본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혁갈등은 상존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것이 역사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연합운동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북한선교’였다. 인도주의적 구호사역을 시작으로 북한교회 지원에 매진한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매우 활성화(진보/보수의 협력 증대)될 것으로 여겨졌다.

기독교가 준비한 각종 구호품은, 교단과 단체이름을 빼버리고 ‘한국기독교’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북한에 보내졌다. 그러나 최근 통합측이 봉수교회 재건축사업을 단독으로 처리한데 이어 합동측도 ‘평양장대현교회 복원사업’을 단독으로 추진하려고 한다는 소식이다. 평양신학원 운영도 감리교가 단독 운영하는 것으로 인정하게 되는 등 북한선교에 있어 연합운동은 이제 과거 우리가 그토록 반대했던 ‘경쟁적 사업’으로 추락할 위기라는 지적이다.

서울기독교총연합회 창립에 이어 대형교회연합체가 출범을 알린 올 하반기는 ‘연합이라는 명분’을 걸고 내년부터 한국 기독교에 ‘경쟁심 증폭’이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윤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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