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소통의 문화예술 코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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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소통의 문화예술 코드가 필요하다”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2.06.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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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가가 논쟁, 한국 교회에 무엇을 남겼나?

▲ ‘레이디 가가 논쟁이 한국 교회에 남긴 의미와 과제’에 대한 포럼이 지난 7일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렸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공연 ‘본 디스 웨이 월드투어’가 지난 4월 27일 5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현대카드 주최로 열린 이번 공연은 역대 외국스타 내한공연 중 마이클잭슨 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객 수를 기록했다. 당시 일부 기독교 단체는 반기독교적 요소와 동성애 옹호, 자살 조장, 선정성 등을 이유로 반대 성명을 내고 현대카드 불매운동까지 펼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예영커뮤니케이션과 문화선교연구원, 필름포럼은 지난 7일 서울시 서대문구 복합문화공간에서 ‘레이디 가가 논쟁, 한국교회에 무엇을 남겼나, 그 의미와 과제’에 대해 기독교문화 포럼을 열고 하나의 문화현상에 대한 또 다른 기독교적 시각에서의 접근을 시도했다.

# 열광하는 대중 그 이유는
왜 사람들은 데뷔 4년여 만에 미국 대중 음악계를 넘어 세계 정상에 오른 그에게 열광할까.

최성수 교수(장신대)는 “평론가들로부터 음악적으로 특별히 높이 평가 받지 않지만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코드에서 사람의 관심사를 집어내는 데는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를 패션에 접목해 비욘세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마돈나와 같은 가수들 틈에서 단기간에 자신을 부각시킨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즉 음악적 전문성보다 그 속에 현대 예술에 대한 지식을 담거나 대중심리를 파악하는 데 뛰어나다는 평가다.

또한 음악이라는 그릇에 현대 미술에서 강조하는 화려한 연극성, 인위성, 과장성과 노골적인 미까지 포함하고 있어 그의 음악을 체계나 근거 없는 문화로 치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반증하듯 싱어송라이터이자 행위예술가인 그는 2008년 음반 ‘더 패임’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2천3백만 장의 정규음반과 6천4백만 장의 싱글앨범을 판매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카톨릭 신앙에 대한 지식도 상당부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 맨해튼의 카톨릭계 사립학교, 성심여자학교를 졸업한 그는 학교를 졸업할 때 예술과 기독교를 제목으로 졸업논문을 썼고 여기서 최고점을 받아 카톨릭 교리와 예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노래에서 일관되게 동성애와 반권위주의적 요소들을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종은 교수(추계예대)는 “레이디 가가가 재학시절 겪었던 충격적 왕따 경험과 트라우마 즉 억압에 대한 자기방어 기제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중산층 이탈리아계 소녀가 중상류층이 다니는 학교에서 받았던 상처가 20세 이후 음악적 재능으로 분출됐다는 설명이다.

또 “밝은 문화 등장 시 그 문화에 편승하지 못한 문화는 어두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가가 음악의 일면에는 현대 예술의 차갑고 어두운 측면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억압에서 탈피하려는 따뜻하고 진심어린 개념도 섞여 그의 음악은 대중을 상대로 다중적이고 혼종적이며 동시에 창조적이라는 평을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단 기간에 폭발적 대중성을 업은 레이디 가가, 그에 대한 논쟁이 한국 기독교에 남긴 문제는 무엇일까?

# 객관적 소통의 잣대 필요
박준용 교수(총신대)는 상대적 폭력성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에게까지 크리스천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에서 상대는 폭력성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크리스천의 기준으로 타인의 해석을 억압하는 시도는 상대로부터 존중이 아닌 마찰을 가져올 수 있다”며 사회 소통 부문에 있어 부족한 면을 꼬집었다.

또한 문화 콘텐츠 공연예술을 교리적 윤리와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예술 작품 해석에 있어서는 최대한 객관성 있게 은유적으로 해석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포럼에서 ‘소통’이 강조된 것은 레이디 가가 내한 공연을 앞두고 교계 보수권이 ‘마녀사냥’식 비판에 나선 것을 정정한 것이다. 레이디 가가가 누구인지, 어떤 문화 공연을 하는지 기본 지식도 없이 맹목적 비판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레이디 가가 비판에 나선 한국 교회에 대해 민주성 부족을 지적하는 주장도 나왔다. 박양식 교수(숭실대)는 “종교와 관계없는 영역에 대해 종교를 이용해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비민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대중예술 문화 접근에 있어서는 울타리 치기보다는 울타리 넘기가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이날 기독교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대중적인 문화와 예술적 부문에 깨어 소통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에 다르게 적용되는 이중적 잣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종은 교수(추계예대)는 “해석 차원에서 접근할 때 대중예술보다 순수예술이 더욱 진보적인 경우가 많은데 순수예술에 대한 지적은 전혀 없이 대중예술에만 종교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이중 잣대로 소통에 방해된다는 것이다.

그는 “소통을 위해 기본적으로 문화 해석에 있어 종교진리의 배타주의와 진실의 다원주의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통 방안으로는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성수 교수(장신대)는 “음악을 듣거나 그 부분을 기본적으로 알면 일방적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며 소통을 위해 우선 비판의 대상에 대한 객관적 고찰과 관찰, 시각을 우선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최태연 교수(백석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디가가와 같은 대중문화가 이끌어갈 미래는 기독교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며 주의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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