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세대’ 고통 고스란히 겪고 있는 신대원생들

10명 중 4명 ‘졸업 후 진로’ 가장 고민…전임전도사 ‘적정 사례비’ 158만원 이인창 기자l승인2016.02.03 16:57:22l수정2016.02.04 14:56l13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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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차세대를 준비하는 신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향후 사역비전과 계획은 또 어떻게 세우고 있는 것일까?

부흥성장기를 직접 경험한 기성 목회자들과 달리 교세 위축과 헌금 감소, 사회적 인식 하락 등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신학생들의 고민이 깊다. 

하지만 신대원생들의 이런 고민과 인식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통계자료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한국교회 11개 주요 신학대학원(백석대, 한신대, 장신대, 고신대, 총신대, 연세대, 서울신대, 감신대, 한세대, 침신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대적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한국교회 첫 사례라는 점에서 통계결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편집자주>

취업,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층 이른 바 N포 세대들의 고충이 설문조사에서는 신대원생들에게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됐다. 신대원생 진로와 관련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통계결과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신대원 만족도 조사에서 살펴봤듯이,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만족도는 다른 항목 가운데서도 가장 낮았다. 신대원생들이 지금 진로에 대한 불안감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설문에서는 더 직접적으로 신대원생들에게 가장 큰 고민을 질의했다. 역시 응답자의 40.3%가  ‘졸업 후 진로’라고 가장 많이 답변했다. 결혼/이성문제 16.7%나 경제적 어려움 15.3%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조사됐다. 항목 중 1, 2순위를 합산했을 때에도 57.3%에 달했다. 1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그 비중은 높아졌다(44.2%→ 60.5%→ 67.4%).

진로에 대한 계획 부분도 관심 있게 살펴볼 부분이다. 졸업 이후 ‘목회자’를 계획하고 있는 응답자는 53.3%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신대원에 진학하는 것은 목회를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목회자’에 이어 ‘선교사’ 13.7%,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가 13.3%였으며, ‘특수사역’ 7.7%, ‘선교단체/NGO 등 기독교단체’ 3.7%, ‘일반 교회사역’ 2.7%, 기타 1% 순이었다.

‘목회자’ 비전은 남학생이 57.4%로 여학생 29.5%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으며,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는 여행생은 25%로 4명 중 1명꼴이었다.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지앤컴 지용근 대표는 “‘한국 기독교 = 한국교회’라고 하는 인식에 변화가 다음세대 사역자들의 답변에서 예상할 수 있다. 교회를 비롯해 기관과 단체가 함께 기독교를 이끌고 있다고 인식하는 미국교회와 같은 인식이 한국교회에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교회와 단체, 기관이 혼연일체가 돼서 서로 간 무게중심을 잘 잡아가는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대원생들은 목회 사례비에 대한 적정 규모를 어느 정도로 보고 있을까?
설문결과 ‘전임전도사’는 월 158만원, ‘부목사’는 월 225만원, ‘담임목사’는 월 304만원 수준이었다. 전임전도사 적정 사례비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1896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부목사 적정사례비를 연봉 환산액은 2700만원, 담임목사 연봉 환산액은 3648만원이었다.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신대원생들의 적정 사례비는 일반 대졸 구직자들의 희망 연봉과 비교해서 보면 턱없이 적음을 알 수 있다. 보통 전임전도사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신대원에 진학중이거나 이제 막 신대원을 졸업했다고 보면, 대졸신입 평균연봉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할 듯싶다.

지난해 한 취업포털회사가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대졸 신입 희망연봉을 조사했을 때 희망연봉은 3320만원이었다. 전임전도사들이 생각하는 적정 사례비와는 큰 차이다.

다른 취업포탈업체가 국내기업 404곳의 4년제 대졸신입 평균연봉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제 대졸신입 평균 연봉은 3048만원이었다. 대기업 신입 평균연봉 2773만원을 보면 차이를 더한다.

담임목사 적정 사례비가 3648만원이라고 봤지만, 일반기업 연봉과 비교해서 결코 높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대다수 담임목회자들이 받는 실제 사례비는 더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지난 2012년 11~12월 전국의 목회자 500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담임목사 실제 사례비는 월 213만원 수준이었다. 연봉 2556만원이다.

감리교신학대학교 박은조 전도사는 “목회자의 길을 걷는 우선순위를 경제적인 부분에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례비 기대치를 낮게 응답한 것 같다. 하지만 사명감만 가지고 왔다가 큰 교회 출신 자녀들과 같이 금수저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현실 때문에 괴로워하는 신학생들도 많다”고 전했다. 

신대원생들이 졸업 후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례비 수준에서는 N포세대가 겪는 불안감을 고스란히 겪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11개 신학대학원 선정은 모집단위(정원)를 기준으로 했다. M.Div 모집정원이 목회자 배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국교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모집단위를 기준으로 조사대상을 선정했다.

개혁주의생명신학회가 함께한 이번 설문조사는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2015년 4월 15일부터 9월 2일까지 5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학교별 학생 정원에 비례해 신대원 재학생 300명을 표본 추출했으며, 설문지 대면 면접조사 방식을 채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5.65%이다.

설문결과는 향후 교단과 교회, 신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교회발전과 신학교육 정책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결과 발표 및 세미나는 5월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28주년 기념호 기획으로 설문결과 일부를 분석해 발표한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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