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정체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천지 교세가 알려진 것처럼 20만여명까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득력 있는 근거들도 제시됐다.
이 같은 내용은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단상담소장들이 최근 신천지 탈퇴자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분석된 일관된 동향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대표:진용식 목사)는 지난 10일 인천 성산교회에서 교계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신천지 동향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올해 88세가 되는 이만희 교주의 사후 한국교회 대응 필요성을 제기했다.
진용식 목사는 “올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이단은 신천지로, 이만희 교주가 사망한다면 신천지 교인들이 많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이만희 사후 대거 이탈이 예상되는 신천지인들을 위해 상담소협회는 신천지 교리를 반박하는 동영상 강의를 준비하는 등 다각도로 대비할 것”이라고 한해 계획과 방향을 밝혔다.
신천지 내 비기독교인 비중 늘었다.
기자간담회에는 전국 17곳의 이단상담소 소장 등 이단전문 사역자들이 참석해 최근 탈퇴자들의 상담을 도우면서 확인되는 최신 신천지 내부 분위기 등을 전했다.
과거 신천지 고위간부 출신으로 2007년 탈퇴한 바 있는 경기도 구리 이단상담소 신현욱 목사는 “최근 신천지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비신자에 대한 포교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작년까지 비신자 비율이 40~50%였다면 최근에는 70%까지 비중이 늘어가고 있다”면서 “이는 기독교 내부 대처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되며 실제 교회에 침투하는 추수꾼도 과거에 비해 약화돼 있다”고 전했다.
신 목사는 “근래에는 추수꾼 전략보다 이름 없는 신학교에 교인을 보내 목사자격을 얻게 한 후 군소교단에 들어가게 해 정식 교단으로 보이게끔 하는 위장교회 전략을 구사하며 조직화 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해외에 진출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포교활동도 강화하고 있다”고 근래 포교전략을 설명했다.
실제 신천지는 북미와 유럽 등을 비롯해 전 세계에 외국어가 가능한 교인들을 보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신천지 교인이 2천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경인이단상담소 주기수 목사는 “신천지 교육과정이 과거에 비해 간소화되는 것 같다. 수일에 걸쳐 진행할 교육을 하루 동안 진행하거나 중등과정에서 고등과정으로 가는 기간도 짧아지고 있다”며 신천지 유입 인원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천지가 기성교회보다 비기독교인 또는 해외로 관심을 돌리는 등의 동향은 결국 신천지 포교가 녹록치 않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신천지 5년차 이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서산지역 신천지 교인들이 집단탈퇴 한 사건과 같이 오랫동안 신천지에 몸담아온 사람들의 탈출 러시도 예상된다. 이단상담소장들은 탈퇴자들을 상담한 결과 신천지를 오랫동안 지켜본 교인들일수록 동요는 더 크게 일고 있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신현욱 목사는 “내부적으로 1~2년차 신도들은 잘 모르지만 5년차 이상 오래된 사람들은 많이 동요되고 있다. 작년 말 이만희 교주가 전도 못한 사람들에 대해 110만원을 내야 한다고 한 것이 기름을 부은 겪이 됐다”며 “매년 2만여명이 신천지에 들어가지만 탈퇴자가 1만명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만희는 지난 12월 한해 동안 전도를 못한 신천지 교인은 각 지파에 100만원, 본부에 1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는 황당한 요구를 한 바 있다.
신천지 내부 동요는 이미 교세에 반영돼 있을 수도 있어 보인다. 신천지는 매년 1월 총회를 개최하면서 내부적으로 교세 통계를 발표해왔다. 지금까지는 약 20만명 규모로 보고됐지만 이 수치에 허수가 반영돼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광주상담소 임웅기 소장은 “광주 베드로지파의 경우 3만명이라고 하지만 실제 인원은 훨씬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6개월마다 하던 수료식도 이제는 1~2년에 한번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결석자 등 이탈자를 교세통계에 반영하지 않고 과거 신학원 수료 숫자를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단상담소장들의 이 같은 보고를 종합해보면 분명 신천지 활동성이 과거에 비해 위축되는 분위기이다. 의무적으로 참석했던 모임에 대한 충성도도 떨어진다는 언급도 있었다. 교주 이만희와 오랫동안 활동해온 주요 인사들은 이만희 사후 이탈을 막기 위해 교리 변개를 고민한 흔적도 감지되고 있다고 이단 전문가들은 이야기했다.
“구원론 교육, 비기독교인 실상 알려야”
광주상담소 강신유 목사는 “탈퇴자들이 신천지를 떠나지만 교회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하면 안 된다. 신천지를 떠난 사람들은 교회 안에서 반드시 구원론에 대한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하고 그분들을 위해 교회들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진용식 목사는 “신천지가 잘못됐다고 생각해 나오지만 대부분 탈퇴자들은 교회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한다. 반드시 신천지에서 배운 내용을 바로잡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며 “탈퇴 후 교회에 오래 다녀도 신천지에 배운 내용을 지우지 못한다. 탈퇴자들이 교회에 올 경우 이단상담소에서 교육과정을 받게 하든지, 교회 내 이단상담자를 육성해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신천지를 비롯해 상당수 이단들은 성경을 통시적으로 보지 않고 단편적으로 본 채 이른 바 ‘비유풀이’ 방식을 가르친다. 이 틀을 깨는 것은 스스로 불가능하며 제대로 된 복음과 구원론을 확실하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이단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실제 신천지가 정체기 또는 쇠퇴기라고 하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신현욱 목사는 “몇 년 전부터 신천지가 거리에서 정체를 밝히며 활동하면서 공개포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며 “사회에서 보는 관점에서는 공개포교이지만 여전히 교회 내부를 침투하는 방법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주의를 요청했다.
서울강북상담소장 서영국 목사는 “성경적 구원론과 복음론이 부족하면 또 다시 이단에 넘어갈 소지가 크다. 한국교회가 교회 차원의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성경을 깊이 있게 가르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반성이 필요하다”며 변화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비기독교인들에 대한 포교활동 강화에 대해 남 일처럼 여길 수 없는 노릇이다. 비기독교인들을 위해 신천지의 실상을 알릴 필요성도 제기된다.
임웅기 목사는 “수능시험이 끝난 후 고3 학생들에게 신천지 주의를 당부하는 유인물을 나누는 등 캠페인이 효과적이었다. 주요 도시 대학가와 번화가에서 전도지를 나누듯 신천지 폐해를 알리는 노력이 지역교계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욱 목사는 “각 지역의 기독교연합회의 역할을 중요하다. 이제는 교회 내부만 단속할 것이 아니라 지역 여론을 확산해야 할 때가 됐다. 일반 언론에도 신천지에 대해 적극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단상담소장들은 이만희 사후 신자들이 대거 이탈하더라도 반드시 교회로 돌아올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신앙을 떠나거나 또 다른 이단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이탈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성교회의 노력과 준비가 지금부터 이뤄져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