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억하는 작은 날개 짓, 나비효과 되길"
상태바
"위안부 기억하는 작은 날개 짓, 나비효과 되길"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2.26 18:2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귀향' 무료 단관 이벤트로 화제 최태성 교사 인터뷰
▲ 대광고 최태성 교사가 영화 '귀향' 단체관람 이벤트로 화제에 올랐다. 기독교인인 최 교사는 평소 학생들을 가르칠 때, 직접 복음을 전하는 대신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사랑을 실천할 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소시민으로서 역사 앞에 할 일 고민했을 뿐입니다.”

한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토대로 만든 영화 ‘귀향’(감독:조정래)의 무료관람 이벤트를 벌여 화제가 됐다.

서울 대광고 최태성 교사(분당 갈보리교회)는 지난 23일 트위터에 “영화 ‘귀향’ 우리 함께 봐요. 제가 모십니다. 26일 금요일 저녁 6시 강남역 메가박스 8층”이라는 글을 게재하고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남겼다.

글이 게재된 후 최 교사의 휴대전화는 그야말로 불이 났다. 무려 4천200명이 영화를 보겠다고 문자를 보낸 것. 멀티플렉스 영화관 5개관, 434석을 대관했던 그는 “정말 극히 일부 밖에 모실 수 없어 아쉽다”며 “뽑히지 못한 분들에게도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내야 겠다”고 전했다.

기독교연합신문은 영화 단체관람이 있던 26일 오후, 그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최 교사와의 일문 일답.

오늘 어떤 이벤트를 진행하시는지?

오늘 ‘귀향’이라는 일제강점기 ‘위안부’를 다룬 영화를 단체관람 하려고 합니다. ‘위안부’라고 하는 것은 학생 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기억해야 할 역사이기에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SNS에 선착순으로 관객들을 초청하는 내용을 올렸습니다.

1인당 2장의 티켓을 드리기로 했는데, 현재 신청하신 분들 모두에게 드리려면 거의 1만장의 티켓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한 분이라도 더 보여드리려면 저도 못 볼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듭니다.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단은 부끄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수업시간에도 위안부 이야기를 하고, 수능시험에서도 위안부 파트는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만들어진 과정을 기사로 보니 너무 열악한 환경 속에 진행됐음을 알게 됐습니다.
감독님은 집까지 팔았다고 하시고, 펀딩으로 7만여명의 시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이영화가 만들어지는 데는 14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만들어진 이후에도 상영관이 없어 영화를 보여줄 기회조차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부끄럽고 안타까웠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20만명 가량인데, 그 분들을 기억하면서 20만 명만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영화를 홍보할까 생각하다 떠오른 아이디어였습니다.

최근 한일간에 위안부 관련 외교적 합의가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실 이번 영화는 말씀드린 대로 14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최근의 합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영화의 개봉시점이 공교롭게 맞아 떨어진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일합의에 대해서는 국가도 국가 나름대로 고민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안부라는 역사 자체를 지운다거나 잊으려는 취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국가의 결정과는 별개로 우리는 그 역사를 기억해야 할 역할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기억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화관 5개 관을 대관하려면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1개 관에 100명 가까운 인원이 들어갑니다. 티켓은 한 사람 당 1만원 꼴이고요. 그런데 마침 해당 영화관에 제 제자가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교사가 이럴 때 참 좋습니다. ‘선생님 월급 뻔히 알지 않느냐. 월급 두 달 치다’ 하며 협박해서 할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웃음)

지금 재직중인 대광고는 잘 알려진 기독사학이다. 기독교사로서 평소 어떤 마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지?

특별하기 수업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가장 기본적인 기독교 정신이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뭘 잘해서 하나님께 칭찬받고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랑을 실천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간다면 기독교가 가진 가장 가치 있는 것을 널리 퍼뜨릴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소시민으로서 역사 앞에서 내가 무엇을 할지 고민했을 뿐 일이 이렇게 커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하나님의 기적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움직인다면, 작은 몸짓이 나비효과가 되어 멋진 결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편 지난 24일 개봉한 ‘귀향’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픈 삶을 조명한 영화로,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가 심리치료 중에 그린 ‘태워지는이처녀들’을 모티브로 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극영화다. ‘귀향’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최태성 교사는 교육방송 수능 강의와 지상파 방송 패널 활동을 통해 ‘큰별쌤 최태성’이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독인 2016-03-08 00:36:48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에 무속이야기가 주 골격 중 하나인데 기독교인들의 기부와 기독교 언론의 칭송은 어떤 상을 받자고 하는 일인지...어떤 일을 하나님 앞에서 하는지...'꽃보다 남자' 라고 신앙의 절개보다 영화에 대해 베푸시는 사랑이란 것이 성경이 말씀하시는 참사랑 가운데 어떤 사랑이길래 그토록 도취되어 있는지...천국보다 애국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