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수입과 지출: 손익분기점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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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수입과 지출: 손익분기점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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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1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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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경영학의 재무분석 분야에 손익분기점 분석 기법이 있다. 손익분기점이란 기업의 영업활동의 결과 일정기간의 매출액과 그 매출을 위해 소요된 비용이 일치되는 점이다. 손익분기점에서는 매출 수입으로 투입된 비용을 완전히 회수할 수 있어 손실도 이익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출액이 손익분기점 매출액보다 적을 경우에는 비용이 수입보다 많아 손실이 발생하고, 그 이상인 경우에는 이익이 발생한다. 기업에서는 매출로 인한 수입이 손익분기점보다 적어 손실이 날 경우에는 판매를 독려하여 매출을 증가시키든지 허리띠를 졸라매고 비용을 줄이든지 해야 손실을 줄여나갈 수 있다.

기업은 손실이 계속 발생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손익에 대단히 민감하다. 손실이 계속 이어지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업은 구조조정을 하기 시작한다. 조직을 축소하고 인원을 줄이고 월급을 삭감하고 경비를 절약하는 등 기업의 분위기가 살벌해진다. 그래도 쫓겨나지 않고 직장에 계속 근무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나마 기업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서 살아남으면 다행이다. 적자가 계속되어 기업이 스스로 생존할 수 없게 되면 법정관리를 신청해서 채무상환 기한을 일정 기간 유예 받은 뒤 법원의 지휘를 받아 기업을 살리는 회생절차를 밟든지, 워크아웃 대상이 되어 금융기관의 금융 지원을 받아 경영정상화를 도모하든지 해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 기업을 살리든지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며, 많은 직원들이 직장을 잃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 기업은 청산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쌍용자동차다.

쌍용자동차는 2009년 2046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하는 등 엄청난 아픔을 겪은 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다행히 2010년 8월 인도의 자동차회사 마힌드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협상한 결과 지난달 15일 대주주 지분 인수와 관련된 모든 절차를 마치고 마힌드라가 새 주인이 됨으로써 성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종결짓게 되었다. 그동안 해고를 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직원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강제로 해고당한 직원들 가운데는 생활이 어려워 자살까지 하는 사람이 22명에 이른다고 한다.

손익분기점의 개념은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어는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20대 30대 여성들 10명 가운데 4명은 지출이 수입보다 많아 빚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심히 일해서 수입을 늘리든지 고통이 따르더라도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빚이 쌓여 갚지 못하게 되고 결국에는 신용불량자가 되어 경제활동이 제한된다.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빚을 갚지 못할 궁지에 몰리게 되면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가서 개인 빚을 8년에 걸쳐 나누어 갚는 개인 신용회복 절차를 밟든지 , 법원을 찾아가 원금의 일부를 탕감 받고 5년에 걸쳐 나누어 갚는 개인회생절차를 밟거나 그렇게도 할 수 없으면 개인 파산절차를 밟는 방법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들 가운데도 지출이 수입보다 많아 재정적자로 허덕이는 곳이 한둘이 아니라 한다. 지난 2일에는 지방자치단체인 인천시가 극심한 제장적자로 통장잔고가 부족해 공무원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수입을 고려하지 않고 지출을 확대한 결과다. 일단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태가 되면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인천시가 최근 자구 수단으로 공무원 수당 삭감ㆍ자동차 번호판 영치를 통한 세입 증대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정부에서는 올 상반기 내에 인천을 포함해 재정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지방자치단체를 심층 분석해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지자체를 '재정위기 단체'로 지정·공개하고, 문제가 심각한 지자체는 워크아웃이란 심판대에 올려 재무구조를 개선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헌금 수입을 고려하지 않고 건축이나 사업을 추진하여 지출을 확대시켰다가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이 있다. 교회가 일을 하다보면 일시적으로 외상거래를 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빚을 얻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교인들의 믿음과 기도로 드린 헌금을 고려해서 일을 해야 한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명분으로 세상에서 돈을 빌려 일을 벌이게 되면 수입으로 지출을 감당할 수 없게 되어 교회가 파탄 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와 같이 수입과 지출이 일치되는 손익분기점의 개념은 돈이 돌고 있는 곳에서는 어디든지 적용된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파탄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1: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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