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전쟁설, 복음을 잃어버렸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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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전쟁설, 복음을 잃어버렸기 때문”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4.12.3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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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코리아협동조합 ‘땅굴과 전쟁설, 어떻게 볼 것인가?’ 좌담회, 예언설 등 현상 분석
▲ '땅굴과 전쟁설, 어떻게 볼 것인가?' 좌담회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제공

2014년 후반기 느닷없이 SNS에서는 홍혜선 전도사라는 인물이 12월 14일 새벽 4시 30분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예언해 사람들을 당황하게 했다. 이로 인해 어떤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해외로 도피했다는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결국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에서 왔다 돌아간 홍 전도사는 다시 미국에서 “이미 전쟁이 일어났지만 청와대 내 종북세력 때문에 언론이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다시 내세웠다.

땅굴 이야기도 있다. 군 장성 출신의 한 장로가 우리나라 전역에 북한의 땅굴이 뚫려 있다며 주장하고 나선 것.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자 국방부가 공식 해명자료를 내며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명예훼손 혐의로 당사자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황당무계한 이런 주장에 한국교회는 또 많은 사람들에게 도매금으로 욕을 먹어야 했다. 또 이 같은 주장은 기독교인들에 의해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분별없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특징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봐야 할까?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이사장:배기찬 교수)이 지난 23일 개최한 ‘땅굴과 전쟁설 어떻게 볼 것인가’ 좌담회에서 청어람 양희송 대표는 “성경에는 영적 은사들에 대해 분별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전쟁설이 이미 그릇됐다는 판정이 난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명심해야 할 것은 영적 신비가 부족한 게 아니라 그것을 읽어낼 수 있는 성숙함”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또 “앞으로도 종말론적 이야기가 등장하더라도, 한 사람이 도사처럼 예언하는 게 아니라 성경에 기록된 복음을 따라 살아온 사람들의 축적된 지혜와 상식적 판단, 팩트 등에 근거해 건강한 분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코리아미션 윤은주 이사장은 “홍 씨가 성경의 논리대로 예언했다면 성경의 논리대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컬은 데 대해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말씀을 엄중하게 적용한다면 본인이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공개 질의했다.

또 “정치적으로는 선거 때면 특정 기독교 단체들을 중심으로 ‘땅굴이 있다’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돌면서 보수층을 단결시키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며 “한국교회가 복음을 전한다고 하지만 복음의 정신을 잃어버린 채 종교화된 복음을 전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국장은 “전쟁은 예언의 대상이 아니며, 전쟁을 통해 통일 오거나 북한이 붕괴된다고 반드시 우리와 통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그리스도인들이 깊이 있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사무국장은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키워준 것은 기성교회들”이라며 “자기모순의 논리를 가지고 있고 들을 가치가 없는 주장을 하는 사람을 강단에 세우는 것이 말이 되냐”며 자성의 목소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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