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세계적인 기업들이 약자를 울리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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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세계적인 기업들이 약자를 울리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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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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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들이 물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나 협력업체들을 갈취하여 고사시키는 일은 누구라도 다 아는 해 묵은 이야기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물품을 납품할 때 단가를 심하게 낮게 책정하여 강요하거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여도 납품단가를 올려주지 않고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부담하도록 하고, 납품업체가 원가를 절감하면 그 만큼 납품단가를 낮추어 개발이익을 가져가 버린다.

심지어는 납품업체가 신기술을 개발하면 개발한 기술을 도둑질하여 자체 생산을 하거나, 하도급 업체의 기술을 다른 업체에 제공해서 더 낮은 가격으로 납품하도록 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이 자라나지를 못하게 한다. 어떤 대기업은 골목 상권까지 진출하여 소상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 가버리거나, 기업에서 사용하는 사무용품, 청소용품, 공구기구에 이르기까지 소모성 자재를 친인척들 소유의 기업에서 생산 납품하도록 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의 생활기반을 무너뜨려버린다.

이번에 삼성전자에서 국내 한 대학원생으로부터 납품받은 디자인을 해외 유명 디자이너의 것처럼 홍보해 성명 표시권을 침해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10월 29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생 이종길 씨가 ‘저작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이 씨에게 삼천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씨는 지난 2009년 12월 가전제품에 쓰는 패턴 디자인을 제공하는 협력업체 계약을 삼성전자와 체결한 뒤 직접 만든 ‘바람꽃’, ‘퀸스가든’, ‘세잔느2’ 등 디자인을 만들어 넘겼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이 패턴을 이용한 ‘지펠 아삭 김치냉장고’ 제품을 발표하면서 유명 디자이너 카렌 리틀의 이름을 딴 카탈로그를 제작해 배포하였으며 이 씨는 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 씨가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순순히 받아들이고 사과하지 않았다. 권리를 침해받은 약자들이 대기업에 부당하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소송을 걸면 그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변호사들을 고용하여 약자들과 대항한다. 양심은 묻어두고 법정까지 끌고 가서 약자를 괴롭힌다. 진실 여부를 떠나서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식이다. 이번의 경우도 법원에서 이 씨의 손을 들어준 후에야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척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와 같은 대기업의 횡포를 뿌리 뽑겠다며 대기업과 중소납품업체들의 동반성장을 추진한 지 1년이 되었으나 정작 대기업들은 시늉만 냈지 근본적으로 이런 관행을 포기하려하지 않았다. 국회에서도 동반성장을 추진해온 공정위에 대해 질타가 이어졌다.

동반성장 협약을 맺은 대기업 중 21곳은 중소업체에 하도급 대금을 주지 않는 등 여전히 기본적인 법조차 지키지 않고 있으며, 어떤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곡괭이, 복사용지, 가위, 면장갑, 골목 빵집까지 진출하여 싹쓸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1월 중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에 대해 집중 점검할 예정이나 대기업의 문화가 바뀌지 않는 이상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다.

경제적인 약자를 탈취하는 이와 같은 관행은 그 뿌리가 깊어 정부가 나선다고 해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관행이 바뀌려면 대기업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돈이라면 어떤 짓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재벌들의 관행이 바뀌어야 현재의 기업문화가 바뀐다. 재벌 총수들 가운데 비자금 문제로 감옥에 갔다 오지 않는 사람들이 드물고 상속 문제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지 않는 재벌들이 드문 천민자본주의적 기업풍토가 바뀌지 않았는데 중소기업에 대해 자비를 베풀기를 바라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이리가 양의 탈을 섰다고 해서 양이 되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인 약자들이 대기업과 공생공존하기 위해서는 성경적 자본주의문화가 우리사회에 강물과 같이 도도히 흐르는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에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있다. 그 길은 자비와 긍휼을 베풀며 사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가 너희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밭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며, 네 포도원의 열매를 다 따지 말며 포도원에 떨어진 열매도 줍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하여 남겨두라.(레 19:9,10) 이 말씀은 힘 있는 대기업이 약자들이 먹고 살아야 할 것들까지 싹쓸이 해가지 말라는 정의의 말씀이다.

대기업이 대학원생이 심혈을 기울여서 제작해 놓은 것을 약자라고 해서 무시하고 마음대로 이용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성경적 자본주의문화는 힘이나 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직 성령의 충만함을 입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 땅에서 이루어가야 할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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