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샘물] 하나님, 대체 왜 이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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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샘물] 하나님, 대체 왜 이러십니까?
  • 심기섭 장로
  • 승인 2024.05.22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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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섭 장로/서울시민교회, 전 서울은혜초등학교 교장
심기섭 장로/서울시민교회, 전 서울은혜초등학교 교장

동남아시에 파송된 선교사의 사역을 돕기 위해 침술과 미용팀으로 구성된 단기 선교팀을 이끌고 이른 새벽 M국을 향해 출발했다.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있는데 선교사가 잠시 보자고 한다. “ 장로님, 방금 한국에서 전화가 왔는데 C집사의 남편이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했답니다. 오늘밤을 넘기기 힘들다고 하네요.” C집사는 미용기술을 배워 이번 선교에 자원한 사람이다. C집사의 남편인 K집사는 유명브랜드 모자를 주문받아 생산하는 공장을 경영하고 있다. “장로님, 제가 모자 100개를 가져왔습니다. 선교활동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다녀오십시오”하고 악수를 하고 오늘 새벽에 헤어졌는데 말이다.

나는 선교사님께 바로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알아보게 하고 C집사에게 남편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이 왔으니 항공편이 구해지는 대로 바로 가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차마 내 입으로 남편이 위독하다는 사실은 말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도밖에 없었다. 오늘 밤을 잘 넘겨서 뇌압이 떨어져서 수술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C집사가 호텔 문을 나서면서 “참, 장로님, 이거요. 우리 남편이 저에게 준 건데요. 제가 아이들 머리카락을  잘라주다가 잘못 잘라주면 1달러씩 주라고 50달러를 주었어요”하면서 봉투를 내미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다음에 우리 남편하고 다시 이곳에 꼭 올게요.”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아멘”으로 화답했다.

선교 사역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K집사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뇌압이 떨어져 수술을 받고 치료 중에 있었다. 나를 보자 “자노니”하는 것이 아닌가? 뇌가 손상되어 언어가 잘 되지 않고 지능도 초등학교 3학년 수준으로 떨어지고 거동도 불편하다고 했다. 그래도 생명을 지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옛적같이 건강이 회복되기를 함께 간절히 기도했다.

2년 후 다시 M국으로 단기 선교를 가게 되었다. C집사도 남편과 함께 신청한 것을 보고 기도에 응답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런데 출발 일주일을 앞두고 C집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병원 주치의가 오랜 비행으로 인해 혈전이 생길 수 있으니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소리를 들은 믿음이 충만한 권사가 “하나님께 약속했으면 가야지. 그러면 안 된다”고 강권하자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출발하기 이틀 전 C집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주문받은 모자를 기일 내에 납품해야 되서 남편인 K집사만 보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와 한 방을 쓰고 준비해 가는 약도 잘 챙겨서 제 시간에 복용하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선교활동을 하는 동안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K집사의 상태를 보며 우리 일행은 신기해했다. 어눌하던 말씨도 점점 또렷해지고 걸음걸이도 좋아졌다. 팔이 불편하여 음식 먹는 것이 불편해 보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음식도 흘리지 않고 먹는 모습을 보며 우리 일행은 “어! 어! 집사님”하면서 감탄했다.

M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들이 연합하여 운영하고 있는 신학교 채플시간에 나에게 간증 한 가지를 해달라고 선교사님이 부탁을 했다. 무엇을 간증을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K집사의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마침 채플 시간에 선교사가 전하는 메시지도 믿고 기도하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이었다. 선교사의 메시지를 들으면서 하나님께서 건강이 온전치 못한 K집사를 왜 여기에 보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2년 전, K집사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우리 선교팀은 물론 신학생들도 함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 기도의 결과 2년 후 오늘 이 자리에 K집사의 건강한 모습을 신학생들에게 하나님께서는 보여주시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기도하면 이루어주신다는 사실을.’

“장로님, 남편하고 다시 여기에 올게요.” 하는 그 음성을 우리 하나님께서는 들으셨던 것이다. 민수기 말씀대로 내 귀에 들린 대로 이루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오늘 새벽에도 교회 앞자리에서 기도로 하루를 열어가는 K집사를 보며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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