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생태계 부채 갚아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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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생태계 부채 갚아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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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1.1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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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정책실장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새해 시간들은 뭇 생명에게 희망을 주는 일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계사년 새 해가 밝았습니다. 다음 달이면 새 정부도 출범합니다. 새 정부에서는 일상적인 일이 정성스럽게 다루어지고 또 그런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먹는 문제를 잘 해결되는 것이 가장 기본일진대, 농촌과 농업, 특히 유기적 순환을 이루는 생명농업을 천하의 근본으로 삼는 정치가 펼쳐지고, ‘지구온난화’를 너머 ‘기후 붕괴’의 불편한 진실 앞에 바로 서서, 태양에너지를 토대로 그 허용 범위 안에서 만족하면서 사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러면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선택하는 이가 늘어날 것이고, 하루하루 펼쳐지는 시간들 속에서 ‘모두가 골고루 행복해하는 꿈’을 꾸고 또 그를 이루어가는 이들도 생겨날 것입니다.

그러한 시간, 그러한 2013년을 기대하며, 몇 가지를 제안해봅니다.

먼저, 지난 정부 때 그 흐름이 막힌 4대강의 보 수문을 열어 강이 다시 흐르게 해주는 일로부터 ‘행복’이 시작되도록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본래 강은 흐르도록 창조되었고, 또 언제고 그래야 하는 것이 창조의 섭리입니다. 흐르지 않으면 썩게 됩니다. 흐르지 못하게 하면, 우리는 머지않아 그로 인해 큰 재앙을 맞게 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그 재앙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흐르게 해야 살 수 있습니다. 그것만이 위기에 처한 생명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입니다.

둘째, 이미 자연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더 이상의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기후붕괴’와, 인간의 힘으로 완벽하게 통제될 수 있는 기술은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후쿠시마 사고’를 기억하며, ‘효율’과 ‘순환’에 바탕을 둔 ‘공존의 삶’이 가능하게 하는 ‘지속가능한 사회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애써주길 바랍니다. 그 출발은 수명이 다한 원전의 가동과 추가 건설을 중단으로 하고, 대안으로 민이든 관이든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 그리고 ‘재생에너지의 생산’을 위해 적극 나서게 하는 제도와 정책을 바로 세워주는 일이라 봅니다.

셋째, 밥 굶는 사람도 없고 버려지는 음식쓰레기도 없게 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먼 나라에서 수입한 것이 아닌 가까운 거리에서 난 음식을 손쉽게 먹을 수 있게 하되,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신뢰받는 먹을거리 시스템을 만들어가길 기대합니다.

넷째,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지속성 지수가 OECD 28개국 중 최하위인데, 각종 개발과 재개발로 파괴되고 있는 국토를 제대로 유지 관리하기 위한 환경국토부를 신설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누구든 건강한 흙과 맑은 물, 그리고 숲을 누리게 해주고, 또 도시뿐 아니라 농산어촌에서도 작고 평화롭고 협력적인 마을을 만들어 일하며 살 수 있길 바랍니다.

끝으로, 올 한 해 이루어가고자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길 기대합니다. 그로 인해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미국인에 비해 100배나 적지만, 온난화로 녹은 히말라야의 빙하 물이 국토의 80%를 흘러내려 해마다 피해를 보는 방글라데시와 같은 곳에 도움이 전해지며, 가난한 자와 신음하는 자연 그리고 미래세대에게 우리가 진 생태적 부채도 갚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와 함께 한 가지 더 기대하는 것은, 새로 출범하는 정부뿐 아니라 지난 해 총선과 대선에서 낙선한 이들 중에, 낙선 후 ‘불편한 진실’을 증언해온 정치인처럼, 성장 신화와 지구온난화를 거부하는 일에 계속해서 힘쓰는 이들이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2013년의 시간들을 뭇 생명에게 희망을 주는 일들로 채워간다면, 고통 중에 있을지라도 그 생명이 아직은 품고 있는 희망의 씨앗을 싹틔우고 꽃 피워 ‘참 좋았던’ 세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 한 해는 살아 있으되 아무런 발언권도 행사하지 못하는 뭇 생명까지도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릴 신바람 나는 그 날, 그 날이 2013년부터는 시작되어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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