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 바벨탑을 다시 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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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 바벨탑을 다시 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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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1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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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22)

현대 미술에 있어서 전문가가 아니면 예술과 디자인을 구별하기 힘들다. 게다가 조형이란 용어도 있다. 예술은 한자어이니 매우 익숙하여 별것 아니고, 조형은 한자어나 새로 들리니 현대적이고 예술보다는 좀 고차원일 것 같고, 디자인은 영어 표기이니 완전히 현대적이고 가장 고차원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바벨탑을 쌓던 당시의 사람들도 맨 처음에는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강한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 점차 그 끝이 달라지며 마침내 자기들이 최고라 착각하였다. 하나님 전에 도달해 하나님과 교제하려 했다. 그리고 하나님과 동등해지려 했다. 권력을 잡은 대신들이 임금과 자주 대면하면 임금이나 자신이나 같은 사람임을 알고 오만해지는 것처럼. 그리고 끝에는 별 것도 아닌 임금을 갈아 치우고 본인이 왕이 되려고 자기를 따르는 것으로 착각한 세력을 믿고 반란을 꾀하는 것처럼. 그 중 가끔은 성공해 새로운 왕국을 이뤘으니 사람이라면 한번쯤 꿈꿔볼 가치가 충분하리라. 사람이기에…. 하지만 이들은 오만과 독선으로 하나님과 동격이 되고자 하려다 결국 멸망했다. 마침내 바벨탑은 인간의 오만이 저지른 산물의 대명사가 되었다.

하나님은 우주를 창조하시고 시공을 초월하여 무소부재하시다. 어디에나 하나님이 계시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은 아니다. 이것을 잘못 생각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이라는 샤먼적인 생각을 한다. 마침내 아무런 사물이나 심지어 자기 자신도 하나님인 것처럼 착각한다. 바로 바벨탑이 그 착각의 산물이다. 지금도 무수한 착각의 산물이 있다. 쉼 없이 쌓고 또 쌓는 착각의 산물.

▲ 브뢰헬(Pieter Bruegel the Elder, 1525∼1569)의 작품, ‘바벨탑’.

이번에도 지난번에 소개한 작가 브뢰헬(Pieter Bruegel the Elder, 1525∼1569)의 작품, ‘바벨탑’을 소개한다. 이 작품은 창세기 내용을 밀도 있게 해석해 인간의 오만함을 꼬집은 매우 성경적인 작품이다. 그리고 북유럽 르네상스 당시의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으니 예술성이 강하고 장식성까지 겸비한 명화 중의 명화다.

이제 우리는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오만함은 물론 그동안 지은 모든 죄를 회개하고 이 시대에 새로운 바벨탑을 쌓아야겠다. 이 전에 쌓다가 무너진 바벨탑은 인간의 욕망이 주된 소재였다면 이제 새로 쌓는 탑은 주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받은 은혜를 주된 소재로 하여 쌓고 또 쌓아야겠다.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은혜를 간직하고 있다. 간증을 하려니 쑥스러워 하지 못하는 것부터, 나 같은 인간에게도 이렇게 과분한 은혜를 주실 수 있을까 하는 기적이라 할 수 있는 것까지 아주 다양하고 아주 많다. 이제 우리는 이것을 소재로 쌓은 탑을 주님께 영광 돌리는 도구로만 쓰자. 다시는 착각하지말자. 다시는 그 끝이 다르지 말자.
“예수께서 행하신 일이 이 외에도 많으니 만일 낱낱이 기록된다면 이 세상이라도 이 기록된 책을 두기에 부족할 줄 아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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