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계명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고백”
상태바
“1계명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고백”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2.23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천하는 십계명, 다시 쓰는 신앙행전 (3) 21세기에도 우상이 있을까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들 사이에서 떠도는 그랜드 슬램이라는 말이 있다. 사격에서 모든 탄환을 명중시키거나 행군에서 낙오하지 않는 건실한 훈련병에게 주어지는 명예일까? 아니다.

훈련소에서 종교행사에 참여하면 그 시절 훈련병들에겐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달콤한 초코파이와 음료가 제공된다. ‘금욕을 가치로 삼는 불교 행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규모가 큰 기독교·천주교·불교 세 가지 종교행사에 모두 참여해 세례도 받고 수계도 받아 모든 종교기관에서 초코파이와 음료를 얻어오는 것이 바로 훈련소의 그랜드 슬램이다. 기자의 훈련소 동기 중에도 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며 전리품을 늘어놓던 동기들이 적지 않았다.

오늘날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들 중 그랜드 슬램을 삶에서 실천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한 주는 교회에, 그 다음 주는 절에 나간다거나 급한 일이 있으면 무당을 불러다 굿을 벌이는 기독교인을 찾기는 힘들다. 그래서인지 나 외에 다른 신들을 섬기지 말라는 십계명의 제1계명은 의외로 크리스천들에게 가볍게 여겨진다. 아마 자신은 우상숭배를 하고 있지 않다는 확신 때문일 테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번 주는 기독교인들조차 간과하고 있는 21세기의 우상들에 대해 짚어본다.

 

하나님이 부릅니다 나만 바라봐

1계명은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고 하시며 종교 혼합주의를 금지한다. 지금은 이스라엘 백성을 미혹하던 바울과 아세라와 같은 이방신들이 힘을 잃었다. 물론 타종교가 여전히 존재하긴 하지만 기독교인들에게 큰 고민거리는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제 다른 것들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종교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경직 교수(백석대 조직신학)“‘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문장에는 절대적이라는 의미가 포함돼있다. 달리 말하면 오직 하나님께만 의존하라는 뜻이라면서 이를 신약성경에서는 두 마음을 품지 말라고 표현한다. 영어로는 ‘Undivided heart’라고 번역된다. 우리가 의존하는 대상이 나누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처럼 하나님을 섬기면서 동시에 다른 것도 섬긴다. 하나님에게만 온전히 의존하지 않고 다른 세상의 것들을 보험처럼 쟁여두고 있다는 뜻이다. 더 심한 경우엔 우리의 힘으로 시도할 만큼 시도하다가 잘 되지 않으면 보완하는 의미에서 하나님을 끌어들일 때도 많다.

말로는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우리의 시선은 물질과 명예, 주식과 아파트, 사람들에게로 향해 있다. 그리고 그것에 우리의 미래를 맡기고 안정감을 얻으려 한다. 비단 눈에 보이는 것뿐일까. 민족의 영화가 제일이라고 여기는 국가민족주의, 자본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경제제일주의,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본주의도 오늘날의 우상이다. 마음이 나누어진 것이다.

어떤 이는 첫 번째 계명이 너무 배타적이고 권위적이라고 보기도 한다. ‘모든 것이 옳다는 다원주의가 통용되는 현대인들에게는 낡고 고리타분한 구절이라는 것. 하지만 이경직 교수는 “1계명은 나만 바라보라는 하나님의 사랑고백이다. 구원받은 백성인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결혼서약이기도 하다면서 결혼 상대가 아닌 뜬금없는 다른 이에게 나만 사랑해달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결혼한 부부가 바람을 피우지 말아야 하듯, 구원받은 우리가 대상이라면 배타적인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1계명 :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20:3)>

 

우리를 위한 1계명

1계명은 자칫 숭배를 요구하는 절대자의 권위적인 명령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1계명을 더 깊이 알면 그 안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1계명을 지키는 것은 곧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길이라는 것이 강영안 교수(미국 칼빈신학교 철학신학)의 설명이다.

사람은 누구를 섬기느냐에 따라 그가 누구인지 결정된다. 곤충을 섬기면 곤충을 닮고 소를 섬기면 소가 기준이 된다. 돈을 섬기면 돈의 성질을, 사람을 섬기면 그 사람의 성품을 닮는다. 명예를 좇는 이들의 운전대는 명예를 향해 꺾이고 성공을 바라는 이들의 시야는 오직 성공으로 채워진다.

강 교수는 “1계명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짐승이나 사람, 물질이 아니라 하나님이 삶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것은 곧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섬기면 사람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라며 짐승을 섬기고 물질을 섬기는 이는 그 사람의 가치가 짐승과 물질 정도다. 하나님을 섬기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귀한 자녀로 살게 된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미 넘치는 사랑을 주시고 1계명을 통해 나만 사랑해 달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이스라엘 백성 앞에 섰던 여호수아의 외침(24:15)은 오늘날 이렇게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주님을 섬기고 싶지 않거든, 재산이든지 주식이든지 부동산이든지, 아니면 자녀의 성공이든지 줄을 댈 만한 사람이든지, 당신들이 어떤 신들을 섬길 것인지를 오늘 선택하십시오. 나와 나의 집안은 주님을 섬길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