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의 높은 파고, 동력 모아 힘있게 타고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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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의 높은 파고, 동력 모아 힘있게 타고 넘어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1.0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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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 2019년 새해 한국교회 기상도

2019년, 변화와 변혁의 파도가 다가오고 있다. 높은 파고를 자랑하듯 밀려드는 큰 물결을 올해 잘 타고 넘어갈 수 있을까. 

지난해 남북한 정상은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갖고 휩쓸려 가버린 징검다리를 다시 놓았다. 올해 그 위에 튼튼한 다리를 세울 수 있을지 관건이다. 70년이 넘도록 겨눴던 총부리를 거두는 구체적인 행동이 이제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

국내적으로는 해를 거듭할수록 계속되는 서민경기 침체와 실업률 증가 등 경제문제가 큰 난제이다. 만연해 있는 부조리를 개선하는 것만큼이나 국민들의 살림살이 회복은 중요하다. 적폐청산이 변명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올해 집권 중반에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에게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런 흐름 속에 한국교회는 실추된 권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해를 시작하지만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기 힘겨운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그래서 더 변화를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올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올해는 1919년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당시 국민의 1.5%에 불과했던 기독교인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온 몸을 내졌던 역사에서 지금 한국교회가 갈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한반도 훈풍, 대북사역 회복해야
긴 겨울 같았던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지난해 극적으로 해빙모드에 접어들면서 한반도는 연중 훈풍이 불었다. 바람은 따스했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켰다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연말 정전협정 체결을 기대했지만 올해의 중요한 과제로 넘어왔다. 

연초 김정은 국무위원장 답방도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면서 가능성은 더 짙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 답방을 두고 남한 내, 교회 안에서도 벌써 남남갈등이 일어나고 있지만 남북관계 변화를 위해서는 절차적 필요과정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남북 정상이 왕래하는 것 이상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고, 유엔 등 국제사회가 올해 그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리고 실질적으로 북미 간 비핵화 조치로 진전될 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남북 간 혹은 북미 간 회담이 잘 되고, 더 나아가 6자회담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분명한 비핵화 조치가 없다면 비극의 역사는 또다시 반복일 수밖에 없다.

다행히 올해도 화해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평화시대를 위한 준비가 다방면에서 일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한국교회는 지난 10년 이상 중단된 인도적 지원사업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노력이 요구된다. 남북 간 민간교류에 있어서 교회는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교류사업을 위한 인재와 노하우를 회복해야 하고, 그 사이 변한 북한 주민의 환경과 요구도 다시 파악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대북 사역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해가 될 전망이다. 

동북아한민족협의회 양병희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에 맞춰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전개하면서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이 땅의 탈북민들을 우선 돕고 인도적 지원사업과 통일헌금, 통일기도회 등의 구체적인 실천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3.1운동 100주년 연합의 결실 있을까
연합기관과 교단마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위한 조직을 완결하고, 올해 상반기 본격적인 활동과 사업들이 집중 전개된다. 3.1운동은 국가적으로나 민족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한국교회 차원에서도 올해를 기회 삼아 3.1운동 중 미발굴 된 신앙의 역사를 찾아내고 기념해야 할 것이다. 

3.1운동 100주년기념사업이 행사 중심으로 전개될 것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예장 통합과 감리교가 3년 전부터 3.1운동 당시 옥고를 치른 기독교인들에 대한 역사를 발굴해온 것은 격려할 만한 일이다. 다만 그런 기념사업들이 더 다양한 형태로 활발해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 

특히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 등 대표적 사업의 경우 보수와 진보 기독교계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현장이 요구된다. 현재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추진 중에 있지만 그 폭을 더 넓히는 방안을 구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교회 부활절예배가 연합기관 분열로 제각각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1운동 기념사업을 계기로 또 한번의 연합을 시도할 수도 있어 보인다. 다만 틀만 만들 것이 아니라 내용을 남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원로목사는 “100년 전 3.1 만세운동은 한국인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 주권의식과 자주사상을 표출하는 국민적 분노였다”면서 “오늘날에는 개인과 집단의 분노는 있지만 국가와 민족을 위한 분노가 부족한 것 같다. 이런 분노를 회복하는 것이 3.1 정신을 상속하는 것이라 여긴다. 올해는 국가와 교회가 3.1정신을 바르게 상속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통합 요구여전, 대화 테이블 ‘먹구름’
보수 연합기관 간 통합 추진은 연내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기관마다 독자생존을 위한 시스템 변화가 이미 시도되고 있다. 한교총은 1월 중 법인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한교연은 이미 정관 개정으로 독자생존 채비를 마쳤다. 깊어진 갈등으로 상반기 중에는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연내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변화의 기점은 한 차례 더 올 수 있지 않을까. 연합기관 통합을 이야기할 때 대의명분 중 하나는 사회적 이슈에 한국교회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종교인 과세가 시행돼 올해 2년차에 접어들어 압박이 커질 여지가 생겼고, 국민적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대체복무제가 올해부터 도입된다. 동성애 이슈는 시간이 갈수록 확산되고 젊은 층 사이에서 보편화 될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보수 기독교계에서는 하나된 연합기구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화 테이블이 언제 차려질 지가 관심이다.

한국교회언론회 대표회장 유만석 목사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라며, 무엇보다 욕심을 내려놓는 지도자들이 되어서 반드시 연합단체가 하나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힘을 하나로 모아도 부족할 판에 분열되어 있어서는 한국교회를 향한 도전세력을 막을 수 없다”고 연내 통합을 위한 실천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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