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신호탄...남북정상회담 감격적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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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 신호탄...남북정상회담 감격적 성사
  • 이인창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4.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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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서 정상회담 진행 중...북 수장 첫 방문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9시30분 문재인 대통령의 안내에 따라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건너왔다. [사진제공=청와대]

남북한 정상이 11년 만에 다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손을 맞잡고 처음 나눈 대화는 환대의 인사였다.

남북한 정상들이 군사분계선에서 만나는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우리 국민들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로 집중됐다. 북한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민복 차림으로 판문점에서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반갑게 맞이하면서 서로 손을 맞잡고 20초간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의 안내를 받은 김 위원장은 우리 땅을 밟았다. 다시 김 위원장이 즉석에서 제안해 문 대통령이 잠시 북한 땅을 밟으며 밝은 표정을 연출하기도 했다.

남한의 최북단 마을인 대성동 마을의 초등학생이 건네는 꽃다발을 전달받은 두 정상은 전통의상 차림의 우리 군 의장대 안내를 받아 평화의 집에 도착했다. 또 두정상 앞에는 군악대와 육해공 300여명이 사열했다.

두 정상은 즉석에서 제안해 남북한 수행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2007년 정상회담 당시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양측 국정을 책임지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공식 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 후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건넨 펜을 받아 접견실에서 방명록을 남겼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는 기록을 남겼다. 

두 정상은 예정된 시간보다 이른 10시 22분에 회담장에서 대화를 시작했다. 

먼저 모두발언을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번영, 북남관계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신호탄을 쏜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왔다. 현안 의제들을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원점으로 돌아가 (합의를) 이행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봄을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 남북의 국민들과 해외동포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그 만큼 우리 두 사람의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된다"며 "(김정은) 위원장께서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분계선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통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큰 선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 양 정상은 오전 회담과 오후 단독회담을 진행했다. 시종일관 진지하고 화기애애 한 분위기 속에 의미있는 한반도 변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두 정상은 곧바로 비공개 회담을 시작했으며 오후까지 이어지는 회담 후에는 회담결과를 담은 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정상회담에 우리측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다. 북측은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배석했다.

회담 후 4시간 동안 개별시간을 가진 양 정상은 오후 4시 30분 판문점 '소떼길'에 평화와 번역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기념식수를 했다. 소나무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생 나무로,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은 한라산과 백두산 흙, 한강과 대동강 물을 뿌려주었다. 

기념식수 후에는 수행원 없이 '도보다리'를 산책했으며, 약 30여분 간 일체 인원을 물린 채 허심탄회 하게 파격적 단독회담을 가졌다. 

TV로 생중계를 지켜보는 우리 국민들은 감격스러워했다. 특히 북한 땅이 고향인 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임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랐다.

함경북도 김책시가 고향인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박예영 이사장은 집에서 TV로 지켜보는 내내 눈물만 흘렀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일사천리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하나님께서 계획하지 않으시면 통일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통일을 위해 급물쌀을 타고 있는 이 때 내가 무엇을 더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할지 기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교회 원로이자 평안남도 안주 출신인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는 오늘 남북정상의 만남이 화해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그동안 남북이 너무 오랜 기간 분열되고 대결상태로 있었던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라며 “이전 두 정부가 지나친 반북정책을 써왔고 대북인도적지원을 원천 금지해왔는데 지금 두 정상의 만남이야말로 역사를 회복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뤄드리는 첫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김 목사는 또 “긍휼과 용서, 자비, 사랑으로 이뤄진 우리 한국교회의 부족한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의 축복의 손길”이라고 말하면서 “옛 야곱이 에서를 끌어안고 울었던 것처럼 두 정상이 정치적 이념을 떠나서 순수한 동족으로 민족 앞에 서로를 끌어안으며 그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특히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은 왜 김정은을 끌어안아야 하느냐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옛 ‘삼일정신’은 모두를 포용하는 정신이었다. 그런 선배들의 귀한 정신을 이어받는 만남이 되기를 바란다”며 “북한에 문이 열려서 마음대로 이산가족이 만나고 서로 화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세계가 놀랄 일들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탈북민 출신 1호 감리회 목회자로 잘 알려진 강철호 목사는 “모처럼 정상들이 만났다. 핵 폐기와 평화안정도 중요하지만 지금 북한동포들이 자유를 못 누리고 있다. 분위기를 이끄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북한주민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꼭 했으면 좋겠다”며 “지금 대한민국에 와 있는 탈북민들의 소원은 북녘에 두고 온 부모형제가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김정은 지도자가 이 점에 대해 이제는 생각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탈북기독인 1천명 참여 통일소원 특별기도회 준비위원장이기도 한 강 목사는 “내일(28일)이면 탈북민 천명이 모여서 정상회담 결과를 가지고 기도한다”며 “이 땅의 진정한 평화와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소망하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할것”이라고 밝혔다.

실향민가족인 김동근 씨(34)는 “97세가 된 외할아버지(황해도 연백 출신)는 지금도 명절이면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를 노래에 담아 부르신다. 실향민가족으로서 남북정상회담의 만남에 더욱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연세가 너무 많으시고 건강도 좋지 않으셔서 마음이 급하다. 이제라도 자유롭게 왕래가 이뤄져서 육로를 통해 할아버지를 고향에 모시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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