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백투예루살렘’ 아니라 ‘백투바이블’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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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백투예루살렘’ 아니라 ‘백투바이블’ 필요한 때”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3.0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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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전문가 이필찬 교수 저서 출간기념 북콘서트 개최

‘백투예루살렘 운동’이 종말론적 색체를 띠고 한국 교회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특히 이 운동은 세대주의적 해석을 바탕으로 교회를 분리시키고, 예수님의 초림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지나친 재림 중심의 신앙을 갖게 한다는 데서 많은 신학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 청어람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이필찬 교수 저서 출간기념 북콘서트가 지난 27일 오후 7시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렸다.

지난 27일 오후 7시 서울영동교회에서 청어람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이필찬 교수 저서 출간기념 북콘서트에서는 최근 종말 사상과 선교 운동의 분위기를 주름잡고 있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에 대한 조명과 함께 한국 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책을 바탕으로 학자의 관점에서 이필찬 교수(이필찬요한계시록 연구소 소장), 현장사역자의 측면에서 김동문 목사(인터서브코리아), 구약신학자의 관점에서 김구원 교수(개신대), 목회자의 입장을 대변해 김요한 목사(새물결플러스 대표)가 참여했다.

#왜 ‘예루살렘’인가?

‘백투예루살렘 운동’을 지지하는 이들은 혈통적 예루살렘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정학적 의미의 예루살렘이 문자 그대로 회복되어야한다는 운동인 것이다. 이날 토론에서는 이들은 ‘백투예루살렘 운동’이 성서를 문자적으로 해석해 성서를 곡해할 수 있다는데 우려를 나타냈다.

예루살렘의 회복과 관련해 성서에 대한 문자적 해석을 경계한 이필찬 교수는 “이스라엘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의 문자적 의미로 회복되어야할 대상이 아니다”며 “아담의 회복을 위한 과정적 존재이자 실체가 결국 새 아담이 되신 예수그리스도인 것처럼 예루살렘의 회복은 그의 몸으로 이뤄진 교회의 등장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을 지지하는 이들은 창조에 대한 언급이 굉장히 드물며 이스라엘 자체에만 머무른다”며 “첫 창조에서 하나님은 창조의 꽃으로 아담과 하와를 지었듯 그리스도의 재림을 통한 새 창조의 꽃은 교회”라고 강조했다.

결국 모든 구속역사의 시작과 끝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며 그 가운데 아담과 교회를 지은 것처럼 하나님의 창조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 교회를 세우셨다는 것이다.

김구원 교수는 장소에 국한한 성전 개념이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 속에서 도구적 역할만 할 뿐이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뜻은 온 우주를 포괄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배타적인 입장이 아닌 열방을 위해 선택했다”고 강조한 김 교수는 “다른 나라에 대한 구원 방법은 이스라엘을 통해 나오는 것이 아니며,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방의 하나님과 함께 되는 것”이라며 지리적 예루살렘 회복과 혈통적 이스라엘의 구원을 주장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뜻을 밝혔다.

‘백투예루살렘 운동’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러한 관점을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택했다는 약속을 무효화 시킨다고 주장하며 ‘대처신학’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엄밀히 본다면 이는 약속과 성취의 개념이지 대처의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들은 비연속성을 문제로 삼고 비판하지만 기억해야 할 사실은 이스라엘과 교회는 연속성과 비연속성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다문화적인 관점에서 이스라엘을 바라본 김동문 목사는 “혈통적 이스라엘을 순혈주의로서 한 핏줄로 여기는 것은 엄청난 오해”라며 “이스라엘 왕국도 다문화를 형성했으며 다종족을 유지해왔는데 순혈주의로 이스라엘 핏줄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슬람에 대한 잘못된 선교관 우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운동이 이슬람 선교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실제로 많은 청년들이 이슬람 선교사로 헌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이러한 특징을 적극 수용해 세계 선교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선교의 열정이라는 순수한 명분의 베일에 가려 쉽게 드러나지 않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의 치명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이필찬 교수는 “이 운동에 은혜를 받은 이들이 젊음을 예루살렘 외곽에 가서 인생을 허비하며 이를 하나님에 대한 헌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성경해석의 오류를 통해 신앙인들의 삶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데 문제를 제기했다.

김동문 목사는 “아랍과 이스라엘 사이서 볼 때 ‘백투예루살렘 운동’이 이슬람 선교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에 대해서는 참 바람직한 운동이라고는 본다”면서도 “동원된 사람들이 막연한 기다림과 기대로 온 것은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교수는 정치적으로는 중동평화에 있어서 상당한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팔레스타인, 유대인이 살고 있는데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해서는 팔레스타인을 쫓아내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백투예루살렘 운동’은 친미, 친이스라엘 정치노선을 필연적으로 띨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한 김요한 목사는 “이 운동은 현재 중동에서 일어나는 살육, 탄압 등에 대해 윤리적으로 상당히 무감각하다”며 한국 교회에 일으킬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설명했다.

김동문 목사는 “한국 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이 이스라엘 땅에서 활동하면서 이스라엘로 가는 관문을 열기 위한 길잡이 역할로 무슬림, 유대인을 선교 대상으로 삼는 것은 선교의 본질적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땅 끝은 이스라엘이 아닌 ‘온 세상’

종말론적 색채를 띠며 한국교회의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백투예루살렘 운동. 예수님의 초림과 재림의 구원사를 바로 이해할 때 이 운동이 갖는 논란을 일축할 수 있다.

이필찬 교수는 “많은 선교사들이 이슬람권에 파송되고 있는 것은 한국 교회에 만연된 ‘백투예루살렘운동’과도 연결돼 있다”며 “그것은 예수님의 재림을 앞당길 수 있다는 너무나 감동적 시나리오에 기반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예수님의 재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감상으로 이슬람 선교사로 헌신하고 있다. 이 교수는 만약 이러한 성경 운동이 후에 허구라면 이에 따른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심각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 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마 24:14)는 말씀에서 땅 끝은 ‘온 세상’의 개념”이라며 “‘백투예루살렘 운동’을 지지하는 이들은 예루살렘이 땅 끝이라고 보며 이를 막고 있는 것은 회교권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예수님의 재림은 공식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면서 “세상의 종말은 누구의 노력에 의해서도 좌우될 수 없는 하나님의 고유한 주권에 속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요한 목사는 “‘백투예루살렘운동’이 현실적 목회에서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선교 활동을 단계별로 프로그램화시켜서 사람이 액션을 통해 재림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보는 것에 있다”며 자의적인 목적과 이유로 세대주의적인 관점에서 성경을 해석하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구약에서 예견되는 예루살렘의 회복, 다윗 왕권의 회복을 포함하는 이스라엘의 회복이 예수님 초림에서는 성취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대신 그 회복이 예수님의 재림에 이어지는 천년왕국에서 성취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것.

이 교수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의 재림에 대한 잘못된 공식은 세대주의적 종말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목회 현장에서 신비적, 감성적 호소력으로 성도들을 넘어지게 하는 세대주의 신화를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그는 올바른 성경적 종말론의 정립을 위한 ‘백투바이블 운동’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성경적 의미의 종말은 창조의 회복이 이뤄지는 순간,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통해 창조적 회복에 대한 종말적 약속과 기대가 성취됐다는 것”이라며 “‘백투바이블운동’은 이러한 구속사 속에 드러나는 하나님의 주권을 배우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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