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물건너간 YMCA의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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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물건너간 YMCA의 개혁
  • 승인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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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YMCA의 개혁과 정상화는 신임 회장의 손에 맡겨야 할 것 같다. 지난해 9월30일 이사회에서부터 7개월 동안 지루하게 진행돼 온 서울Y 사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비자금 감사결과보고’가 결국 허무하게 끝이 났기 때문이다.

감사 기간과 범위 자료 등 내용과 결과가 극히 제한적일뿐 아니라 표용은 이사장 비자금 관련설 부인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인상 또한 짙다.

이번 비자금 조사는 모두 이사회에서 제시한 자료들만으로 이루어져 자료 제시 과정에서의 누락과 조작 그리고 선별 제시 등 형평성과 범위의 공정성에 대해 심각한 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가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서울Y의 개혁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한마디로 ‘눈가리고 아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권오형감사는 “이번 감사 기간 이전에도 비자금이 없진 않았다”며 감사의 일부 비형평성과 비공정성을 스스로 시인하기도 했다. 또한 한인수이사는 표용은 전 이사장 옹호발언 일색이었다.

더욱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비상회의측 주요 간부들은 이같은 보고내용에도 불구하고 보고 결과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오히려 참석자들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

실제로 회원비상회의측 핵심 인물들이 다수 소속돼 있는 시민사회개발부의 감사가 곧 진행될 예정이며 함께 개혁을 부르짖다 도중 뜻을 달리한 몇몇 전회원비상회의측 직원들이 회원비상회의의 개혁에 대해 ‘치밀한 시나리오설’을 주장하고 나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따라서 양 측 어느 쪽에도 마음 편히 개혁을 맡길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서울Y는 맞이하게 됐다.

이제 서울Y는 망망대해에 표류해 있는 한 척의 ‘사공없는 배’ 신세가 됐다. 그동안 개혁을 위해 진행된 표용은이사장 퇴진, 김수규·김윤식회장의 사퇴도 서울Y에게 개혁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제 모든 관심은 오는 14, 15일 양일간 온양에서 개최되는 서울Y 임시이사회의 논의에 쏠려 있다. 이사회에서는 회장 선출 전반에 관해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서울Y를 이끌어갈 제대로 된 회장의 출현을 모두가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서울Y. 이번 일을 ‘터닝포인트’로 인식,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서울Y의 정상화를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산뜻한 봄기운과 함께 새출발 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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