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환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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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환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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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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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 이상덕 목사
환율은 우리나라 돈과 외국 돈의 교환비율로써 외국돈 한 단위와 비교한 우리 돈의 값어치를 나타낸다.

예를 들자면 미국 돈 1달러를 매입하고자 할 때 우리나라 돈 몇 원을 지불해야 하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 달러를 사고자 하는 수요가 팔고자 하는 공급보다 많으면 많을수록 1달러당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달러를 살 수 있으므로 환율이 올라가고, 반대로 달러를 팔고자 하는 공급이 사고자 하는 수요보다 많으면 많을수록 1달러당 더 적은 원화로 달러를 살 수 있어 환율이 내려간다.

환율은 국제수지, 물가상승률, 금리, 정치사회의 안정여부,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여부 등 다양하고 복잡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므로 환율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환율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만 있다면 단시간 내에 세계적인 갑부가 될 수 있다.

지난 7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 내린다고 발표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전격적으로 내린 것이다.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자 시장이 요동을 쳤다. 3년 만기 국채금리가 0.22% 폭락하고, 코스피지수가 41% 내렸으며, 달러대비 원화환율은 10.6원 급등하는 등 시장은 충격과 혼란으로 반응했다.

이와 같이 금리가 움직이면 환율이 변하는 것이다. 환율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어나며 무역수지가 나빠지고 경제성장률도 낮아지는 반면 수입물품의 가격이 내려 물가가 하락하고 기업의 외화부채의 상환부담이 줄어든다.
 
반대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은 줄어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경제성장률이 높아지지만 수입물품의 가격이 올라 물가가 상승하며 기업의 외채부담이 늘어난다. 각 국에서는 환율의 이와 같은 성격을 이용해 자국 경제에 활력을 넣고 싶어 한다. 경제가 침체되면 수출을 촉진시키기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높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환율조작이라 부른다.

환율을 조작해서 어떤 나라의 수출이 늘어나면 물품을 수입하는 나라의 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이 환율은 한 나라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각 국의 외환시장에 대한 국가 간의 감시가 대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에서는 외환시장에 알게 모르게 개입하여 자국 경제를 보호하고 수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한다. 이것이 심해지면 국가 간에 환율전쟁이 일어난다.

미국 의회가 한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공격하고 나섰다. 미 하원 내 무역실무그룹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 쇼 의장은 지난 9월 20일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커크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한국이 지속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조작함으로써 미국 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환율을 조작하는 나라와 FTA를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쇼 의장은 한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높게 유지함으로써 수출시장에서 미국산 제품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FTA로 미국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환율 때문에 상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가들은 미국과 유럽이 경기회복을 위해 돈을 풀어 자국 화폐의 환율이 하락해 기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세계경제가 위축되자 최근 주요 선진국들은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돈을 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은행이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모기지담보증권을 무제한 매입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은 재정위기국 국채를 사들이고, 일본중앙은행도 자산매입기금을 증액하여 돈을 푸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그동안 선진국의 자금이 가장 많이 흘러들어간 나라 가운데 하나로 이미 2002년말 대비 환율이 75%나 하락해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심각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선진국들이 돈을 계속 푸는 정책을 추진하자 앞으로 환율이 더욱 하락할 것을 우려해 브라질 정부는 보호무역주의라는 지적을 받더라도 자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환율하락을 저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만약 본격적인 보호무역주의가 힘을 얻어 환율전쟁이 일어나면 세계경제는 더욱 침체될 것이다. 환율전쟁을 피하는 길은 시장에서 저울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성경에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오직 온전하고 공정한 저울추를 두며 온전하고 공정한 되를 둘 것이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서 네 날이 길리라”(신 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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