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리스크 모르고 돈 굴리면 낭패 본다
상태바
(47) 리스크 모르고 돈 굴리면 낭패 본다
  • 운영자
  • 승인 2012.06.05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돈을 굴려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에서 금융자산을 사고파는 거래가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금융자산에는 리스크가 따라다닌다. 따라서 리스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금융자산을 거래하면 낭패를 보기가 쉽다.

그러면 리스크란 무엇인가? 리스크에 대한 정의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불확실성의 정도’라 말할 수 있다. 주식투자에 대한 리스크는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모르는 것이며, 예금에 대한 리스크는 예금을 맡긴 금융기관이 도산하지 않고 예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것이다.

리스크에는 리스크의 크기에 비례해서 수익이나 손실이 발생한다. 리스크가 큰 상품에 투자한 사람은 기대했던 방향으로 가격이 움직이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 방향으로 가격이 움직이면 큰 손실을 당한다. 리스크가 적은 상품에 투자한 사람은 먹어도 적게 먹고 잃어도 적게 잃는다. 돈을 굴리는 사람들은 금융상품에 포함되어 있는 이와 같은 리스크의 성격을 알고 거래를 해야 한다. 리스크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거래했다가 투자한 돈을 모두 날려버린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하자.

요즈음 뉴스거리가 되고 있는 좋은 예가 저축은행으로부터 후순위채를 산 경우다. 후순위채의 금리는 예금금리보다 높다. 후순위채를 매입한 사람들은 단순히 후순위채의 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높다는 이유로 후순위채를 매입하였지 은행이 망하면 십중팔구 한 푼도 상환 받지 못하게 되는 높은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후순위채를 판매한 창구직원의 경우도 후순위채의 리스크를 이해하지 못하고 은행의 방침에 따라 고객들에게 매입을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어떤 창구직원은 후순위채의 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높다는 것을 이용하면 금리차익을 먹을 수 있다고 대출을 받아 후순위채를 매입하라고 권유한 경우도 있다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자기 돈을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 은행 대출을 받아 후순위채를 사서 이자차익을 먹을 수 있다면 그것에 대한 대가 즉 리스크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금융다단계방식의 사고도 리스크를 모르고 투자한 경우다. 지난 5월 31일 부실채권을 싸게 매입해 추심하는 사업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연18%에서 25%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250명으로부터 끌어 모은 투자 자금 160억원 가량을 가로챈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의 사고도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금액의 10%를 소개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는 금융다단계 사업이고 수익이 상식 이상으로 터무니없이 높아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입은 경우다.

리스크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거래를 했다가 수십 년간 피땀 흘려 이루어놓은 기업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2008년 미국의 모기지 사태로 금융위기가 발생되기 전에 잘나가던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너도나도 거래를 했다가 망한 키코(KIKO)거래가 좋은 예다.

키코는 환율변동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이 발생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키코는 환율이 약정한 범위 내에서 내릴 경우 매입한 기업이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을 피하거나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환율이 약정 범위를 벗어나 올라버리면 매입한 기업이 망할 정도로 엄청나게 큰 손실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키코를 매입한 기업들은 환율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내릴 것이라 판단하였지만, 판매한 금융기관은 일정한 범위를 벗어나 오를 것이라 예측하고 상품을 만들었다.

그런데 2008년 미국의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자 환율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키코를 매입했던 많은 기업들이 망하거나 도산할 지경에 처했다. 아마도 키코를 매입한 기업의 사장이나 직원들 가운데 키코가 지니고 있는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의 위험성을 알았다면 기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키코를 매입한 기업들이 엄청난 손실을 본 다음에야 키코라는 상품의 위험성을 모르고 거래를 했다고 우기며 소송을 해보지만 대부분이 패소를 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이와 같이 리스크를 모르고 욕심이 앞서다가 패가망신한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이 어떤 파생상품을 사고팔아 거액을 벌었다고 소문나면 너도나도 대박의 꿈을 안고 그 상품 거래에 뛰어든다. 시장이란 버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사람이 있으며, 그 상품에 대한 정보가 많은 전문가일수록 유리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모아 황홀한 꿈을 안고 얄팍한 지식으로 덤벼들지만 결국에는 쪽박을 차게 되는 것이다.

특히 성도가 돈에 대한 유혹과 욕심으로 가득 차 있으면 열매를 거두지 못한다.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기타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되는 자요”(막4:1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