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쿠스 코넬리우스 프론토(Marcus Cornelius Fronto, c. 95/100~c. 166) : 기독교를 비판했던 또 한 사람의 헬라로마 세계의 지식인은 흔히 ‘프론토’ 라고 불리는 마쿠스 코넬리우스 프론토였다. 그는 고대 로마의 철학자이자 문법학자였고 수사학자이자 변사(辯士) 혹은 변호사였는데, 당대의 지식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앞서 소개한 켈수스와 동시대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95/100년 경 누미디아의 키르타(Cirta)에서 로마 시민권자로 태어났다. 키르타라는 곳은 현재의 알제리아의 콘스탄틴이라는 곳인데, 카산티나(Kasantina)라고도 불린다. 로마제국 당시 이곳은 본래 ‘키르타’였는데, 콘스탄틴 대제를 기념하여 ‘콘스탄티나’(Constantina)로 개칭되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아리델로스(Aridelus)라는 인물이 프론토의 가정교사(paedagogus)였다고 한다. 카르타고에서도 수학한 바 있는 그는 그후 로마로 가서 철학가 아테노도토스(Athenodotus)와 연설가 디오니시오스(Dionysius)에게 교육을 받았다. 그 결과 그는 곧 유명한 변사 혹은 연설가로 명성을 얻었는데, 키케로 다음 가는 변사 혹은 연설가라는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많은 재산을 얻었고, 여러 웅장한 건물을 짓고 또 유명한 마이케나스 정원(gardens of Maecenas)을 사들였다고 한다. 이곳은 고대 로마의 호화로운 영지였다. 학자로서 명성을 얻게 되자 138년 경 황제 안토니우스 피우스(Antoninus Pius, 86~161)는 그를 그의 양자이자 후일 황제가 되는 마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Antoninus)와 루키우스 베루스(Lucius Aurelius Verus)의 가정교사로 임명했다. 다시 말하면 프론토는 ‘명상록’을 남긴 스토아 철학자인 마쿠스 아우렐리우스와 베루스 황제의 스승이었음을 알 수 있다. 황제 안토니누스 피우스는 138년 7월 11일부터 161년 3월 7일까지 재위한 로마 제국의 제15대 황제인데, 전임황제인 하드리아누스의 양자였다. 안토니우스 피우스가 161년 3월 7일 지병으로 사망하자 양아들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와 루키우스 베루스(130~169)가 공동 황제로서 뒤를 이어 통치했다.
프론토는 관직을 수행하기도 했는데, 142년 8월과 9월 두 달간 집정관(Consul suffectus, 로마공화정의 고위 관직)으로 일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그 직을 그만 두었다. 프론토의 생애 말년은 행복하지 못했다. 딸 하나를 제외한 모든 자녀들을 잃게 되어 마음의 고통을 겪었으나 연설가로서 그리고 수사학자로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제자들이나 그를 지지하던 후대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의 이름을 딴 프론토 학파(Frontoniani)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였다. 비록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프론토는 안토니우스 역병으로 166년 혹은 167년에 사망했다. 안토니우스 역병이란 165년에 발병하여 180년까지 약 15년간 로마제국 전역으로 확산되었던 팬데믹인데, 황제 루키우스 베루스도 이 역병으로 168년 1월 사망했고,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 역병으로 180년 3월 17일 비엔나에서 사망했다.
프론토가 남긴 기록으로는 문법론(De nominum verborumque differentiis)이라 할 수 있는 글이 남아 있다. 또 서한집이 있는데, 서한이란 주로 프론토가 마쿠스 아우렐리우스나 루키우스 배루스에게 보낸 편지들인데, 약 200여 통의 편지가 남아 있다. 이 편지들과 잡문(miscellaneous pieces)이 고전학자인 앙겔로 카르디날 마이(Angelo Cardinal Mai)에 의해 이탈리아 밀란의 암브로스도서관에서 발견되었다. 이런 문헌들은 프론토의 사상을 헤아리는 소중한 문헌이 되고 있다.
백석대·역사신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