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탑, 10개 교회 중 7개 교회 ‘교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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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탑, 10개 교회 중 7개 교회 ‘교체 시급’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4.07.15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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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대비 ‘안전 점검 사각지대’ 벗어나기(1)

대부분 옥상에 설치돼 강풍에 취약
태풍 발생 전에 점검과 보수 필요

서울 구로구에서 목회하고 있는 A 목사. 여름 장마철을 앞두고 신경이 곤두서고 마음이 불안하다. ‘태풍이 올라온다’는 일기예보를 본 후 더 그렇다. 바람이 조금만 강하게 불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교회가 세 들어 있는 건물 옥상의 ‘십자가탑’ 때문이다.

십자가탑이 설치된 것은 벌써 10여 년 전. 언뜻 보기에도 상당히 낡았다. 녹이 슬어 있는 것은 물론 바닥의 철골조 트러스와 연결된 십자가탑의 볼트가 느슨하게 풀리기도 한다. 아찔하다 못해 식은땀이 흐를 지경이다. 철거한 뒤 교체하면 쉽게 끝날 문제. 그러나 개척 교회 형편으로는 만만치 않은 비용을 감당하기는 벅차다.

# 지난 해 안전사고 3백여 건 발생

이런 상황에 처한 교회들이 한둘이 아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상당수 교회의 목회자들이 마음을 졸여야 하는 상황. 십자가탑들이 낡기도 한 데다 높이 또한 상당해서 태풍이 몰아치면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교회 십자가탑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미션코리아(대표:이주태 장로)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3년 태풍으로 인한 십자가탑 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3백여 건. 서울 46, 부산 42, 인천 21, 대구 9, 대전 32, 경북 15, 경남 28, 전남 42, 전북 39, 강원 26건 등이며, 집계되지 않은 사고까지 포함하면 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옥상에 설치된 십자가탑이 태풍에 의해 꺾여 인근 주택가를 덮치거나 인근 도로로 떨어져 내려 보행자들에게 부상을 입히거나 통신과 전기설비를 파괴하는데, 태풍이 발생하는 여름철에 집중돼 있다.

교회에 설치되는 십자가탑은 대체로 4가지 종류. 원뿔모양의 폐쇄형과 철골을 원뿔형태로 쌓아 올린 투시형이 가장 많이 설치됐다. 최근 들어서는 철 구조물 형태의 투시형과 대형 십자가를 선호하는 상황. 그러나 어떤 형태의 십자가탑이라도 설치된 곳이 건물 옥상을 비롯한 특정 건물의 최상층부에 위치하고 있어 태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5~7월, 십자가탑 특별안전점검 기간

전국의 교회 수는 6만여 개. 이 중에서 서울에만 1만1천여 교회가 몰려있다. 이주태 장로는 “현재 보수가 필요하거나 철거 대상인 교회 십자가탑은 서울에만 8,003개”라고 말한다. 서울에 있는 11,813개 교회 중에서 67%에 달하는 수치다. 10개 교회 중 7개 교회가 빨리 십자가탑을 철거하거나 교환해야 한다는 말이다.

교회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몰려 있는 관악구는 917개 교회 중 641개 교회, 그 다음으로는 강서구가 701개 교회 중 490개 교회의 십자가탑이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로는 “무분별하게 높게 설치된 교회의 철탑 및 십자가가 도시 경관을 저해하고, 강풍에 의한 구조물 전도 등의 피해 발생 사례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면서, “서울시와 서울기독교총연합회측과 협의를 통해 경관 개선의 일환으로 노후 정도에 따라 단계적 보수 및 철거를 진행해 안전 예방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십자가탑은 시공한 후에도 정기적으로 시공사에 연락해서 안전점검을 받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조치. 점검은 태풍이 오기 전에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 좋다. 지역에 있는 십자가탑 전문 시공 업체에 문의해 점검하고, 철거해야 하면 신속하게 철거하도록 한다. 정비가 필요한 부분도 꼼꼼하게 고치도록 한다.

대부분의 십자가탑 시공 업체들은 5~7월을 ‘십자가탑 특별안전점검 기간’으로 설정,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점검 이후의 유지 보수는 물론 철거와 재 설치에 따르는 신고 문제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 십자가탑의 높이가 6미터 이상일 경우 건축법상 신고 또는 허가 대상이어서 이 부분도 전문 시공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믿음예술공사 노영민 대표는 “대부분의 십자가탑이 상가 옥상에 설치돼 있어 강풍에 취약하다”면서 “강풍에도 넘어지지 않도록 예방적 차원에서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하는데, 미관도 고려하면 좋다”고 말한다.
십자가토탈공사 윤정수 대표도 “십자가탑 안전점검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하고, “구조물에 대한 보증기간은 건축법상 2년이며, 이후부터는 관리 책임이 교회에 있으므로 상시 십자가탑을 점검해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좋다”며 꼼꼼한 점검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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