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회 교류 차분하고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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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교회 교류 차분하고 신중하게
  • 승인 2004.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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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남북 연합 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의 한 기독교 단체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오는 8월 평양 봉수교회에서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기도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남북한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의 노력들은 경제·정치·문화·종교적 차원에서도 실질적인 교류와 이해가 병행돼야 만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기도회가 좋은 결실을 가져오길 기대한다.

지금까지 북한의 종교와 교회는 공산 체제가 성립된 1948년 이래, 제도로서는 붕괴·해체됐다고 이해돼 왔다. 그런데 1990년대 소련과 동구 공산 체제가 붕괴되고 동시에 소련의 위성 사회주의 국가들이 개방 체제를 표방하면서 구 동구권에서는 제도 교회들이 활성화되고 있고, 북한에서도 봉수·칠골교회가 설립됨으로써 관심을 집중시켰다.

남북 교회 인사들의 만남은 그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 1986년 9월 스위스 글리온에서 ‘평화에 대한 기독교적 관심의 성서적·신학적 근거’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조그련 대표단 5명과 교회협 대표단 6명이 참가해 남북 교회 간 대화가 있었다. 그 후 세계교회협의회 주선으로 1988년 11월 제2차 스위스 글리온 회의가 개최됐고, 1995년을 ‘통일의 희년’으로 함께 선포, 8·15 직전 주일을 평화통일기도주일로 정하고 공동 기도문을 제정·채택했다. 이후 많은 기독교 인사들이 봉수·칠골교회를 방문해 예배에 참석했고, 남북 교회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같이 북한에 제도 교회가 허용되고 예배가 허용된다는 것은 북한의 종교 정책이 유연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한국 교계는 북한이 과연 변하고 있는 것인지, 변화할 가능성은 있는지, 변화한다면 어떤 형태로 변화할 것인지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금 한국 교계는 북한의 교회가 대외 선전용 국기기구일 뿐이라는 관점과 북한 사회에 적응한 사회주의 교회라는 시각 등 관점이 다양한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남북 교회 교류가 지속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그러나 북한 선교 및 남북 교회 교류는 차분하게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북한 문제 전문가들의 충고에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북한의 현실이 우리와는 너무 다르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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