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첫 번째 과제는 교회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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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첫 번째 과제는 교회 일치”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3.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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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협 32차 열린대화마당 김원배 목사 발표
▲ 김원배 목사

“하나된 공교회의 모습을 갖추어 일치를 드러내지 않고는 한국교회는 결코 한국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꿈동산교회 김원배 목사가 8일 성락성결교회(담임:지형은 목사)에서 열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김경원 목사, 한목협) 제32차 열린대화마당에서 주제발표에 나섰다. 한목협 상임회장인 김 목사는 ‘한국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나?’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연합기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먼저 현재의 한국교회의 상황을 “지나치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그간의 족적을 살펴보면서 비판적 성찰을 하지 않으면 안될 때”라고 평가하면서, “종교개혁의 정신을 이어받아 참된 교회를 이루어 가겠다는 열망으로 결집된 한목협의 탄생을 살펴본다면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목협은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복음주의 진영에 속한 목회자들과 에큐메니칼 진영에 속한 목회자들의 협의체”라며 “창립 당시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교회사가인 이만열 교수는 이를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열린 진보와 열린 보수의 만남으로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한목협의 핵심 가치인 ‘일치’와 ‘갱신’, ‘섬김’ 가운데 ‘일치’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며 “통일된 연합기구를 창출하는 일은 한국교회가 꼭 성취해야 할 일차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이 일치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매우 필요하고 절실한 문제임에도 참으로 지난하고 쉽지 않은 험난한 길”이라며 “한목협의 노력에도 불고하고 현재 한국교회는 세 개의 연합기구로 나누어져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있는 공교회성이 아직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한국교회의 많은 분열과 흩어짐이 기독교인 스스로에게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로부터 얼마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며 “한국교회가 연합의 관문을 통과하여 하나 된 기구로 세워질 때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로부터 새로운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목사는 발표에서 하나의 연합기구가 창설될 경우 시급히 단행해야 할 두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난립한 신학교를 정리하여 목회자 교육의 수준을 높이고 목회자가 되는 자격기준을 통일하여, 부실한 목회자가 양산되는 구조를 막는 것이었다.

그는 “승려가 너무 많아 몰락한 천년왕국 신라”의 예를 들면서 “당시 신라에서는 승려가 되면 군대에 가지 않고, 세금을 내지 않고, 노동을 하지 않았다. 승려가 너무 많으니 국력이 약해져 망국으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는 것이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의 견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매년 313개의 신학교에서 15,000명의 목회자들이 배출되고 있다. 목회자 과잉 배출에 따른 대혼란을 해결하는 것은 시급한 문제”라며 “군소교단의 목사가 평신도의 집을 찾아가 저녁시간에 신학공부를 몇 년 시키고 안수를 주는 웃지 못 할 일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의 수준은 곧 교회의 수준”이라며 “지금 한국교회 목회자의 질적 수준으로 영성과 전문성은 어떠한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하나된 연합기구의 두 번째 과제로는 ‘목회자들의 생활비 평준화를 위한 기틀 마련’이 꼽혔다. 김 목사는 “자본주의의 논리에 의해 각 교회별로 천차만별로 지급되고 있는 목회자 사례비의 평준화를 통한 정의의 실현 없이는 한국교회가 연합된 힘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위 10% 정도의 중대형 교회의 목회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생활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먹고 사는 문제가 목회자에게 육신의 문제가 아닌 영성을 갉아먹는 문제가 되고 있다. 양극화의 현실을 극복하지 않는 한 많은 목회자들이 경건의 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연합기구는 한국교회가 처한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하고 결집된 힘으로 한국사회를 개혁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나를 위한 소유와 축적의 불균형으로 양산된 한국교회의 문제를 푸는 것이 우리의 커다란 과제”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열린대화마당에서는 김원배 목사를 비롯해 서울신대 정병식 교수(교회사)와 목회와신학연구소 소장 이재천 목사가 주제발제에 나섰다. 한목협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환영사에서 “2016년을 맞은 한국사회는 불안요소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발생한 북한 핵문제와 첨예한 이념 대립, 세계 경기의 급속한 침체, 초고령사회 진입 등으로 인한 북확실성의 증가는 물론 한국교회는 끊임없는 추문으로 인한 종교적인 도전에 계속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금번 대화마당을 통해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살리고,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종교개혁과 같은 교회와 목회자들의 본질적인 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한목협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 내의 중요한 현안들에 대한 대안모색을 위해 계속해서 열린대화마당을 시의성 있게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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