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신드롬과 한국 교회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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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신드롬과 한국 교회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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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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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시인•새에덴교회

교황 신드롬이 온 나라를 휩쓸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공허하고 불안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성경이 말하는 절대 가치나 복음보다는 보편 가치를 역설했다. 그래서 사랑과 평등, 정의, 가난하고 소외된 약자 편에 서는 메시지가 강하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상황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러면 왜 가톨릭 교황은 보편가치에 집중하고 그런 메시지만을 하는가. 교황은 원래 종교 뿐만 아니라 세속의 권력도 움켜쥔 무소불위의 존재였다. 그래서 교황은 태양이요, 황제는 달이라고 불렀으며, 카놋사의 굴욕 사건, 십자군 전쟁 등 절대 권력을 행사했다. 나중에는 성베드로 성당을 지으면서 속죄권을 팔 정도로 타락했다. 이에 종교개혁자들이 의분을 일으키며 저항했다.

그러자 오히려 가톨릭은 1869년에서 1870년까지 제1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하여 교황무오설을 결정하며 교황의 권위를 강화하였다. 그러나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교황청은 그 넓은 영토와 군사를 다 빼앗기고 힘을 잃게 된다. 그러자 1950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소집하여 교황의 이미지를 전제군주적 통치자에서 도덕적, 정신적 지도자로 바꾸고 성경적 원리와 절대 가치보다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며 다른 종교와도 화합을 이루는 운동을 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니까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로 역대 교황들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 즉 사랑과 평화, 용서와 화해 등을 말하면서 평화의 사도, 국가 분쟁의 해결사 같은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특별히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은 더 그랬다. 사실 그 분은 어떤 면에서 가톨릭 내부에서조차 반항이 클 정도로 과감한 개혁을 단행했다. 리더십 차원에서 볼 때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볼 때 모든 사람이 존경할 만한 말과 행동을 했다. 이런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스피치와 행동들이 한국에서 뜨거운 호응을 일으킨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개신교도 교황 신드롬 앞에 넋 놓고 당하며 속수무책이고 말았다. 교황은 누구보다도 현대인에게 잘 소통되는 감성과 이미지에 통달한 사람이다. 그래서 국민들의 마음이 한순간에 다 쏠려 버렸다. 이런 것을 보며 우리 개신교는 큰 도전을 받고 비장한 결단을 해야 한다. 물론 개신교의 대다수의 목회자들은 교황을 향해 교리가 다르고 비성경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도 그런 비판적 설교도 하고 글도 썼다. 그러나 국민들은 성경의 원리, 신학이나 교리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들은 외적으로 비춰지는 감성과 이미지로 본다.

가톨릭은 정의, 투명, 민주, 섬김 등 보편적 가치를 앞세우는 이미지를 세웠다. 그래서 10년 동안 74%가 성장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개신교는 감성과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했다. 언론을 통해서 대형교회는 부를 축적하고 대형 교회 목사는 부와 권력의 상징처럼 비춰진 것이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국민들과 소통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라도 성경적 원리와 본질, 신학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삶을 탈바꿈해야 한다. 빛과 소금 되는 삶으로 개혁하며 교회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교회 밖의 사람들은 외적 이미지를 보고 복음을 받고 교회 문 안으로 들어온다. 시대가 감성과 이미지 중심으로 변화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적으로는 성경의 원리와 개신교 신앙의 정체성을 지키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바깥으로는 변화된 삶의 모습을 보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교회가 끊임없이 지속해야 할 종교개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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