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원생 57% '목회' 소명...개척준비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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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생 57% '목회' 소명...개척준비 5.3%
  • 이현주ㆍ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2.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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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교계 최초로 신대원생 300명 심층 설문조사

목회자 양성과정인 신학대학원 M.Div.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 가운데 졸업 후 ‘목회자’를 희망하는 사람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대원생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신학공부’였고, 목회자의 꿈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척준비’를 하는 신학생은 소수에 불과해 우리나라 신학교육이 철저히 목회현장 중심으로 변화되어야만 다음세대 사명자를 양육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사실은 본지가 창간 28주년을 맞아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와 공동으로 설문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전국에 있는 신학대학원 11곳을 선정, M.Div.과정을 밟고 있는 재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확인됐다.

한국교회 최초로 진행한 ‘신학대학원생의 의식과 사역에 대한 설문조사’는 다음세대를 이끌어갈 예비 목회자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신학교육에 대한 만족도 전반을 알아보기 위해 기획됐다.

"'졸업 후 진로' 가장 큰 고민이다"

신대원생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졸업 후 진로’라는 응답이 57.6%를 차지했다. 이어 결혼과 이성문제가 39.0%로 뒤를 이었으며, 경제적 어려움이 36.0%로 3위로 꼽혔다.

취업과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이른바 N포세대의 고민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결과였다. 백분율을 기준으로 졸업 후 진로와 결혼, 경제 문제 등은 나란히 1~3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복수응답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타까운 것은 신대원 입학 동기 역시 ‘목회자로서의 소명’(57.0%)이었지만 신대원생 가운데 교회개척을 준비하는 비율은 5.3%에 불과했다. 목회사역 준비도 24.7%였지만 이는 부목사 등 기존 사역지 청빙을 모색하는 경우여서 신학교육이 ‘개척자’ 양성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과제도 확인됐다.

신대원생들의 윤리의식은 앞으로 성직의 길을 걸어갈 본인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성애에 대한 반대는 95%에 달했으며, 혼전성관계(84.3%), 흡연(83.0%), 인공유산(82.7%), 이혼(76.0%), 음주(71.0%) 등의 비율로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일반대학생과는 상당히 차별화된 결과로, 지난 2012년 학원복음화협의회가 전국의 대학생 1359명을 대상으로 의식과 생활에 대한 연구조사를 한 결과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일반 대학생들은 혼전 성관계에 대해여 ‘사랑하는 사이라면 있을 수 있는 일’(47.7%)이라고 응답했으며, 동성애를 ‘개인적인 성적 취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도 47%에 달했다.

안타까운 것은 신대원생들이 자신들에게는 엄격한 윤리적 기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반 성도들에게는 관대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신앙과 삶의 괴리를 스스로 인정했다는 사실이다.

윤리의식, 자신에겐 엄격 - 성도들에겐 관용적

일반 성도들의 윤리적 기준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를 물었을 때, 신대원생들은 성도들의 음주(23%), 흡연(36.7%), 이혼(38.7%)은 절대 안 된다는 응답은 낮은 수준에 불과했다.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다’는 중도적인 입장으로 답변해 목양의 방향이 일반 사회 풍조에 흡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조사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백석대 김상구 교수는 “기독교적 절대주의가 배타성과 독선으로 이어지면서 대사회적 비난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신학생들이 일반 성도들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신학교에서 배우는 기독교의 진리와 크리스천의 윤리를 분명하게 가르치지 못하고 회피하거나 무기력증에 빠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상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11개 신학대학원을 대상으로 정원에 비례해 300명의 표본을 뽑아 일대일 면접 형식으로 진행했다.

기독교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지앤컴 지용근 대표는 “목회자와 관련된 설문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신대원생에 관한 일대일 방식의 대면 설문은 이번이 처음이며, 상당히 유의미한 자료로 한국교회에 시사점을 남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학대학원생의 의식과 사역에 관한 설문조사는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은 ±5.6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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