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탑, ‘2년마다 정기 점검’ 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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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탑, ‘2년마다 정기 점검’ 꼭 필요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4.07.2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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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대비 ‘안전 점검 사각지대’ 벗어나기(2)

수명 길어야 10년, 점검과 보수 시급
보험 적용 받으려면 6미터 넘지 않아야

건물 옥상에 높다랗게 올려진 꽤 튼튼해 보이는 십자가탑의 수명은 약 10년, 의외로 길지 않다. 철골조로 설치돼 튼튼해 보일 것 같지만, 대부분의 십자가탑들이 비와 바람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쉽게 부식되는 단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부식 방지를 위한 아연 도금을 하거나 알루미늄 재질로 십자가탑을 만드는 공법은 불과 몇 년 전에서야 도입됐다.

웬만한 교회의 십자가탑들이 이 연한을 훌쩍 넘었다. 그래서 더 위험한 상태. 대형 태풍이 5~6개 정도 지나가는 여름 장마철을 앞둔 교회들은 철거 연한을 넘긴 십자가탑이 있다면 점검과 보수를 서둘러야 한다.

20여 년째 십자가탑 시공을 해오고 있는 미션코리아 대표 이주태 장로,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내구성은 장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며칠 전 십자가탑 철거를 위해 탑을 오르던 인부가 하마터면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 철골조를 밟고 몇 계단을 오르자 무게를 이기지 못한 십자가탑이 한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 이전 이후 사고, 설치 교회가 책임

10년 수명의 십자가탑, 교체 비용은 얼마일까. 550만 원 선. 철거 비용까지 포함된 가격이지만, 개척 교회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명이 다 돼 철거해야 하지만 선뜻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대부분 여기에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지자체의 지원으로 교체가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이것도 일부 지자체에 한한다. 안양시와 수원시의 경우 시의 지원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시 예산에 노후 십자가탑의 철거 비용이 책정됐다. 전액 시 예산으로 철거와 교체가 진행되지만, 예산 관계로 1년에 30여 교회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시 기독교연합회로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십자가탑 교체를 진행하며, 서울시의 경우 현재 서울시기독교연합회와 서울시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노후 십자가탑 교체는 기존 십자가탑 철거 → 기초 공사 → 새 제품 건축 순으로 진행된다. 디자인은 3~4가지 정도. 십자가의 색상도 3~4가지 정도이며 이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이주태 장로는 “십자가탑 교체는 사회안전망 확산 운동”이라면서 전국적인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전에 따른 십자가탑 철거. 하지만 철거 비용 또한 만만찮은 것이 현실. 1백만 원 내외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옮겨 가는 교회에 다시 설치하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의 교회들이 십자가탑 철거를 포기한다.

그러나 교회 이전 이후 발생하는 십자가탑 관련 사고가 더 큰 문제다. 교회가 이전한 이후라고 해도 철거하지 않은 십자가탑 때문에 발생한 사고는 이를 설치한 교회가 고스란히 지게 되기 때문이다. “교회 이전 이후의 사고 방지는 물론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십자가탑 철거는 꼭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네온관 조명’도 수시 점검 중요

새로 설치한 십자가탑이라고 해도 정기적인 점검은 필수 사항이다. 십자가탑에 대한 무상 애프터서비스는 2년. 이후에는 2년에 한 번 정기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골조와 마감재, 부식 상태를 점검하게 되는데 1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시설 보수가 필요할 경우 30만 원 선이면 완벽하게 보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30만 원의 비용을 아끼려다 몇 배로 수리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정기적인 점검과 수리를 당부했다.

현재 건축법상 6미터가 넘는 십자가탑은 모두 불법 구조물에 해당된다. 십자가탑 설치 업체 관계자들은 “안전을 위해서도 6미터 이하로 설치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데, “6미터 이상의 높이로 설치되면 불법 구조물로 분류돼 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다른 교회와의 경쟁심에서 높이 설치했다가 자칫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무허가 업체를 통해 시공할 경우 사고가 발생하거나 문제가 생길 경우 보상을 받기 힘들어, 시공사를 선택할 때 반드시 허가 업체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십자가탑을 밝히는 네온도 점등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고 손 보아야 할 부분이다. 네온은 십자가탑과는 달리 쉽게 깨지거나 고장 날 수 있어 수시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금만 손을 보면 다시 사용할 수 있어 부담은 없다.

‘네온관 조명’은 많은 교회들이 사용하는 제품이긴 하지만 고압이라 하자가 많고, 수명도 5년 정도로 짧은 단점이 있다. 그러나 초기 십자가탑의 경우 이 네온관 조명이 많이 설치된 상태여서 이에 따른 보수도 필요한 상황이다.

충남 천안에서 가나다광고를 운영하며 네온 십자가를 무상으로 수리해 주고 있는 대표 남충희 장로(천안성결교회)는 불 꺼진 네온 십자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고, “가스를 보충하고 조금만 손을 보면 다시 십자가를 밝힐 수 있는데 그냥 방치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남 장로는 시무하고 있는 교회의 지원으로 무상 수리를 진행한다. 현재 십자가탑에는 LED 튜브 네온이나 LED 반도체를 사용하는 모듈 십자가 사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현재 십자가탑 전문 설치 업체들은 태풍으로 인한 긴급 철거팀을 편성해 운영 중이며, 강풍에 넘어진 십자가탑과 종각, 파이프탑 등을 신속하게 철거해 이로 인한 2차 피해도 방지하고 있다. 전화 한 통화면 노후 십자가탑으로 인한 불안에서 한시름 놓일 수 있다. 꼼꼼한 점검과 보완이 십자가탑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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