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마리아 & 더 플레이 X ‘롱런’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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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마리아 & 더 플레이 X ‘롱런’비결
  • 승인 200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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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대본·배우 적절한 조화로 대중화 성공

처음 외국 뮤지컬이 국내에 소개됐을 때, 사람들은 놀랐고, 노래와 드라마가 조화된 다이나믹한 무대에 열광했다. 그러나 이제 관객들은 외국 뮤지컬에 냉담하다.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이질적 소재와 그로 인한 극 이해의 한계에 싫증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수년 전 할리우드 영화의 범람 속에서 이제는 완전히 자리 잡아가고 있는 한국영화의 현상과 지금 브로드웨이 뮤지컬 속에서 창작 뮤지컬이 급속히 성장해 가고 있는 우리 뮤지컬계의 동향은 틀리지 않다.

그 국내 창작 뮤지컬의 한 중심에 기독교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와 ‘더 플레이 엑스(The Play X)’가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한 일이다. 경기침체의 장기 불황 속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은 두 뮤지컬의 성공은 우연히 아니었다. 오랜 준비기간과 철저한 기획을 통해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하는 대중적 기독교 뮤지컬로 탄생한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음악감독 최무열이 4년여 제작기간을 거쳐 그만이 할 수 있는 뮤지컬 코드를 담아낸 ‘마리아 마리아’. 독일과 일본이 극찬한 ‘뮤지컬 감독 최무열’이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작품의 가치는 높게 평가됐다. 1999년 ‘오 마이 갓즈(Oh, my Gods)’로부터 매년 ‘갓즈(Gods)’, ‘더 플레이(The Play)’, ‘더 플레이 엑스(The Play X)’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관객과 호흡하며 변화, 발전해 온 ‘더 플레이 엑스’의 끈질긴 노력 또한 성공의 비결이다.

극의 80%이상을 한 배우가 주도하는 ‘마리아 마리아’의 경우, 작품 명 앞에 1.5세대를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 강효성과 차세대 신인배우 김선영을 타이틀로 내건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지금까지 배우 개인의 이름을 타이틀로 걸고 만들어진 뮤지컬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관객은 수준 높은 배우의 연기에 열광했다.

대중에게 어필될 수 있는 주인공과 함께 예수님이 강조했던 낮은자의 위치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내는 스토리 또한 관객들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다. 더 이상 어떠한 희망도 보이지 않는 창녀 마리아에게 예수는 구원의 손길을 뻗치고, 버스정류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시민들의 대화에는 ‘X’같은 세상을 향한 풍자와 해학이 넘쳐난다. 이는 성극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기존의 기독교 뮤지컬이 지닌 한계를 넘어서 세상의 현실 속으로 깊이 파고든 결과였다.

‘더 플레이 엑스’는 기독교 작품으로 처음 공연을 시작했던 1999년과 달리 일반 대중과 호흡하며 비기독교인을 끌어안으려 했다. 반면 ‘마리아 마리아’는 성경 속 인물이라는 한정된 소재를 극복하기 위해 배우, 음악, 안무를 대중화하며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선교비전을 꿈꾸며 뛰어들었던 기존의 기독교 작품들이 성극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반대중들과 숨쉬지 못해 쉽게 실패했다면 이 두 작품은 기독교인이기에 앞서 비기독교인들을 이해하려 한 예수의 마음을 가짐으로써 일반관객의 호기심을 사로잡았다.

국내에서의 성공과 함께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각각 다른 곳으로 꿈을 펼친다. 마리아 마리아는 올 7개월간의 국내 장기 공연에 이어 2006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또 한번 7개월간의 장기공연을 준비 중이며, ‘더 플레이 엑스’는 한국과 정서적으로 비슷한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진출을 꾀하고 있다.

기독교 뮤지컬의 도약은 우연이 아니다. 기독교 문화의 확산은 보이지 않는 선교영역을 확대한다. 문화사역자들은 한국적 정서와 신앙이 담긴 기독교 창작 뮤지컬을 통해 닫힌 자의 눈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현승미기자(smhyun@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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