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제일교회 사태, 폭력과 극한 대립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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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제일교회 사태, 폭력과 극한 대립 어디까지?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2.11.20 20:1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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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출입방해 말라” 결정에도 불구 교회 문 굳게 닫혀

강사모 “신천지로 매도하는 이들과 타협할 수 없다” 반발

지난 16일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교회 진입을 시도하던 성도들이 철문 밖으로 밀려나면서 철문에 다리를 다치는 등 부상을 입었다.

“진수야, 진수야, 너 왜 이러니? 나랑 이야기 좀 하자. 너 이런 아이가 아니었잖아. 진수야(가명)”

머리가 희끗한 초로의 권사가 철문 안, 검은 마스크를 쓴 청년을 향해 손짓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폭언뿐이었다. 철문은 굳게 닫혔고, 성도들은 교회 안으로 단 한 발도 들어가지 못했다.

지난 16일 오전 9시 미아동에 위치한 강북제일교회에서는 법원의 가처분 판결을 받아 교회 안으로 들어가려는 성도들과 이들의 진입을 막는 또 다른 성도의 마찰이 일어났다. 누구나 예배할 수 있는 하나님의 성전이었지만, 교회 밖으로 쫓겨난 50여 명의 성도들에겐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이날 강북제일교회 성도 50여 명이 교회 안으로 진입을 시도한 것은 서울북부지방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었다. 북부지법 제1민사부는 ‘출입방해금지가처분’을 받아들여 소를 제기한 성도들의 교회 출입과 교인으로서의 권리행사를 방해해서는 안 되며, 조남정 부목사의 예배 및 집회인도, 행정업무 수행을 방해해서도 안 된다고 결정했다.

즉, 조남정 부목사의 권리를 인정하고 50여 명의 성도들이 강북제일교회에 자유롭게 드나들 뿐 아니라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법원의 주문이었다.

단, 채권자가 신청한 교회진입 방해 시 회당 100만원의 간접강제명령은 “채무자들이 교회진입 명령을 위반할 개연성이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일단 방해금지 가처분만 받아들였다.

이후 16일 법원 집행관이 강북제일교회를 찾아와 법원의 공고문을 고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강북제일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강사모)은 법원 집행관조차 교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으며, 한 시간 이상의 실랑이 끝에 집행관은 교회 담벼락에다 판결문을 공시하고 돌아갔다.

성도들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교회 진입을 시도했지만 닫힌 철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강사모 성도들은 검은 마스크를 끼고 교회 철문을 지키고 있었으며, 성도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한 후 선별해서 교회 출입을 허락했다. 강사모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소방호스까지 끌어 놓은 채 교회 문을 지키고 있었다.

성도들은 법원 집행관이 판결문을 공시한 후 약 3시간을 강사모 측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이은훈 안수집사 등 일부 성도들은 철문에 끼고 교회 진입을 저지하는 강사모 측 성도들에 의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폭행과 폭언이 오가고 서로 간에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교회 앞을 지키고 있던 강북경찰서 소속 경관들은 뒷짐만 진 채 일체의 관여를 하지 않았다. 경찰 측은 “첨예한 대립이 있어 관여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시민의 안전보호라는 경찰 본연의 직무를 방조하고 있었다.

강북제일교회 이정곤 안수집사는 “성도들에게 교회는 하나님의 집”이라며 “예배하고 기도하기 위해 교회에 들어가는 것은 성도에게 주어진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에 우리는 오는 주일 예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주일에도 이들은 교회에 들어가지 못했다.

강북제일교회 사태는 지난해 2대 목사였던 황형택 목사의 목회방식에 대해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시작됐으며, 교회 내분은 황 목사가 사임의사를 밝히고 교회를 떠난 후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 교회는 ‘강북제일교회를 사랑하는 모임’ 해산 후 황 목사 축출에 앞장섰던 평신도 중심의 개혁을 주장하는 하경호 안수집사를 따르는 모임과 당회를 통해 절차적으로 교회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질서유지위원회 일부로 나뉘어져 다시 대립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성도들이 교회 밖으로 쫓겨나고 교회 안팎에서 폭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

한 안수집사는 “새로운 담임 목사를 청빙하고 교회를 하나님의 성전으로 바로 세우는 일에 대화와 기도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교회를 장악하고 있는 무리들은 폭력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숱한 폭행사건으로 일어난 고소고발만도 수십 건에 이른다.

교회 밖 성도들은 “최근 강사모 주도 세력 일부가 신천지 성도로 확인됐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성도들을 일방적으로 내쫓고 법원의 판결에도 예배를 막는 폭력적인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원의 집행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간접강제신청을 다시 제기해 성도로서의 권리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경호 집사 등 강사모의 입장은 강경하다. 하 집사는 “질서위 사람들은 불법 임시당회장과 손잡고 우리 강사모를 출교하려 했다”며 위협을 느껴 교회 출입을 막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서위 측에서 강사모 일부에 대해 ‘신천지’로 선동하고 성도들을 미혹하고 있어 이들을 교회에 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 집사는 “성도를 신천지로 몰아가는 것은 영적 살인행위”라며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을 것이고 순교하는 심정으로 교회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법원 집행관이 출입방해금지가처분 결정문을 공고하려고 했지만 교회 안에 들어갈 수 없었다. 집행관은 결국 공고문을 교회 담벼락에 붙이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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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 2012-11-24 00:38:50
교인끼리 싸우고 예배도 못드리게 막고 부끄러워서 어찌 얼굴 들고 다닐까.. ㅠㅠ

순풍 2012-11-21 13:13:28
어쩌자고 교회에서 이런 폭행 사건이 일어날꼬...이런 일들 때문에 믿음이 약한 사람들은 추풍에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