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폭탄테러 ‘기독교인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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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폭탄테러 ‘기독교인 목표’
  • 승인 2004.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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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신학교 겨냥 차량 폭탄테러 자행

이라크 저항세력의 폭탄테러 대상이 기독교인들로 확대되고 있어 자칫 종교전쟁으로 번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 1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라크 바그다드와 모슬에 있는 기독교교회와 신학교를 겨냥한 연쇄 차량 폭탄테러를 자행, 최소 9명이 숨지고 6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라크내 소수 종교이면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독교사회가 테러 공격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안전지대로 여겼던 선교사들도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2004 선교한국’ 강사로 참여하기 위해 지난 1일 이라크에서 귀국한 정형남선교사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황스럽다. 이라크교회는 합법적이고 전통적이어서 안전한 곳으로 이해되어 왔기 때문에 이번 폭탄테러는 충격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라크복음주의신학교가 위치한 바그다드장로교회는 102년의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테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앞으로 이라크 선교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현재 바그다드에는 역사와 규모를 갖춘 50여개의 교회가 있다. 이번 폭탄테러와 관련, 이라크 과도정부의 무와파크 알루바이에 국가안보보좌관은 “교회에서 발생한 연쇄폭탄 테러 공격은 무슬림과 기독교인 사이를 분열시키려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조직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무슬림과 기독교 사회를 이간질할 목적으로 교회를 테러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 현재 이라크 과도정부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폭탄테러가 종교전쟁으로까지 번질 것이라는 성급한 판단은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폭탄테러의 배경에는 기독교인들의 주류 판매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은 기독교인들이 주류를 판매하여 서양의 퇴폐문화를 이라크에 확산시키기고 있다고 경고해 왔었다. 이를 어길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까지 위협했는데 이번 테러는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들은 주류판매점 뿐 아니라 패션상점과 미용실 등 서구주의의 상징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번 폭탄테러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중동선교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동방정교와 시리아정교, 아르메니아 정교, 프로테스탄트 등 80만명의 다양한 기독교인이 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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