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선교사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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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에서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선교사를 기다린다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06.0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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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째 방콕포럼, ‘선교지 관점에서 본 한국 선교 동원’
▲ 지난 31일 오전, 선교한국 파트너스에서 제10회 방콕포럼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선교지 관점에서 본 한국 선교 동원’이었다.

하나님의 축복 속에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평가받는 한국 교회의 세계선교. 선교사의 숫자로 봤을 때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2004년, 잘하고 있다는 많은 이들의 칭찬 뒤로 문제점은 없는가에 대해 고민하던 선교사들이 방콕에 모였다. 그렇게 시작된 방콕 포럼은 2004년 ‘21세기 한국 선교를 위한 회고와 전망’, 2005년 ‘한국 선교와 책무’, 2005년 ‘한국 선교현장의 구조’ 등 선교현장의 이슈들을 다루며 한국 선교가 더욱 건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5월 6일에서 10일. 방콕포럼은 프랑스로 자리를 옮겨 다시 만났다.

# 열 번째 포럼
이번 포럼의 주제는 ‘선교지 관점에서 본 한국 선교 동원’. 지금까지 공급자 위주의 교육과 훈련에서 벗에나 실제적으로 선교사들을 받아들일 선교지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선교사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 이번 포럼의 요지였다.

사실 방콕포럼은 지금까지 선교 현지의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집중했다. 또 그런 노력은 헛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국 선교사들의 책무, 선교지 이양 등은 한국 선교계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부각돼 건강한 선교에 대한 하나의 조건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31일 선교한국 파트너스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마주한 이들은 OMF 손창남 선교사와 방콕포럼 코디네이터 강대흥 선교사, 선교한국 파트너스 대표 한철호 선교사, 파리 채희석 선교사. 그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선교 동원 방법에 대해 귀를 기울여봤다.

이날 발표된 제10회 방콕포럼 선언문에는 지금까지 이어져온 한국 선교 동원에 대한 반성이 담겼다. △세계 기독교 공동체와 함께 하는 동원의 개념이 부족했다 △선교사를 보내는 쪽의 입장에서 지나친 물량적 동원을 진행했다 △선교를 총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선교 동원을 단선적으로 진행했다 △현지의 선교 대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등이 바로 그것이다.

# 선교는 교회개척?
OMF 손창남 선교사는 ‘한국 선교 동원 30년의 명암’을 통해 한국 선교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 중에서도 단선적 동원 부분은 한국 교회의 선교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손 선교사는 “한국 교회의 그간 선교는 너무 단선적이었다고 생각된다”며 “선교 동원은 교회개척이라는 공식이 이미 한국 교회 안에 뿌리내린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교와 함께 가야하는 여러 가지 지원 사역에 대한 ‘동원’이 무시되는 측면이 있었다는 것.

손 선교사는 중국 내지선교회의 경우 선교사들이 은퇴 후 자녀 교육에 대해서 확실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덕분에 선교사들이 그런 문제들을 신경쓰지 않고 선교에 집중할 수 있었던 점을 긍정적 사례로 꼽았다.

그는 “우리의 경우 선교사 자녀 교육이나 행정 등의 사역을 하는 선교사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이를 위한 적극적인 동원 노력도 매우 약했다”며 “특히 한국 교회에 만연한 이분법적 사고는 이 부분의 동원에 저 악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실제로 선교지에서는 이미 100년, 200년 전 만들어 놓은 서구의 선교 시설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 선교를 속단할 수 없다는 것이 손 선교사의 주장. 손 선교사는 또 “한국 교회의 선교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고 말하지만, 한국 선교 동원의 기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 30년 이상의 동원 경험은 한국 교회의 큰 자산이 됐고, 달라진 선교 환경 속에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한국 선교의 동원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미셔널 처치
요즘 한국 교회 내에서도 부각되는 교회상 중 하나가 바로 미셔널 처치다. 교회가 나서 선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가 목적인 선교적 교회가 되는 것이다. 이번 방콕포럼에서 발제한 국제위클리프 정민영 선교사는 미셔널 처치를 새로운 선교 동향으로 지목하고, “이 때문에 동원 개념도 변화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접근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신학적으로 올바른 관점의 교회론이기 때문이며, 상황적으로 냉전 종식 이후 지구촌 인구이동이 급증하면서 발생한 세계화 현상이 선교지와 선교사 파송국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지역교회는 ‘다가온 땅 끝’에 대한 ‘문밖의 선교’의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실천적으로 지역교회가 건강한 선교적 존재가 되지 않은 채 선교적 행위에 몰두하는 것은 오히려 선교에 해가 될 수 있다”며 “선교라는 명목으로 아무나 무슨 일이든,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식의 선교지상주의는 청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동원가는 어떻게 지역교회를 섬겨야 할까.

정 선교사는 선교사의 숫자보다 선교의 질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그는 “지역교회로 하여금 더 많은 선교행위를 하도록 부추기기보다 건강한 선교적 자질을 갖추고 전략적 선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이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교회가 처한 독특한 선교적 기회와 도전을 분석하고 대처하도록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외라는 지리적 관점보다 타문화라는 관점을 개발하도록 도울 것 △해외선교와 주변 타문화 사역이 균형 있게 병행되도록 도울 것 등을 미셔널 처치가 해야 할 일로 지목했다.

# 문제의 해결
지금까지 많은 선교계의 이슈를 공론화 했던 방콕포럼. 하지만 방콕포럼이 내놓은 이슈들에 대해 스스로 대안을 내놓은 적은 없다. 이 부분에 대해 한철호 선교사는 “방콕포럼은 상시기관이 아니라 함께 모여 무엇이 문제인가 고민하는 자리”라며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해결하는 것은 각 기관이나 단체가 그들만의 방법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콕 포럼에서 논의된 문제들 중 가장 심도 깊게 논의가 진행된 부분이 바로 선교지에서 원하는 선교사 부분.

이에 대해 파리 프랑스침례교회에서 사역중인 채희석 선교사는 “선교사가 동원되는 과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가 현지에서 어떤 필요에 의해 선교자원으로 투입돼 효과를 내는가가 중요하다”며 “방법론을 찾아본다면 이제 한국 선교는 보내는 것 뿐만 아니라 선교에 대한 피드백, 현지와 공유하는 선교전략 등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대흥 선교사도 말을 이었다. 강 선교사는 “선교지의 문화나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으면 선교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선교지에서 원하는 선교사를 보낼 수 없다면, 최소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제를 공감해 두 팔 걷고 도울 수 있는 선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선교사들의 평균 연령이 50세에 가까워지는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함께 선교에 동참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는 것도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하며 “선교는 교회개척의 틀에서 벗어나 여러 가지 모양으로 선교에 헌신할 수 있는 선교자원들이 많이 나타나 복음이 널리 전파될 수 있게 힘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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