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환의 문화칼럼] 인생의 모자란 퍼즐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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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환의 문화칼럼] 인생의 모자란 퍼즐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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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16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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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의 얼렁뚱땅 세상보기 (4)

수돗물과 전기가 없는 곳, 우리가 즐기는 대부분의 현대 문명을 상상할 수 없는 곳. TV, 인터넷, 스마트폰, 컴퓨터 등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런 생각없이 사용하는 것들의 부재. 이런 상황과 여건 속에서 과연 난 살 수 있을까?

지난주 이런 곳에서 일주일간 지냈다. 캄보디아 프놈펜이었다. 익숙지 않은 문명 속에 하루하루가 짜증났지만 신기하게 적응돼가기 시작했다. 전기 없는 밤, 언제부터 모아 놓았는지 모르는 빗물이 담긴 큰 항아리에서 물을 퍼 샤워, 양치를 하고, 바퀴벌레는 물론 온갖 벌레가 기어다니고 날아다니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삐그덕 거리는 2층 판자집, 새벽 3시면 닭이 새벽을 깨우고, 그 울음과 함께 동네 개들은 코러스로 짖어대고. 사방에는 소똥 냄새로 코를 찔러댔지만 그것 조차도 점점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아마 내 마음 속 한켠에 이런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만 참으면 난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즉 이곳을 탈피할 수 있는 확실한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곧 나는 첨단 문명으로 다시 돌아왔다. 흥미로운 발견은 모든 현대 문명의 극치를 즐기고 있는 우리였지만, 캄보디아에 살고 있는 그들 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보다 열악한 환경에 살고 있는 그 친구들은 하루하루가 즐거웠고 웃음으로 가득했다. 그 모습이 행복해보였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캄보디아의 어린 아이들은 새벽 5시에 깨어 일어나면 학교에 가지 않는다. 논에 가서 노는 건지 일을 하는 건지 장난을 치는 건지 모르겠지만 하루를 논에서 시작한다. 또 동네 친구들과 하루종일 뛰어다니고 장난치며 논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더 먹은 누나나 오빠는 동생을 옆구리에 끼고, 등에 업고 돌아다닌다.
 
이렇게 노는 캄보디아 어린이들이 대한민국의 아이들보다 덜 행복하다고 감히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적어도 내 눈에는 캄보디아 아이들이 더 행복해보인다. 그리고 한국 어린아이들이 비참하고 불행해 보인다.
누가 더 많이 가졌기에, 누가 더 많은 것을 즐기기에, 누가 더 많은 권력을 가졌기에, 더 많은 지식을 가졌기에 행복할 수 있다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이들을 찾아간 이유는 그들이 우리보다 덜 행복하고, 더 불행해서가 아니다. 이 친구들의 인생에 모자란 퍼즐(missing piece) 한 조각을 맞춰주기 위해서다.

바로 그 분, Jesus Chr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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