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전국 15~59세 남녀 1천 명을 온라인 조사한 ‘2018 취향(호불호)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개인의 취향은 존중돼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94%에 달했다. “나와 취향이 다른 사람과 집단이 다양한 것은 사회 전체에 의미 있는 일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도 80%나 됐다.
그렇다고 모든 취향을 무한정 용납할 수는 없다. 소수자를 무시하거나 정의를 조롱하는 취향이라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유럽에서는 아무리 개인 취향이라고 하더라도 나치를 모방하거나 인종 차별적인 취향은 용납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도 개인 취향을 존중하되, 그 한계가 어디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교회는 어떨까? 교회는 ‘취존’(취향 존중)이 쉽지 않은 문화적 환경에 있다. 찬양도 30~40년 전에는 찬송가만 용납했었다. 기타와 드럼을 본당에서 연주하게 돈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요즘 나오는 힙한 찬송을 교회 어른들이 듣는다면 얼마나 불편해할까?
교인, 특히 젊은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교회가 지속 가능하려면 다양한 개인 취향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개취에 대한 태도는 20~30대와 40~50대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나는 다른 사람과 구별되고 싶다”는 항목에 20대는 53%가, 30대는 56%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40대는 40%, 50대는 30%로 감소했다. 교회에서 젊은이들의 개인 취향을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고 배척하면, 이들은 점점 교회를 멀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30대 다양한 성향을 ‘취존’해서 이들이 교회와 지속적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 또한 교회 내에서 유사 취향 사람끼리 함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도록 소그룹 모임을 적극 독려한다면 구역·속회나 연령별 모임인 전도회·선교회에서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81%는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을 보면 동질감을 느낀다”는 응답자도 77%였다. ‘개취존’(개인 취향 존중)을 수용하여 더 튼튼해지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