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궁에 갇혀있는 한국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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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궁에 갇혀있는 한국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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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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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엽 목사 (기독교정화운동 대표)

더러 북한 영화를 대할 때마다 50년 전의 한국시대를 기억한다. 퉁퉁 부어서 밭을 헤매며 곡식 낱을 줍고 방황하던 시절! 춘궁기에 소나무 껍질을 벗겨 그 진액을 빨고 쑥을 뜯어 보릿겨 가루를 뿌려 삶아 먹던 시절들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시절을 극복하고 국민소득 2만 5천불 시대에 접어들었다. 세계에서 기적의 나라라고들 칭찬하고 정치와 경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나라라고들 야단이지만 그러나 그럼으로써 또 한군데에서는 탄식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으니 곧 한국 교회의 신앙의 현주소인 것이다.

대저 교회는 물질의 축복을 받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여수룬(이스라엘의 애칭)이 잘 먹고 살찌매 여호와를 발로 찼다라고 탄식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기독교는 십자가의 고난과 핍박을 먹고 사는 종교라고 할 수도 있다. 로마의 250여년의 카타콤 속에서도 결국은 믿음을 끈질기게 유지하면서 마침내 로마를 굴복시킨 그 생명력! 그것은 결코 부요하고 특출한 권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소망에서 나오는 그리스도의 생명에 의한 것이었다. 우리는 다윗의 솔직 담백한 믿음의 승리를 부귀영화의 극치를 달리던 솔로몬의 부요에서 꺾이는 것을 열왕기에서 읽어본다.

지금 한국 교회는 부패를 지나서 뻔뻔시대로 접어들었다. 등에 똥을 묻히고 보란 듯이 얼굴을 자랑하며 거짓말을 흩뿌리며 달려 다니고 있다. 혹간 양심을 움켜쥐고 바른 말을 하는 종들이 있기는 하지만 못 들은 척 하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교단들도 마찬 가지다. 아마도 교단도 돈으로 매수된 것일까? 아니면 대외적 명예를 위한 것일까? 부활절을 당하여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난을 생각한다면서 “얼마나 아프셨을까?”하고 탄식은 하지만 어떻게 24억짜리 저택에서 팬티만 입고 노닐 수 있겠는가?

몇 일전 기독교학술원 1층 세미나실에서 하이델베르크 조직신학 교수 미카엘 벨커 박사의 강연이 있었을 때 한 노교수가 강사를 향하여 날리던 질문을 기억한다. ‘지금 독일 교회 목회자들의 6~70%가 사도신경을 믿지 않는다는데 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였다. 우리는 숙연하게 생각하면서 어찌 독일 교회뿐이겠습니까 하고 자문했다. 이제는 한국 교회도 점점 이에 빠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수룬이 살찌고 부요하게 되니까 별 해괴한 이론들과 불신앙적 행태들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아가서를 에로스로 푸는 주석가들이 등장하고 물질 축복을 하나님보다 더 강조하고 숭상하여 장사(상업)를 하는 교회들이 여기저기에서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 같다. 기복신앙의 전형적 형태들이다.

또 한편 기독교 정치에 발붙이는 인사들도 더러 있다. 그런데 기껏해야 높지도 않은 금리를 2%로 낮춰서 한국 교회를 돕겠다고 광고하고 있으니 이는 포퓰리즘의 극치요 이념 빈곤의 상징이다. 기왕 기독교의 이름을 가지고 정치계에 발을 들여 놓겠다면 그리스도의 정직과 인애(약자보호) 또는 정의와 평화 평등 등 큼직하고 강한 인상이라도 남겨줬으면 했는데 돈 문제를 가지고 한국 교회를 우롱하다니! 그러면서 전국구 국회의원을 내겠다고? 전국구 의원을 내주면 돈줄 주변이나 기웃거리면서 어떻게 부정부패나 한 목 해 볼까 하고 서성거리지 않을까? 기독교의 수치이다. 차라리 기독교의 명칭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일하는 정치적 일꾼이 하나라도 나타날까 했는데 싹수부터 노란하지 않은가? 어떻게 기독교당에 표를 찍을 수 있단 말인가?

이제 한국 교회는 아방궁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래야 그리스도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주께서 무엇을 바라시겠는가? ‘이 땅에 하나님의 진정한 모습을 나타내어라. 멸망으로 달려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잡고 하나님의 생명을 받는데 기여하는 한국 교회가 되어라’라고 명하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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