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신학 일방적 수용 자제하고, 소통의 예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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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신학 일방적 수용 자제하고, 소통의 예배 필요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1.10.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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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시대, 한국신학을 진단하다 - 한국기독교학회 제40차 공동학술대회

가난과 빈곤ㆍ사회적 불평등에 빠진 제3세계에 관심가져야
식민적인 신학 유산 버리고 통전적 선교 지향하는 신학 필요

세계 교회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2013년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앞두고 한국 교회 신학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기독교학회도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온양관광호텔에서 ‘글로벌시대의 한국신학’을 주제로 제40차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한국 교회 신학의 현재위치 진단 및 방향성을 모색했다.

이날 공동학술대회에는 구약학회, 신약학회, 실천신학회, 목회상담학회 등 한국기독교학회 산하 13개 학회가 참여해 21세기 교회를 선도하는 양과 질이 갖춰진 한국 교회의 위상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화 관점에서 신학연구해야
‘한국의 구약성서 연구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유윤종 박사(평택대)는 “한국 구약학의 가장 큰 흐름은 세계 구약학 연구동향과 맥을 같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적 구약신학’에 대한 연구사는 정리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국적 구약학은 한국의 토양에서 발생한 민중신학 및 토착화신학과 함께 출발했다고 주장한 유 박사는 “한국적 상황이 반영된 구약성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야 한다”며 “한국 문화 혹은 한국인과 같은 지리적, 정치적, 민족적, 문화적인 요소가 반영된 구약성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적 성서해석 방법론 및 한국 내 타종교의 다경전, 산업화 이전 한국사회의 전통, 동시대의 신학 및 인문학 등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전통적인 성서해석 방법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치열하고 탄탄하게 한국적인 성서방법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세계화 시대의 성서신학’을 주제로 발표한 서명수 박사(협성대)는 “한국의 성서신학자들은 세계화의 관점을 갖고 생태환경, 즉 지구촌의 참 생명의 문제를 해석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박사는 “지역마다 자기 나름의 각기 다른 역사문화와 정치, 종교, 경제, 인종적 상황과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과 상황에 맞는 성서해석이 필요하다”며 “오늘날 지구촌 안에서 지역적 문제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빈곤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선진국 보다 후진국에서의 빈곤의 문제가 더 심각한 지구촌의 지역문제로 제기되고 있다”며 “이러한 빈곤의 문제는 사회적 불평등과 부당한 권력의 문제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 하지만 서구 신학자들은 이러한 제3세계의 문제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의 신학자들이 이러한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여성ㆍ민중신학 새로운 조명 필요
‘글로벌 시대의 한국여성신학과 성서’를 주제로 발표한 최영실 박사(성공회대)는 “한국신학은 한국여성신학자들과 함께 ‘생명’을 살리는 성서해석 방법을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성서의 가부장적 표상들을 양성 평등적으로, 여성 해방적으로 번역하고 해석하며,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중신학의 선교적 평가’를 주제로 발표한 홍기영 박사(나사렛대)는 “민중신학이 한국적 신학으로써 위치를 점하고, 토착적인 신학이 되려고 한다면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민중의 삶의 정황만이 아니라 교회는 물론 모든 계층의 사람들의 필요에도 봉사할 수 있는 신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박사는 “민중신학이 사회적 정의와 인간의 자유를 위해 급진적인 투쟁도 마다하지 않는 해방신학만을 추종한다면 기독교적 본질을 거부하는 무신론에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정치, 경제적 상황만이 아니라 복음은 물론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도 심각하게 다루고, 동시에 인간의 역사와 문화도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신세대의 ‘느껴진 필요들’을 분별해 그들의 필요들에 봉사하는 등의 통전적 선교를 지향하는 신학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중신학에 대한 탈식민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한 권오왕 박사(숭실대)는 “민중신학은 한국적 신학이며, 에큐메니칼 신학의 지평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최초의 한국신학이지만 민중신학자들은 자신들의 반식민적 신학사상이 도리어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제국의 사상을 강화시킴으로 말미암아 한국신학을 식민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와 그것에서 파생된 다양한 이론들,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사상과 같이 유럽과 미국에서 생산된 지식을 사용하는 자신들의 입장을 새롭게 정립하고, 식민적인 신학적 유산을 극복해 올바른 신학사상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세계화된 한국의 현실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 억압 가운데 존재하는 민중을 개념화하기 위해 여전히 민중의 개념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근대적 개념인 민중의 개념을 해체시키면서도 전략적으로 사용해 성, 인종, 소수자 등 다양한 차이와 타자를 포섭할 수 있는 민중 연대의 신학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사회와 소통하고 변화하는 예배
‘한국 교회 예배의 배경, 윤곽, 그리고 내용’을 주제로 발표한 김경진 박사(장신대)는 “한국 교회 예배는 평신도로부터 예배의 주도권이 주어졌던 특징을 갖고 있다”며 “초기부터 장로교회와 감리교회가 함께 연합예배를 드리면서 탈교파적, 혹은 에큐메니칼적이라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령운동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도 한국 교회 예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박사는 “한국 교회 예배가 선교초기와는 달리 지나치게 서구적 전통에 의존하고 있다”며 “열린 예배, 이머징 예배의 출현뿐만 아니라 예배서의 발간 과정에서도 서구 교회의 예배적 전통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 교회 예배는 예배 형식 경쟁의 과정을 겪고 있다”며 “한국 교회의 예배상황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예배 형식을 추구해야 하지만 오늘의 예배 현장을 미래 교회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예배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와 소통의 관점에서 본 21세기 예배음악’을 주제로 발표한 양정식 박사(서울신대)는 “21세기 변화와 소통의 산물은 공감과 교감”이라며 “교회는 소셜 네트워크라는 소통의 혁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사회적 소통 방식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이 공유되는 21세기의 사회적 변화와 역사적 흐름을 바로 읽고 소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개인적인 고백의 찬양, 감사 찬송, 하나님을 찬양하는 음악, 신령한 찬양 등 네 가지 단계의 실천적인 찬양이 필요하다”며 “세상과 소통하는 실천적 찬양이 21세기 예배음악이 침체와 획일화된 모습에서 벗어나 관계와 소통을 중심으로 한 예배의 장을 여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국 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주제로 발표한 최동규 박사(서울신대)는 “지금 한국 교회는 복음과 문화의 균형,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의 균형, 개인의 영적인 변화와 사회적인 변화의 균형 등 세 가지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며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가 성결한 삶을 추구함으로써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올바른 교회성장을 위한 기초가 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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