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세대, 밥 굶는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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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세대, 밥 굶는 대학생들'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1.11.0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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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젊은 세대들의 슬픈 자화상

▲ 지난 26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결혼하지 않는 삼포세대, 모두 유죄’를 주제로 오픈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한달 용돈 5 만원. 밥 굶는 대학생들.

지난 26일 ‘결혼하지 않는 삼포세대, 모두 유죄’를 주제로 열린 오픈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평화누리 주최로 명동 청어람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연애,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기본적 삶의 틀이 깨져 버린 신세대들이 직면한 현실 문제를 함께 모여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자리로 구성됐다.

“주변에 확실히 끼니를 굶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어울리는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거의 주위에 밝히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A대학에 재학 중인 유재홍 씨(남, 대4)는 오픈 컨퍼런스에서 주위 친구들이 겪는 현실을 보며 겪은 경험담을 이같이 전했다. 홍 씨는 당장 학자금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용돈을 위해 주말아르바이트로 한 달에 버는 돈 20여만 원에서 차비와 핸드폰 비를 제외하면 손에 남는 돈은 5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 돈으로 한 달을 버티기 위해서는 필사적으로 컵라면으로만 버텨도 힘들다”는 그는 “최근에 도저히 점심 값을 감당할 수 없어 주위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싸고 다니지만 그나마도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유 씨는 이런 방법으로 지난 학기에 총 지출한 밥값이 2만 원이 채 안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우리 세 대중 일부는 이런 힘든 상황을 잊기 위해 여자 친구를 사귀거나 아예 처음부터 힘든 현실에 젖어들어 이성을 사귀는 것에 대한 생각을 처음부터 포기하고 있다”며 현 세태의 한 단면을 드러냈다.

주거문제가 현실적 제약요소로 작용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은선 씨는 "오늘날 옥탑방을 점령한 많은 젊은이들이 승격해 갈 수 있는 곳은 반지하“라며 ”너무 높은 주거비용이 삶의 수준과 폭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40대 참가자인 소상환 집사는 “80년대 대학을 다녔을 때 밥값은 불과 500원, 자판기 커피 값은 100원으로 밥 값 때문에 걱정한 기억은 별로 없었다”며 “상대적으로 요즘에 비해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현 세대에 비하면 여러 면에서 낭만과 행복을 많이 갖고 있었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출산문제에 있어 삼포세대는 자식이 같은 고생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아예 출산을 포기거나 결혼을 하지 않는 방법을 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더 안타까운 점은 이 선택이 현실적인 특성을 띄고 있어 비판만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에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김은석 씨는 “교회가 요즘 카페를 많이 하고 있는데 카페 보다는 밥집을 열어 인근 학생들과 직장인, 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한다면 좋을 것 같다”며 “현재 교회와 직거래를 원하는 농촌 장터가 많은 점을 활용한다면 선교와 지역사회 활성화 측면에서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회가 앞장서 주위 실업 인구를 흡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소상환 집사는 “과거 사회로부터 많은 것을 받아온 교회에서 현재의 여력으로 청년 고용을 시작한다면 막힌 실업문제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향후 선교의 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대학생 식비문제에 관해서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한 ‘도시락 운동’이 캠퍼스 내에서 펼쳐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 외 생협이나 아름다운 가계 활용과 같은 소비행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이번 오픈컨퍼런스에서는 노래하기, 상대 그리기, 상대인터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등으로 진행됐다.

삼포세대를 생각 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에는 쥐포같이 납작하게 눌려 산다는 의미에서 쥐포, 영원한 고등학생, 빚, 부모님 친척들의 차가운 시선, 학자금 상환, SNS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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