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돈이 돌아야 일자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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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돈이 돌아야 일자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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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3.2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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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 이상덕 목사
세상에는 돈 때문에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돈이 없어서 이성을 잃은 사람들보다 돈이 많은데도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 육체적인 고통에 힘겨워하다가 어긋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돈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는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먹고 사는 밥그릇까지 빼앗아가며 자신의 탐욕을 채워나가는 정신 나간 사람들이 많다. 돈에 취해서 사람이 사람답게 보이지 않으면 돌아버리게 되어 있다. 돈에 메여 사람이 돌아버리면 멸망의 길로 들어서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돈이 돌면 먹고 살 길이 열린다.

그래서 돈은 돌아야 한다. 돈이 돌지 않으면 일자리도 생기지 않고 장사도 되지 않아 먹고 살기가 힘들어진다. 한 나라 경제에서 돈을 돌리는 주체는 가계와 기업과 국가다. 경기가 내리막길로 들어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먼저 가계가 돈을 풀지 않는다.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늘어나면서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주머니를 열지 않고 소비를 줄여나간다. 그래서 물건이 팔리지 않아 경기는 더 나빠진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불황기에 투자를 더 한다는 삼성 특유의 공격적인 투자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설비에 14조원을 투자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를 급속하게 줄이고 현금보유를 늘려 2011년 말 14조7천억 원 가량이던 현금보유액이 2012년 9월말 18조8천억 원으로 4조1천억 원 가량 늘었으며, 이는 2010년 말 현금보유액 9조8천억 원에 비해 거의 두 배 수준이 되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2012년 9월말 현금보유액이 7조5천억 원으로 2011년 말보다 1조2천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현금보유액을 늘려나가는 것은 LG, 포스코, 기아차 등 대부분의 대기업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기업이 현금보유를 늘려나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제품이 팔리지 않아 유동성 위기를 맞이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보유한다.

제고가 창고에 쌓이기 시작하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지불한 돈이 회수되지 않아 현금보유가 급속히 줄어들고 이것이 장기화되면 유동성 위기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에 현금보유를 늘려나간다. 그리고 불확실성이 증폭되면 현금보유를 늘린다. 대통령 후보자들 마다 정권을 잡게 되면 대기업부터 손을 보겠다고 하니 투자하기가 겁나는 것이다. 행여 새로 들어선 정부와 부딪히게 되면 유동성이 부족해 어려움을 당할 수 있으므로 선거가 끝나 확실한 방향이 잡힐 때까지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경우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대통령이 되면 사회복지 부분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겠다고 약속했으니 금년부터 돈이 많이 풀릴지 모른다. 정부가 재정수입을 고려하지 않고 돈을 쏟아 붓기 시작하면 일시적으로는 돈이 돌아 경제에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재정적자가 쌓여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물가가 상승해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물가가 상승하면 제일 먼저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을 당한다.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들게 되므로 그만큼 허리띠를 더 졸라 매야 한다. 따라서 정부에서 제정을 풀어 경제를 살리는데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시장기능이 정상화되고 경제가 원만하게 살아나려면 돈이 돌아야 한다. 돈이 도는 속도를 경제학에서는 ‘통화유통속도’라 한다. 통화유통속도는 일정한 기간 동안 통화 한 단위가 거래에 사용되는 횟수를 말한다. 통화유통속도가 높다는 것은 돈이 빨리 돌아 시장의 기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통화유통속도가 낮다는 것은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화유통속도가 높아져 경제가 살아나려면 가계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돈을 풀어 시장에서 돈이 돌아야 한다. 가계와 기업이 돈을 풀도록 하려면 길이 보여야 한다. 앞날이 불확실하면 몸을 움 치르게 되어있다.
정치가 안정되어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경제성장에 대한 비전이 제시되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게 되면 돈이 돌게 되어 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그래서 중요하다. 가난한 자를 긍휼히 여기고 궁핍한 자의 아픔을 살피는 따뜻한 마음으로 국민들을 감동시키고, 어둡고 구석진 곳까지 공의가 강같이 흘러 정의로운 나라를 이루어나갈 지도자, 그런 지도자를 하나님이 원하시고 그런 나라에 복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신다.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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