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하고 유연한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 개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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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하고 유연한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 개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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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0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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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교수 (신흥대학교 사회복지학)

국내에 있는 외국인이주민은 현재 14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결혼을 통해 한국 가정에 함께한 이주민은 총 22만여 명, 그 가정에서 태어나는 자녀 수는 17만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서로 다른 문화를 통해 이혼으로 향하는 가정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는 최근 ‘다문화, 함께 사는 세상을 열며’를 주제로 포럼을 열고 다문화 가정의 현재를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된 두 발제 내용 중 일부를 요약해 실었다. <편집자 주>

다문화가정은 주지하다시피 다문화와 가정의 합성어이다. 사전적 의미로 다문화가정이란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의 남녀가 이룬 가정이나 그런 사람이 포함된 가정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다문화 가정이란 단어는 1900년에만 해도 민족주의, 순혈주의로 인해 오랜 세월 혼혈 가정 및 혼혈인으로 불리며 소외 되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국제결혼 빈도가 높아져 증가하고, 하인즈 워드나, 이다도시, 하일, 이참 강수일 등의 활동 및 방송 영향으로 국민의 부정적 시각과 정서는 점차 해소되기 시작했다.

또한 2000년대 중반 국가적으로 새로운 정책이 대두되면서 다문화 가정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와 함께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은 지난 2006년 여성가족부가 연두업무보고서에 결혼이민자 가족의 지원체계구축 및 다문화 수용분위기 조성이라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다문화라는 용어가 출현했고 이를 시작으로 정부와 학계 등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다문화에 관심을 갖고 사용하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과 문제 극복방안은 오늘날 하나의 사회현상이자 숙제로 남게 됐다. 이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검토해보고 민간차원에서의 접근방법을 모색해보는 일은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일일 것이다.

현재 다문화가정이 겪는 어려움으로는 다문화여성의 문화적 부적응문제와 다문화가정 아동의 사회 부적응 및 교육 문제, 가정폭력 문제, 경제적 문제, 국제결혼 중개업자의 도덕적 문제 등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그 중 문화적 문제에서는 한국인 남편이 외국인 아내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부부간 문화적 갈등을 자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0% 이상이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에서는 자녀를 대상으로 도시 일반 가정에 비해 교육수준이 떨어지는 문제와 언어교육 문제는 문제를 심각한 현안으로 다가와 있다. 또한 외모와 언어습득 지체, 학습 부적응은 또래 아이 무리들에서의 이탈 등으로도 이어져 아이들이 교육적ㆍ정신적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는 성장기 극심한 정체성 혼란 및 정신적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그리고 외국인 아내를 돈을 주고 사온 신부라는 일부 사람들의 잘못된 사고와 시선도 가정폭력으로 이어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두고 국가와 사회가 관심을 가지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부분이 여전히 상존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정부는 입법을 해야만 조직을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기 때문에 시기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역사적으로 오래전부터 극복해온 조직과 자원이 있다면 기독교 단체를 비롯해 종교단체라고 할 수 있다. 다문화가정에 긴급하게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해 정부 조직의 경직된 특성에 의해 신속하게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에 유연성 있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모색해볼 수 있다.

관련해 고려할 수 있는 사안으로는 첫째, 한국인 남성배우자 참여 유도 및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들 수 있다. 특히 기독교를 비롯해 종교계에서는 아버지학교를 다년간 수행하고 있다. 그 경험을 적용해 다문화가정 남성배우자를 대상으로 부부교육 및 부모교육을 실시하면 다문화가정의 부부와 부모자녀관계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이다.

둘째, 다문화가족 심리정서지원 및 위기개입을 위한 상담사 양성 및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다문화 가족과 관련한 기초이해와 전문적인 상담기법을 접목해 다문화가정의 심리ㆍ정서적 지원체계 구축해야 한다.
셋째,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과 이혼 등으로 인해 가정에서 살아가기 어려운 결혼이민자 여성을 위한 쉼터 및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간 차원의 신속한 대응체계를 모색할 수 있는 조사연구기능을 수행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 역사에 민간기관, 특히 기독교를 비롯해 종교기관은 국가가 개입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첨병으로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이들의 인권을 지켜온 마지막 보루다. 21세기 오늘날에도 늘 새로운 사각지대와 사회적 약자는 존재한다. 오늘날 다문화 가정의 일부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그런 사각지대이며 약자라 할 수 있다. 섬김 사역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하는데 감사와 기쁨으로 동참할 수 있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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