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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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현승미
  • 승인 2005.07.06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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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연극 ‘나비 COMFORT WOMEN’

10년 전 딸 내외를 따라 뉴욕 퀸즈에 이민을 온 깔끔한 성품의 김윤이 할머니는 손녀에게는 한없이 다정하지만 웬일인지 남과 어울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매일 어두운 방 안에서 홀로 외로이 살며 명주실로 모란꽃을 만드는 것이 하루일과의 전부다. 누에고치 속의 애벌레처럼 자신의 방에 갇혀 외부세계와 단절하고 살아가는 할머니를 안타까워하던 대학생 손녀딸 지나는 집회 참석차 미국에 온 한국의 할머니 박순자와 이복희를 할머니께 소개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신 일본인의 위안부였던 박순자와 이복희는 천황의 하사품, 군수물자로 취급당하며, 하루에 3~40명씩의 일본 군인들에게 의해 유린당한 위안부의 진상을 세상에 밝히기 위해 증언을 하러 미국에 왔다. 마침 지나로부터 김윤이의 오빠가 일본군에 징용되었다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일본의 만행을 폭로하고 배상을 받아내는 탄원서에 서명 동참을 권하지만 김윤이 할머니는 오히려 손녀딸에게 위안부에 대해 왜곡된 이야기를 전하며 그들을 멀리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복희 할머니에 의해 김윤이 할머니의 과거가 드러났다. 젊은 시절 배운 것도 많고 예뻣던 김윤이 할머니는 ‘하나꼬’라는 일본 이름으로 일본군 장교 한명만 상대하는 특별 위안부였다.


해방 후 어머니에 의해 모든 과거를 숨긴채 시집을 간 하나꼬, 아니 김윤이는 온몸에 고문자국을 지니고,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고 있다.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과거의 흔적들이 이복희 할머니에 의해 선명하게 드러나고 김윤이 할머니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한 위안부 할머니의 가족사를 통해 전쟁과 침략으로 얼룩진 민족사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재미 극작가 김정미씨에 의해 1994년 단막극으로 시작, 지난해 오프 브로드웨이 어번 스테이지 극장에서 ‘COMFORT WOMAN(위안부)’라는 제목으로 장막 공연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극단 아리랑은 이 작품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 위안부 할머니들이 아픈 과거에서 탈피하여 아름다운 나래를 펼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나비’라는 제목으로 재탄생시켰다.


여기에 소름끼칠 정도로 리얼한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는 관객들을 역사 속으로 끌어당긴다. 당차보이는 박순자 할머니의 호탕한 웃음 안에 숨겨진 아픔에 눈물을 흘리고,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이는 이복희 할머니를 보며 역사의 뼈아픈 흔적을 발견한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려는 김윤이 할머니에게서 안타까운 울분을 토해낸다.  


해방 60주년, 한일수교 40주년이 되는 지금, 매주 수요일이 되면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 600회를 넘어서 14년째가 되었고 할머니들은 노환으로 한 분 한 분 생을 마감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본은 침묵하고 있다. 


이렇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어두운 과거지만, 이 작품 ‘나비’는 결코 어둡지 않다. 이제 세상 밖으로 훨훨 날아오르는 ‘나비’는 희망에 가득 차 있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극단 아리랑의 광복 60주년 기념작으로 지난달 3일부터 오는 17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아리랑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오는 8월 4일부터 15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에서 ‘청년 장준하’와 함께 재공연 된다.


한편 이 작품은 지난 4월 2005년 서울연극제에 공식참가작으로 참여했으며, 5월 27일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과거사 청산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초청으로 국회에서 공연한 바 있다. <현승미>



장봉 혜림원 캠프 위한 ‘좋은 이웃’ 콘서트

시각장애인찬양단 ‘좋은이웃’이 장봉 혜림원 가족들과의 캠프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자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콘서트는 ‘축복의 선물’이라는 주제로 오는 16일과 23일 각각 A.H club콘서트홀과 신림중앙교회에서 오후 7시에 펼쳐진다. 첫 번째는 젊은층들을 위한 스탠딩콘서트로 꾸며지면, 두 번째는 은혜를 강조한 감동의 콘서트를 선보일 예정이며, 그동안 ‘좋은이웃’과 함께 하신 하나님의 역사하심들을 영상을 통해 제공하며 안성경과 소망의바다가 게스트로 출연한다.


또한 이번 콘서트를 통해 오는 10월에 발매될 좋은이웃 찬양단의 3집 앨범에 수록된 신곡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성인 지체장애인 재활시설인 장봉 혜림원 가족들과의 캠프는 다음달 15일부터 18일까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장봉도 혜림원에서 개최된다.



두란노 샤이닝뮤직에서 한국인 정서와 호흡에 맞춘 성가곡집 ‘두란노 성가합창1’을 내놓아 화제다.

특히 이 작품은 MBC방송 PD로 시작해 미국 이민 후 오랫동안 교회성가대의 지휘를 맡았으며 뉴저지 한인음악인협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정호집사(필라델피아 영생교회)가 지은 300여곡 중 23곡을 선별해 완성했다.

이 책에 수록된 곡들은 대부분 하나님 앞에 애원하고 간구하는 느린 곡들로 구성돼 있으며, 각 곡마다 관련된 성경말씀을 함께 수록했다. 또한 ‘구주를 생각만 해도’, ‘내 마음에 넘치는 기쁨’, ‘내가 주를 찬양하리라’, ‘여호와께 감사하라’ 등 하나님을 찬양하는 기쁨을 고스란히 곡에 담아냈다.

김정호집사는 “어릴적 꿈이 교회음악을 하며 성가를 작곡하는 것이었는데 그 약속을 이제야 이루게 됐다”며, “20년 동안 나그네 같았던 미국생활과 아픔의 고통 가운데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게 해주신데 대한 감사의 곡들을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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