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권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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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권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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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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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찬 목사 (백석신학교 학장)

사람은 누구에게나 권력에 대한 의지(Will to power)가 있다. 그래서 남을 지배하고 정복하고 다스리려한다. 세계역사도 권력 투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력은 나누어 가질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부모 자식도, 남편과 아내도, 친구도, 노사 간에도, 지배자와 피지배자도, 누구와도 권력은 나누어 가지려 하지 않는다. 도리어 더 권력을 강하게 하고 싶어 한다.

권력의지가 남을 정복하여 더 한층 강대하게 되려는 의욕이라면, 권능은 모든 일에 능력이 있어 오히려 다른 사람을 위기에서 구출하고 파멸에서 구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그래서 성경은 권세와 권능을 구별하여 말하고 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1:12)라고 했다.

여기서 권세는 헬라어로 “엑수시아(?ξουσ?α)”라고 하는데 본래 그 뜻은 “본질로부터 나오다”라는 것입니다. 즉 권세는 본질이신 하나님으로부터 오고, 참된 권세의 근원은 하나님께 있음을 의미하며, 얻지 못할 자격을 얻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사도행전 1:8절에 보면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라고 하셨다.

여기서 권능은 ”듀나미스(dunamis)“라고 하는데 ‘다이나마이트’ 라는 말의 원어이기도 하다. 곧 본인이 가지지 못했던 힘이 주어진다는 말이다. 이 권능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질려는 권력 의지와는 다르다. 이 권능은 영적 시험이 와도 이길 능력을 말하고 외부의 박해나 핍박이 와도 견디고 나갈 저력을 말하며, 모든 일을 맡겨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권능이 없는 권세와 권력은 위세를 부리게 된다. 그래서 성령이 주시는 권능이 없이 성직을 맡으면 낮아지고 섬기는 자가 아니라 높아지고 군림하려고 한다.

12월은 새해에 교회를 섬길 직분을 새로 임명받는 달이다. 어떤 사람은 목사나 전도사로, 장로, 권사, 집사, 또한 각 조직의 부서장으로 임명을 받는다. 각 교회마다 충성하는 자들을 주로 뽑는데 직분 받기 전에는 겸손하고 잘 섬기는 자였으나, 직분을 받고 나면 사람이 180도로 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저 사람은 차라리 직분을 안 받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게 된다. 반면에 그 사람이 직분을 받고나서 그 공동체에 생기가 돌고 부흥되고 활성화되는 경우가 있다. 직분 론에 대한 정확한 정립 없이 직분을 맡으면 그 직분이 휘두르는 칼이 될지언정 썩어지는 한 알의 밀알이 되지 못한다.

내년이면 총선과 대선이 있다. 우리는 어떤 기준에 의해 나라를 다스릴 자를 뽑아야 할 것인가? 우리는 사람을 잘못 뽑아서 나라가 큰 양극화와 갈등과 나라 존패의 위기까지 겪고 있다. 백성을 지배하고 정복하고 자기개인의 명예를 위해 권력을 행사할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된다. 오직 자기를 초월하고 나라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이 뽑혀야 새 한국이 만들어져 갈 것이다. 더더욱 교회는 세상 못지 않게 권력 투쟁의 장소로 변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직분은 세상 직분과 다르다. 세상직분은 높을수록 위세를 부리지만, 하나님의 직분은 높을수록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 듯 겸손해야 한다. 세상 직분은 많이 가지려하지만, 성직은 많이 내려놓아야 한다. 세상직분은 군림하려 하나 성직은 내려놓아야 한다. 세상 직분은 명예이나 성직은 멍에여야 한다. 그곳에 꼭 없어야 될 사람이 아니라 그곳에 꼭 있어야 할 직분 자가 되어야 한다.

 

권력은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받침돌이 되어야 한다. 권력에 대한 의지보다 권능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모든 일에 힘을 행사하기보다는 모든 일을 능력 있게 행 할 미래의 새 직분 자 이 직분 자를 우리 모두는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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