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선교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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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선교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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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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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태양이 뜨는 나라에 가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나라다. 에티오피아에 방문할 때는 아프리카 연합회의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아프리카 50개국의 정상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동안은 네트워크는 중단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부터는 문명과는 담을 쌓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를 환영하는 것은 벼룩과 빈대 그리고 흙먼지다. 아디스 아바바는 덜 하지만 시골에는 벼룩과 빈대 그리고 흙먼지로 인해 신발과 옷을 날마다 빨아야 할 정도였다. 오늘부터는 더럽게 살아야 한다. 바지와 신발은 흙먼지로 약간 붉은 색을 띈다. 무엇보다 머리카락은 감아도 끈적끈적하다. 나는 이제 해발 2,800m로 올라갈 것이다. 저녁때가 되면 추위도 있을 것이니 두꺼운 외투를 입어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컨디션이 나빠지며 고산병이 찾아온다. 이런저런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듣고 수도 아디스 아바바를 떠나려 하니 부담스럽다.

아디스 아바바에서 말씀과 기도를 마친 후 새벽공기를 마시며 공항으로 향했다. 이른 새벽이지만 국내선을 타고 어디론가 가려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국내선 항공기도 두 번의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탑승할 수 있다. 비행기를 타는 것도 매우 복잡해서 간단한 짐을 챙겨들고 다니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에티오피아, 인류의 시조 루시가 발견된 나라다. 에티오피아는 암하릭어로 ‘등끄네쉬’라 부른다. ‘놀라운 여인’이라는 뜻이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는 “새로운 꽃”이라는 의미다. 면적은 한반도의 5.5배나 된다. 인구는 9천만 명 가량 된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살기 좋다는 곳이 아디스 아바바이다. 1년 내내 기후가 좋고, 지진에 대한 염려도 없다. 우기(雨期)때 많은 비가 내리지만 홍수 나는 일은 없다. 기온은 영하로 내려가지도 않는다. 건기 때는 한국의 가을 날씨와 같기 때문에 사람이 사는 데는 매우 좋다.

에티오피아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가 있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다윗의 아들 솔로몬 왕과 스바(시바)여왕 사이에 출생한 메넬리크 Ⅰ세를 자신들의 시조라고 믿는다. 메넬리크 Ⅰ세로부터 3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솔로몬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다.

에티오피아는 과거 이탈리아의 침입을 받았지만 자신들은 외세의 식민 지배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을 한다. 또한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고유문자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지금도 사용하는 문자는 암하릭어다. 에티오피아의 수도에서 북쪽의 티그라이 주(Tigrai)에 있는 악숨(Aksum)에는 모세의 법궤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자부심이 많다.

시온의 성모 마리아 교회 외에도 악숨에는 기독교 시대 이전과 이후로 거슬러 올라가는 다른 유물이 많다. 석판 몇 개에 새긴 명문(銘文)은 고대기독교 세계를 연구하는 자들에게는 중요한 자료로 입증되었다. 이들 가운데 서기 4세기에 에자나 왕의 명령에 따라 제작한 그리스어·사바어(Sabaean), 고대 에티오피아어인 게즈어(Ge’ez) 등 3개 언어로 된 문서와 3천년된 기념석주와 오벨리스크가 있다. 오벨리스크는 높이가 23m나 된다.

에티오피아는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13월까지 있는 율리우스력을 사용한다. 율리우스력이란, 태양력의 하나로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기원전 46년에 개정한 세력(歲曆)이다. 1월부터 12월까지는 매월 30일로 되어 있다.

13월은 5-6일 정도가 된다. 율리우스력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그레고리력보다는 7년 8개월이 늦다. 에티오피아는 ‘햇볕에 그을린 얼굴의 땅’이라는 뜻이다.

동부 아프리카의 문명의 꽃을 피웠던 에티오피아는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황제의 근위대를 한반도에 6,200여명을 파견했다.

그렇게 에티오피아는 한반도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지금은 지구촌의 관심을 받고 있는 땅, 정교회와 이슬람교인으로 인해 복음이 없는 땅, 나의 편견에 가려져 있었던 에티오피아는 지금 새로운 매력과 잠재력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발 2,500m의 지형에도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는 곳에서 선교탐사를 떠나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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