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지키는 방법이요? 하나님과 열심히 교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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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키는 방법이요? 하나님과 열심히 교제하세요”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3.03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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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인사이더 ⑨ 천안시 자살예방센터장 안영미 교수 / 백석대 보건학부
백석대 교직원 정체성 연수회에서 발표하는 보건학부 안영미 교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국민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확진자 증가 소식과 치료 한 번 변변히 받아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소식에 ‘혹시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하는 재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자가 격리와 재택근무 등 집 안에만 머무는 단절된 환경도 우울증과 무력감의 원인이 된다. 어떻게 이런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까?

백석대학교 보건학부 안영미 교수는 “우리 마음의 불안은 나의 건강과 목숨이 예수님보다 중요하게 여겨질 때 생기는 것”이라며 “지금의 현상도 하나님께서 뜻하신 바가 있을 것이고, 언젠가는 끝날 일이며 가장 좋은 것으로 매듭지어주실 것이라는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백석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보건학부 산하에는 △물리치료학 △안경과학 △응급구조학 △간호학 △치위생학 △작업치료학 전공이 있다. 이 중 간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안영미 교수는 정신간호학 전공으로 재난간호와 인간 심리와 행동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천안시 자살예방센터장을 맡고 있는 안 교수는 천안지역 자살 예방은 물론이고 자살자 유족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안영미 교수는 “인간은 미약한 존재라서 정신적, 신체적으로 무너지기 쉽다”며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원칙은 건강한 생활습관과 일맥상통한다. 적당한 수면, 규칙적이고 가벼운 운동, 금주와 금연, 낮 동안의 짧은 산책 등으로 통해 정신과 신체를 관리하되 “하나님과의 교제를 게을리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바이러스는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하기 때문에 내 몸을 지키는 면역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체계적인 관리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이와 같은 재난 상황이 길어지면 여러 외적 요인으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도 생겨나게 된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은 “차라리 죽는 게 낫다”, “몸이 너무 아파서 못 살겠다”, “삶에 희망이 없다”, “나만 없어지면 된다” 등의 언어적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유서를 쓰거나 학교나 직장에 결근하거나 의미있는 소유물을 정리하는 등 행동 신호도 나타난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경제적 어려움, 예상치 못한 신체적 질병 등은 자살 충동을 느끼는 상황적 신호가 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조언보다는 경청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적절한 중재를 받을 수 있는 기관과 연결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안 교수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직접 시도하기 전에 약 94%가 신호를 보낸다”며 “평소 친밀감이 없거나 자살 예방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신호를 놓치기 쉽다”고 말했다. 때문에 주변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족이나 이웃이 있다면 그들이 주는 언어와 행동, 상황적 신호를 잘 살펴 자살의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영미 교수는 BNVP 학생들과 매월 4째주마다 의료봉사를 전개하고 있다. 

천안시 자살예방센터를 이끌고 있는 안영미 교수는 우리나라 시도 중에서 천안이 속한 충청남도가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에 놀랐다. 충남 15개 시군구 중에서 천안시의 자살자 수가 가장 많다는 사실은 센터장으로서 더욱 책임을 갖게 했다. 

특히 천안의 자살자 전체 통계를 보면 20~50대의 분포가 높다. 어느 연령대나 스스로 삶을 포기한다는 것은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참 사회에서 꽃 피워야 할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법을 찾아야 할 부분이다. 

센터장을 맡은 후 안 교수는 자살예방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홍보’와 자살자 유족을 위한 사업에 중점을 뒀다. 지역사회에 ‘자살예방센터’가 있고 이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캠페인 횟수를 늘리고 매체와 버스 등에 광고를 했다. 가족단위의 유족사업을 하면서 건강하게 회복하는 삶을 지원하고 있다. 매달 유족과 여행을 떠나는데 처음에는 두 가정 6명으로 시작해서 지난해에는 185명이 참석했다. 
떠난 사람을 애도하는 추모의 날도 자살예방센터의 주력 사업이다. 올해도 5월에 예정된 ‘추

모의 날’에 유족뿐만 아니라 친구, 직장동료, 동네 이웃 등 평소 친하게 지낸 분들이 애도하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시간을 갖는다. 제대로 된 애도를 하지 못할 경우 상실감을 해소하지 못해 마음의 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살을 막지 못한 것도 안타깝지만 남은 유족들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으로 인해 더욱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남겨진 유족들이 자살을 시도할 확률은 일반인보다 8.3배나 높다. 한 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다시 자살을 시도할 확률은 24배나 된다. 

안영미 교수는 교회 안에서 자살자 유족을 돌보는 일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자살을 시도했던 분이나 유족들과 지속적으로 교제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그들의 편이 되어 지역사회 서비스와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격적인 동반자가 되어 함께 기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같이 동행하며 외롭지 않게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도 하나님이 바라보고 있는 자녀로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계속 위로하며 유족들이 슬픔을 딛고 용기내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12월, 백석대학교 교직원 정체성 연수회에서 ‘내가 알아가는 예수’라는 제목으로 간증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던 안영미 교수는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살아가자”는 삶의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좋은 스승의 가르침이 있었다”고 고백하는 그는 “나 또한 예수님 안에 거하며 좋은 스승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교수를 바라보기에 단순히 학문적인 것을 넘어 삶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스승이 되고 싶다고 했다. 

간호사라는 직업, 그리고 보건학부를 통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일 모두 하나님께 받은 은혜다. 백석대에 처음 임용된 후 만든 ‘BNVP(Baekseok Nurse Volunteering Program)’라는 간호학과 봉사동아리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눔을 가능케 한다. 매년 9월 자살예방 밤길걷기대회나 의료봉사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과 섬김을 나누고 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저로 인해서 예수님을 떠나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주님 안에서 하나님 은혜를 고백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안영미 교수. 자신이 섬기는 학교를 넘어 천안 전역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나누는 일에 앞장서는 그는 진정한 백석의 ‘인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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