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회 의사 결정, 목사는 ‘만장일치’ 장로는 ‘다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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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회 의사 결정, 목사는 ‘만장일치’ 장로는 ‘다수결’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4.05.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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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 이만식 교수 목사-평신도 대상 설문 조사

당회, ‘회사 이사회’와 유사하다 인식
당회원들 영성과 자질 ‘객관화’ 필요

당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 있을 경우 당회원인 목사와 장로들은 어떤 방법을 선호할까. 담임목사는 ‘만장일치’, 장로는 ‘다수결의 원칙’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내용은 장로회신학대학교 이만식 교수(사회복지학)가 서울시와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예장 통합측 소속 목사와 장로, 권사와 안수집사 등을 대상으로 1천8백 부의 설문지를 배포, 회수된 676부를 분석한 결과다.

우선 ‘당회의 의사 결정 방법’에 대해 물은 결과 담임목사의 52.2%가 ‘만장일치’라고 응답해 장로나 평신도들에 비해 압도적인 비율로 선호하고 있었다. 평신도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이었다. 권사 그룹에서는 11.1%, 안수집사는 17.2%, 평신도들은 12.5%만이 만장일치를 지지했다.

오히려 권사와 안수집사, 평신도들은 ‘다수결의 원칙’(21.2%, 22.2%, 25%)을 선호했고, ‘안건에 따라’ 달라지거나 ‘담임목사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좋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전체 의견에서는 만장일치(27.3%), 다수결 원칙(24.0%), 안건에 따라 다름(20.2%), 담임목사의 의지에 따라(13.8%), 모름(8.5%), 장로들의 의지에 따라(6.1%) 순이었다.

가장 큰 인식의 차이는 ‘담임목사의 권한’에서 나타났다. 담임목사의 57.3%가 ‘목회 방향 설정의 권한’, 39.3%가 ‘설교권’이라고 대답한 반면, 장로들은 ‘설교권’(54.5%)과 ‘목회 방향 설정’(37.1%)이라고 거꾸로 응답했다. 이런 인식은 안수집사와 평신도, 권사들에게서도 엇갈리게 나타났다. 안수집사(52.5%)와 평신도(50%)들은 ‘목회 방향 설정’이라고 응답해 담임목사와 인식을 같이했고, 권사(48.5%)들의 경우 장로들처럼 설교권에 있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다.

‘당회의 갈등에 대한 책임’은 ‘담임목사와 장로 모두’에게 있다는 인식이 압도적이었다. 담임목사(76.1%), 장로(72.3%), 권사(83.3%), 안수집사(76.8%), 평신도(75%) 모든 부류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갈등의 요인’으로는 ‘목사와 장로간 불충분한 의사 소통’과 ‘당회와 성도간의 소통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목회자의 독단’과 ‘장로들의 집단 행동’들도 교회 내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렇다면 당회는 어떤 이미지일까. 담임목사를 비롯한 장로와 평신도들 모두가 ‘정책 결정’을 내리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담임목사의 65.7%, 장로 68.5%, 권사 62.6%, 안수집사 67.3%, 평신도 77.5% 비중이었다. 전체 응답 비율은 ‘섬김과 봉사’가 10.3%, ‘정책 결정’ 69.7%, ‘갈등(다툼)’ 8.8%, ‘신앙생활 지도’ 8.1%, ‘이익집단’ 2.1% 등이었다.

당회는 또한 ‘회사 이사회’와 가장 유사한 사회 구조라고 답했고, 장로(47.7%), 평신도(41.0%), 목사(40.4%)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도 42.3%로 가장 높았고, ‘국회’(26.6%), ‘이익집단’(4.5%), ‘국무회의’(15.8%), ‘봉사단체/NGO 이사회’(9.9%)로 인식했다.

조사 결과와 관련 이 교수는 당회의 이미지가 회사 이사회로 비치는 것에 대해 “실질적인 당회의 직무에 맞게 이미지가 새로워질 수 있도록 교회 차원의 홍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담임목사와 장로의 소통을 위해서도 교단 연합 기구에서 ‘소통과 존중을 위한 당회 학교’를 개원할 것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또한 “우리나라처럼 정해진 사역 임기 없이 정년만 있는 대의정치 제도인 개 교회의 당회는 장년층 이상 남성 특권층 위주의 모임으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런 당회의 특성을 그대로만 둔다면 한국 교회의 당회는 변화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고, 구체적인 변화가 힘들다면 현재의 당회원들이 가지는 영성과 자질을 점검할 수 있는 척도를 개발해 교회 차원에서라도 당회원들의 영성과 자질을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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