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북으로 가 통일 염원하는 내 마음 전해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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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북으로 가 통일 염원하는 내 마음 전해주겠니?”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06.13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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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그 아픔의 현장을 찾아서 - 북으로 가는 길의 끝, 임진각을 찾다

▲ 멀리 보이는 '자유의 다리' 여기서 7km를 더 가면 북한 땅이다.
지난 주말 자유로를 따라 차를 몰았다. 멀리 보이는 판문점으로 향하는 이정표. 끝까지 갔을 때 보인 북한 출입국 관리소.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라는 사실이 그제서야 느껴졌다. 대다수 사람들은 잊고 산다.

우리나라가 지금 휴전중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비로소 북으로 달려 좌우로 끝없이 이어진 철책을 보고나면 왠지 모를 한숨을 내쉬며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이날 자유로를 향한 여정은 심심치 않았다. 중고생 여러 무리가 DMZ로 향한 자전거 대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땀에 흠뻑 젖었지만 열심히 힘을 내 달리고 있었다. 마치 예전 남북을 자유롭게 왕래하던 기관차를 보는 듯 했다.자전거 행진과 동행하니 어느새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도착했다.

주말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많은 가족들이 공원을 찾았다. 임진각 상층부에는 전망대가 있다. 북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백발의 노인 한 명이 북을 바라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실향민이세요?”
“응, 내 고향이 함흥이야. 이렇게 막혀 가족의 생사도 모르게 될 줄 누가 알았나?”
“통일이 어서 돼야겠죠?”
“암, 돼야지. 우리 형님허구 형수님 살아계시려나 몰라……. 나한테 참 잘해주셨는데…….”

그러곤 이내 눈시울을 붉히는 할아버지. 함께 온 손자 손녀들이 할아버지의 붉어진 눈시울을 닦아주었다. 그렇게 할아버지는 한숨을 푹 내쉬곤 전망대 아래로 내려갔다.

전망대 망원경에 동전을 넣고 북으로 눈을 향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또렷이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흐릿한 대기 사이로 북한 사람들의 일상이 보이는 듯 했다.이내 임진각 전망대를 내려왔다. 그리고 사람들이 향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들이 향하는 곳은 자유의 다리.

1953년 남북간 포로 교환을 위해 급히 세워진 가교다. 당시 이 다리를 거쳐 1만 2천773명의 국군포로가 남한으로 돌아왔으며, 그들이 자유를 찾아 돌아왔다는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자유의 다리’라고 명명했다. 자유의 다리 끝까지 다다랐다. 통일을 염원하는 이들의 메시지가 담긴 천 조각들이 흩날리고 있었다. 마침 어린 형제 둘이 철조망에 달린 종이 조각에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 두 형제가 통일을 염원하는 글을 메달고 있었다.
“안녕? 너희 지금 뭘 쓰고 있니?”
“통일이 되라고 쓰고 있어요.”
“왜 통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야 우리나라 힘이 세져서 다른 나라들한테 이길 수 있잖아요.”

말을 마치자마자 꼼꼼하게 글을 써내려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에게 있어 통일이란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다.다시 자유의 다리를 돌아 나왔다. 그리고 왼쪽으로 꺾었더니 녹슨 구조물 하나가 보였다. 경의선 증기기관차다. 이 기관차는 한국전쟁 시 폭격을 맞아 멈춘 채 비무장지대에서 50여 년의 분단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왔다. 세월의 흔적은 기관차의 곳곳에 남았다.

기관차의 여러 곳에는 총탄 자국이 나 있었고, 교육적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더 이상의 부식을 막는 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장소였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전쟁기념관. 한국전쟁 당시 사용된 전차, 미사일, 전투기 등 다양한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많은 남자 어린이들이 찾아 다양한 무기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지금은 노후화 돼 이렇게 자리해 우리에게 과거의 아픔을 되새길 수 있게 하지만 이 무기들 덕분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다고 생각하니 한낱 무기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마침 임진각에 오는 길에 마주쳤던 자전거를 탄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경기도 교육청 주최로 열린 ‘2012 경기학생 DMZ 자전거 대행진’의 일환이었다.

도 교육청 측은 남북 분단의 역사성과 아픔을 되새기고,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평화통일을 염원하고 평화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약 1,300여 명이 참여한 행사에서 학생들은 비무장지대 등을 달리며 분단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마주했다.

부천 상원고등학교 1학년 안홍준 학생과 그 친구들이 바람의 언덕까지 가는 길에 함께했다.

▲ 부천 상원고등학교 아이들이 통일을 기원하며 파이팅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니?”
“학교에서 선생님이 광고하실 때부터 흥미가 있었어요. 평소 북한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요.”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통일이 되면 좋죠. 먼저 국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다른 나라들과 다툴 이유도 없어지죠. 무엇보다 북한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면 속상해요. 통일이 돼야 그 아이들도 사람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통일을 향한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 각자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달랐다. 하지만 어린 아이에서, 젊은 학생 그리고 고향을 잃어 슬퍼하는 할아버지까지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모두 같았다.학생들과 함께 바람의 언덕에 섰다. 마침 북에서 시원한 바람이 몸을 감쌌다. 우리는 갈 수 없는 북한을 마음껏 누비는 바람. 그날따라 그리도 바람이 부러울 수가 없었다. 바람이 우리가 가진 통일의 염원을 북에 전해주길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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