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첫 회의 갖는 합동·전도총회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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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첫 회의 갖는 합동·전도총회 표정
  • 승인 2004.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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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선’빚는 합동측 ‘여유’있는 다락방

오는 31일 합동-전도총회 첫 회의는, 이미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가 다시 기성교회로 복귀할 수 있는지 여부 때문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난항을 겪는 전도총회의 편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이와 유사한 사례가 계속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첫 단추를 끼워야 하는 합동총회의 입장으로는 적지않은 부담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전도총회 복귀청원과 관련, 현재 합동총회는 생각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것같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로는, 다락방 운동에 대한 신학적 판결이 내려지지않은 상황에서 합동기관지인 기독신문에 교단가입을 청원하는 광고가 버젓이 게재됐다는 점이 발견된다. 이를 우려하는 합동내부 인사들은 “복귀가 인정된 이후에야 게재될 광고가 너무 빨리 나온 것”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다락방 복귀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상의 혼선’이 합동측 내부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교단 영입을 심사하는 이단조사연구위원회나 신학위원회가 있음에도 이 문제를 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에 대한 내부적인 반발이 그것이다. 임태득 총회장은 “전혀 하자없는 절차”라며 잘라 말하고 있다.

또 하나는, 전도총회가 갖고 있는 전도운동 자산과 관련한 헌납 건에 대한 상반된 입장이다. 약50억원에 이르는 전도총회의 자산을 합동측의 교세배가운동에 활용한다면 높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임원진의 기대와 달리, 반대그룹은 영입에 대한 대가성 이외에 아무것도 아닌 문제라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혼선을 빚고 있는 합동총회와 달리 전도총회는 다소 여유있는 모습이다. 전도총회측은 “합동측이 먼저 영입을 권유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에 응하는 차원이며 합동측 내부적으로 생긴 문제는 빨리 해결됐으면 한다”고 오히려 합동총회를 걱정하고 있었다.

전도총회는 사실 지금까지 세 번에 걸쳐 ‘한국교회에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전도총회라는 조직을 갖추기 전인 1996년, 즉 장로교단으로부터 이단규정을 받은 지 1년만에 류광수목사는, 당시 총신대학교 교수들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가진 간담회 자리를 빌어 “모든 충고를 받아들여 잘못을 고치고 수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합동총회를 비롯 장로교단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었다.

류광수목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서울 양재동 횃불회관에서 지난 98년 가진 다락방이단성 검증 현장에서도 “한국교회의 충고를 받아들이며 잘못은 고치고 언어와 표현의 오류를 수정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또 2년 후인 2000년에도 ‘한국교회 앞에 고백하는 글’이란 제목으로 이단규정을 풀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교회들은 그것도 인정하지 않았다. 다락방 전도총회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유감 혹은 참회의 글은 올 2월 말에 발표한 것까지 합하면 모두 4차례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전도총회의 교단복귀 청원에 따른 사죄와 용서요청 역시 일정한 시한을 두고 반복해온 전도총회의 계산된 행동일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여하튼 전도총회는 수년간 건전교회로 인정받고 싶은 열망에 따라 기회가 닿는 대로 공식적으로 사죄의사를 밝힌 것만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칼 자루를 쥐고 있는 합동총회는, 그러나 요즘 교단 내부적으로 점점 크게 불거진 교권헤게모니 격류에 전도총회 문제가 섞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혼미한 상황만을 연출하고 있다. 이른바 교권주류측(영남권)과 비주류측(비영남권)간의 숨막히는 각축이 어쩌면 전도총회 복귀문제를 빌미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조급한 예측까지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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