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번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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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번 아웃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4.05.21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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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행사가 많아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느껴지네요.” 지난 주일 교회 소그룹 모임에서 어느 성도의 나눔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을 챙기느라 정신없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교회 안 넘치는 사역들로 분주한 달을 보내고 있다는 게 요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워킹맘이자 현재 주일학교 선생님, 그리고 여전도회 팀장으로 섬기고 있는 그는 교회의 여러 행사에 중복으로 투입돼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성도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음은 감사하지만, 가끔 사역이 몰릴 때면 육체적으로 지친다고도 했다.

비단 이 성도만의 고충일까. 가정의 달을 맞아 각 교회마다 사역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단순히 행사에 참여하는 입장으로서는 고마운 마음이 크지만 이면에 사역을 준비하는 봉사자들에게는 물질과 시간, 마음까지 동원하는 엄청난 수고와 희생이 따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회 안 봉사자는 갈수록 부족해지는 실정이다. 대부분 기쁨으로 자원하겠지만, 부담감에 시달려 봉사를 기피하는 이들도 늘어난 것.

지난해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성도 10명 중 3명 꼴은 교회에서 봉사자로 섬기고 있지만 상당수가 번아웃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봉사의 번아웃이 직장과 일상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답변도 전체 응답자 중 16%를 차지했다. 이에 43%는 과거에는 봉사를 했지만 현재에는 여러 이유로 봉사를 내려놨다고 답했다. 결국 기존에 참여율이 높은 성도들을 중심으로 사역의 쏠림 현상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속한 교회와 지역사회, 그리고 이웃을 돌보는 일에 참여할 책무가 있다. 그저 구경꾼에서 나아가 사역에 기쁨으로 참여할 때 신앙의 성숙을 경험하는 풍성한 은혜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봉사자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교회 분위기도 돌아봐야 한다. 교회는 충성된 일꾼이란 프레임으로 과중한 임무를 부여해 성도들이 탈진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비봉사자들에게 주목해 사역에 동참하고 싶다는 마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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