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춘박사의 금강산 여행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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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춘박사의 금강산 여행기(상)
  • 승인 2004.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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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만에 육로로 북한땅 밟으니 ‘감격적’ 끊어진 동해북부선 연결하는 모습에 기차여행 희망 품어

한서린 50년만에 분단의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육로로 북한을 갈 수 있었다는 것은 이산가족으로서 꿈만 같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지난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간 기독신학총동문회 주관(본부장:음재룡목사) 제1차 금강산 기도대성회에 다녀왔다.

간성과 화진포를 지나서 현대아산의 금강산콘도에서 금강산관광증과 출입카드 등을 지급 받았다. 북한에서는 사진이 붙은 관광증을 항상 목에 걸어야만 통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여기서 휴대폰과, 10배율 이상 쌍안경, 160mm 이상 망원렌즈 사진기, 24배줌 이상의 비디오 카메라 등은 맡겨두고 가야 한다. 고성능이 아닌 보통 사진기와 비디오는 괜찮았다. 관광증의 번호대로 배차를 다시 하여 <통일전망대>로 향하여 출발하였다.

오후 3시경에 통일전망대 인근에 있는 남측출입관리사무소(CIQ)에 도착하니 전국에서 모인 금강산 관광객들이 마당에 가득하여 우리 세관의 수속을 밟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타고 온 관광버스는 두고 여기서부터는 금강산관광 전용버스를 타야한다. 운전기사는 연변출신 우리동포이고 안내하는 조장은 남한사람이었다. 우리를 안내하는 한상혁 조장이 말한 몇가지 주의사항 중에 보안상의 문제로 이동 중에 창밖의 사진 촬영은 안된다고 하였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떠난 관광버스가 동해선의 비포장 임시도로를 따라 남방한계선을 지날때 몇 겹의 철조망에는 흰돌과 순찰표시판이 있었으나 정작 남북을 가르는 군사분계선상에는 녹슨 기차길 위에 세운 철막대(윗부분에 ×표시)뿐이었다. 도로옆에서 ‘지뢰’라는 섬뜩한 표지를 보았을 때 다시 한번 가슴을 저며야 했다. 휴전선 이쪽 저쪽 다른 모습은 상상한 대로였다. 북방한계선을 넘었을 때 처음 본 북한군인들은 좀 작고 무표정하며, 부동자세로 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는 온몸에서 무서운 전율이 흘렀다. 버스에 올라와서 인원 점검하는 북한군인들, 열을 지어 독특한 걸음걸이로 돌아가는 모습들. 집총하고 경계 근무하는 모습들을 직접 보니 긴장감이 돌았다. 가고 오다 보면 언젠가는 금강산에 쌓인 눈 녹듯이 하나님께서 그들의 경직된 얼굴과 몸도 풀릴 날이 있겠지.

중장비가 남북으로 쫙 깔려서 끊어진 동해 북부선을 다시 연결하는 공사가 한창인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면서 휴전선을 관통하였다. 저 철도가 완성되고 기차를 타고 금강산 여행을 할 날이 얼마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금강산이 가까워지면서 흰 작업모를 쓰고 펭귄 같은 모습으로 작업을 하는 군인들, 들판의 둑에서 붉은 깃발로 신호하는 군인들, 농사일을 돕는 군인들, 벌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보였다. 소들은 훨씬 자유로웠다.

은곡리 마을과 금천강 다리를 건너며 산기슭 쪽으로 바라보니 멋지게 잘 생긴 소나무군락이 나타나고 가까운 산과 먼 원경의 거대한 산 위로 구름이 솜처럼 피어나고 그 위로 맑은 하늘이 나타나며 또 그 하늘 위로는 옅은 구름이 떠있었다. 멀리 압도할 듯 버텨선 금강산의 장엄한 원경을 보고 가슴이 뭉클 하였다.

온정각이란 남한의 관광상가 같은 곳이었다. 넓은 광장을 중심으로 천막촌과 공연장, 그리고 관광매점과 식당이 있었다. 북한 주민들은 이곳에 들어올 수 없다고 한다.

온정각 식당의 종업원들은 조선족 동포였고, 식사는 뷔페 식이었으며 식사 값은 10달러였다. 밥. 팥죽, 된장국, 야채와 육류, 과일, 바다회 등 우리나라의 뷔페 식과 비슷했다. 그래도 불고기, 갈비, 잡채 같은 음식부터 국수, 순대 같은 북한 향취가 나는 음식까지 길게 늘어선 테이블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아침식사는 오전 7시부터 온천장 1층에 있는 식당에서 뷔페식으로 무료로 제공해 주고, 점심식사는 오후 1시 30분부터, 저녁식사는 6시부터였다. 한정식과 바다회 2종류가 있는데 미리 주문을 하고 식사를 한다.

김길춘박사/동의당약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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