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 받은 축복, 작은 정성으로 갚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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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께 받은 축복, 작은 정성으로 갚을 뿐”
  • 승인 2003.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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ꡒ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ꡓ 70년대 한국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ꡐ새마을운동ꡑ 노래의 한 구절이다.

이제는 30년의 세월 속에 퇴색해 버린 새마을운동이 세계선교와 새롭게 접목되면서 필리핀선교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선교지에 음향기기를 설치해 주는 세계사랑나누기선교회. 이 선교회는 5년 전부터 필리핀 오지를 찾아다니며 산을 깎아서 마을길을 만들고, 지하수를 개발하여 식수난을 해결해 주는 등 현지인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필리핀판 새마을운동 선교방식을 전개하고 있다.

이 선교운동의 한가운데서 후원해 주고 있는 삭개오 김동주장로(진해소망교회․인터엠 영상․음향 대표). 그를 만난 것도 필리핀교회에 음향기기를 설치해 주기 위해 출국을 앞둔 늦은 저녁이었다.

그와의 첫 만남은 퍽 인상적이었다. 그가 예수님을 보고 싶은 열망 때문에 뽕나무에 올랐던 삭개오를 닮아서다. 그래서인지 그의 인상에서는 대리점을 여럿 둔 권위적인 사장님의 모습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소박한 옆집 할아버지와 같은 모습 속에서 예수님에 대한 헌신만 가득 차 있을 뿐이었다.

그는 만나자마자 한국교회의 선교방향과 필리핀선교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ꡒ과거와 같이 퍼주기식 선교방식이나 일회적인 선교지 방문으로는 선교를 할 수 없는 시대이다. 한 손에 성경을, 한 손에 삽을 들고 현지인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ꡓ며 새마을운동식 선교방법의 장점을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ꡒ1백호 이상의 필리핀 오지마을을 대상으로 경제상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월수입 3만 원 이상 가정이 10가정도 안되었다. 90여 가정은 내일의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빈곤에 허덕이고 있었다ꡓ 며 필리핀 오지마을 주민들의 어려운 생활고도 들려줬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오지마을에 돼지를 분양하는 일이었다. 처음 일로일로 섬의 카트빅 마을에 돼지 20마리를 분양해 주었는데 이제는 다른 마을에 분양해줄 정도로 주민들에게 경제적인 소망을 주고 있다.

이런 선교회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한국의 새마을운동본부 뿐만 아니라 필리핀 현지 주민들과 정부 관리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 관리들은 통신수단과 교통시설이 없는 오지에서 현지 주민들을 한 장소에 모아 주거나 교회로 인도해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 정부도 기증받은 땅을 개간할 때 불도저를 보내줄 정도로 호응이 높다. 이뿐 아니라 한국의 새마을운동본부도 이런 사실에 감동을 받고 지하수개발기계 구입비로 2천만원을 지원해 주었다.

이처럼 김장로가 작은 음향업체를 운영하면서 틈만 나면 필리핀, 몽골, 카자흐스탄, 케냐 등 10여 개국을 돌면서 엠프를 설치해 주는 이유는, 하나님으로부터 값없이 받은 은혜가 너무나 크고 감사하기 때문이다.

ꡒ내 목숨은 하나님께서 값없이 거저 주었기 때문에 주님이 쓰시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ꡐ예ꡑ라고 대답할 자신이 있다ꡓ고 당당하게 말하는 김장로. 그가 이토록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겪은 특별한 체험 때문이었다.

22세, 가난한 가정에 태어난 김동주는 수술 한번 받지 못하고 폐결핵으로 인생을 포기해야만 했었다. 그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한 달 입원비 3천원을 갖고 공주국립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가난한 폐결핵 환자인 김동주가 수술비를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찼다. 한번도 만져보지 못한 거금 40만원, 그로써는 도저히 구할 수 없는 많은 액수였다.

고심 끝에 그는 6장에 달하는 눈물의 편지를 윤보선대통령에게 보냈다. 그러나 2주가 지나도 기다리는 답장은 오지 않았지만 오히려 놀라운 사실은 하루하루를 죽음과 싸우면서 지내던 김동주를 비롯한 40여명의 결핵환자들을 위해 써 달라며 미8군이 공주국립병원에 수술비를 보내 주었다.

그러나 의사들은 김동주의 상태가 심각하여 희망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우여곡절 끝에 좌측 폐와 좌측 갈비뼈를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은 김동주는 수술 중 기적을 체험했다. ꡒ하나님이 자신의 생명을 붙들고 계시다는 것ꡓ을 체험했다. 이것이 김동주에게는 기적의 시작이었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김동주가 인생의 새로운 꿈을 꾸고 있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찾아갔다. 말씀을 읽는 그에게 말씀의 단맛을 느끼게 해 주었고 헌신에 대한 확신을 주었다. 그 자리에서 김동주는 ꡒ생명이 끝날 때까지 말씀을 전하겠다ꡓ며 기도했다.

ꡐ잃어버린 가슴을 통해 예수님을 찾는ꡑ 김장로, 그는 가난했기 때문에 정식 학교를 다니지 못했지만 맨주먹으로 음향사업을 시작했다. 통신강의와 6권의 전문서적이 그가 배운 전부다. 나머지는 잠자지 않고 뛰어다니면서 배운 것들이었다.

ꡒ아무것도 없는 데서 작은 성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 뿐이다. 너무나 어려워서 자전거를 타고 다닐 정도만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는데 이제는 자가용만 6대를 갖고 있을 정도로 하나님은 갑절의 축복을 주었다ꡓ며 그 당시 어려웠지만 기적같은 하나님의 섭리를 이야기 해 줬다.

김장로는 진해시에서 알아주는 음향 기술자다. 그 덕분에 사업도 주님의 선교사업을 할 만큼 성장했다. 사람의 계산법으로는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을 하나님의 계산법으로 일생을 살아온 김장로. 요즘 김장로는 사업체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기도원 간증집회와 어려운 복지시설의 엠프를 고쳐주거나 설치해 주는 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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